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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들은 신화나 전설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구전,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으로 단 한 번의 광고, 홍보 없이 400년을 사랑받아온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이탈리아 코스매틱 브랜드 <산타마리아 노벨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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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렌체의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 (Basilica of Santa Maria Novella) >

 

 

No광고 No홍보

 

처음, 이 브랜드가 한국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배우 ‘고현정’ 씨 였습니다. 10년간의  공백을 마치고 컴백한 고현정 씨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피부는 여성들에게 큰 화제였는데요. 그녀가 애용하는  ‘크림 아드랄리아(Crema Idralia)’도 단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건조한 비행기의 기내에서 한 통을 다 쓴다더라, 해외에 가면 몇십 개씩 사서 재 놓는다더라는 등, 사실인지 확인된 적도 없는 소문들은 여성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였습니다. 이 ‘고현정 효과’로 인해 당시 해당 제품이 국내 판매 루트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의 피렌체 본점에서 매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고현정 씨가 정말 이 제품을 쓰고 효과를 보았을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당사자가 언급한 적도 없고, 사실 확인을 해본 적도 없으니까요. 이후에 자신의 피부 비법을 소개한 에세이에서도 이 제품에 대한 정보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만, 산타 노벨라의 사례는 국내외에서 가장 성공한 바이럴 마케팅의 사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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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년전 수도사들이 직접 재배한 약초로 만든 연고

 

산타마리아 노벨라가 성공하게 된 계기는 이러한 스타 바이럴 마케팅뿐만이 아닙니다. 그 내막에는 어마어마한 파워를 가진 브랜드 역사 & 스토리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기원은 8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221년 이탈리아 피렌체에 정착한 수도사들은 직접 재배한 약초로 약이나 연고 등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거나 시장에 팔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제조했던 장미로 만든 로즈워터나, 허브로 만들어진 소화제, 레몬 밤으로 만든 진정제 등의 다양한 제품들은 지금까지도 그 기록이 전해져 실제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의약품으로 시작하였으나 제품에 ‘피부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노선을 변경, 관리용 화장품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피렌체의 유명인사였던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받아 이탈리아 전역에 제품을 전파, 18세기에 들어서는 유럽뿐만 아니라 인도, 중국 등의 아시아 지역에까지 수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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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마리아 노벨라의 위기
 
유럽 전체를 강타한 흑사병(黑死病), 19세기에는 이탈리아 정부에 경영권을 몰수당하는 등 여러 차례의 위기에도 꿋꿋이 그 전통을 지켜왔던 이 브랜드에 위기가 찾아옵니다. 화장품 브랜드 간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최신 트랜드에 대한 대응이 느렸던 산타 마리아 노벨라는 그 찬란했던 명성을 잃고 1980년대 후반에는 다섯 명이 일하는 동네 화장품 가게로 전락해 버리게 됩니다. 400년간 역사가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까워만 하던 피렌체의 기계 수리공 에우제니오 알판데리(Eugenio Alphandery)는 다시 한번 산타마리아 노벨라를 일으키고자 회사 경영에 참여하게 됩니다. 구식이었던 기계를 마음대로 교체하고 제멋대로 일하던 직원들에게 철저한 서비스 교육을 하는 등 경영 체계에 혁신을 가합니다. 이로 인해 한번 만드는 데 일주일씩 걸려야 했던 제품들을 한 번에 대량생산 할 수 있도록 변경, 품질 개선과 신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아, 그들이 가진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생산량과 판매량을 늘릴 수 있도록 개선하여 난관을 극복하게 됩니다. 증조할머니가 쓰던 추억의 향을 지키고자 했던 그의 열정이 산타마리아 노벨라를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로 다시 발돋움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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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마리아 노벨라의 장인 정신
 
세계 최초의 약국으로 알려진 산타마리아 노벨라 본점은 피렌체의 필수 관광코스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피렌체의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 근처에 위치한 이 작은 매장은  소박한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고풍스럽고 화려한 중세의 이탈리아식 디자인이 눈을 사로잡습니다. 역사가 느껴지는 엔틱 가구와 조각상, 천장에는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고 벽에는 역대 왕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습니다. 브랜드의 오리지널 상품은 물론, 17세기에 쓰여진 처방전이나 연구 서적, 실험 기구 등이 전시되어 있어 마치 박물관을 연상케 합니다. 지금은 대도시에 분점들이 많이 생겨, 손쉽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지만, 피렌체에 들르시는 분들이라면 시간을 들여 가볼 만한 가치 있는 장소로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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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마리아 노벨라 >

 

 
천연 약초와 천연 오일, 최고의 원료만으로 전통의 레시피를 계승하여 제조하는 그들의 고집과, 옛것을 지키고 더 개선하여 가려는 정신으로 400여 년을 지켜온 이 브랜드는 디지털이 발달하게 되면서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더 큰 효과를 누리게 됩니다. 세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그들만의 철학이 인터넷 시대에 들어 더 큰 위력을 발휘하게 된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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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라쿠텐 모바일 마케터 정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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