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계원예술대학교 박진현 교수입니다. 디자인 대학에서는 환경디자인과 미디어디자인, MBA에서는 비즈니스 애널리틱스와 비즈니스 코칭을 전공했습니다. 현재 시각디자인과에서 리서치와 디자인의 비즈니스 접근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트센터의 미디어디자인 대학원 과정에서 디자인 리서치 방법론을 배웠으며, 이는 UX디자인의 전신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새로운 기술기반 비즈니스를 위한 디자인 제품 개발과 사용자의 니즈를 구체화하는 다양한 방법을 프로젝트 기반으로 배웠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디자인과 비즈니스의 접점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기업의 중장기 전략과 운영 관점에서 디자인 적용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로고와 아이덴티티의 변화뿐만 아니라 비전 수립, 제품개발 방향, 조직 문화와 태도, 고객 커뮤니케이션 등 기업 운영과 성장에 종합적으로 디자인을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있으면서 리서치와 예술적인 프로젝트를 골고루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기업 프로젝트와 한국무용의 무대영상을 오랜 기간 작업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공공기관의 디자인 개편 중, 30% 정도의 사용자 이탈이 있었습니다. 이 기관의 서비스 사용성 개선을 위해 사용자 인댑스 인터뷰를 진행하여 새로운 리서치 방법을 도입했고, 이를 통해 서비스 정상화를 이루었습니다. 또한, 창작한국무용의 무대 영상을 20년간 18편 제작하고 30회 이상 공연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강원도립무용단과 함께한 ‘the 장고’가 있으며, 전통 장고춤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7분 정도의 짧은 작품이지만 무용수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영상의 입체적인 공간표현으로 인해 무한한 공간에서 장고의 웅장한 소리와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위해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비주얼 제작의 기술적인 부분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와 같은 도구만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이미지와 영상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교육자로서 이러한 도구의 변화가 교육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게 될지 저도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벌써 인공지능을 활용해 만들어지는 결과물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디자이너의 역할이 무엇일지 다시 정의해야 하는 시간이 왔습니다. 변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우리는 변하는 세상의 방향을 이해하고 사용자(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일을 합니다. 최근 만나는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대표님들도 기업이 하는 일과 방향에 대해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최신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산업이 고도화되고 있으며, 기업의 발전에 맞는 디자이너의 역량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습니다.
지금 디자이너에게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 빠른 학습 능력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은 협업과 사용자에 대한 이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명확한 의사소통은 팀 내 협업을 원활하게 하고,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 제품에 반영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더 나은 디자인을 만드는 데 필수적입니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죠. 따라서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현대 디자이너의 핵심 역량입니다.
가장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사례 2가지를 소개해 주세요!
첫 번째 사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Make your holiday a Masterpiece'입니다. 이 광고는 개인의 스토리를 생성형 AI의 프롬프트로 입력해 개인화된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드는 프로젝트로, 트랜스미디어 아티스트 Ellie Pritts와 협업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AI를 사용하고 이미지를 생성해서 예술적인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생성형 AI 기술을 이용해서, 개인의 경험을 감동적인 예술로 바꾸는 작업으로, 새로운 기술이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쉽고 아름답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또 다른 프로젝트는 현대자동차의 N 브랜드 캠페인입니다. 이 캠페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기본적인 아이덴티티 시스템의 타이포그래피와 컬러만으로 가슴 떨리는 설렘을 줍니다. 이 프로젝트의 타깃이 된 저는 새로운 차의 소개 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보게 되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어릴 적에는 우리나라의 자동차가 세계적인 수준에서 가장 뛰어날 것이라는 상상을 할 수 없었는데, N 브랜드는 그런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었을 뿐 아니라 최고의 자동차라는 자부심도 주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함양을 위해 디자이너에게 추천하는 것은?
디자인은 단순히 시각적 매력을 넘어서 사용자와 소비자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예술입니다. 사용자와 소비자의 관점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한 부분을 잘 전달해야 합니다. 이는 각 디자인이 실제로 사용되었을 때의 경험을 예측하고, 그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아이디어를 세밀하게 조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적합한 이미지와 함께 전달력있는 텍스트가 중요하죠. 디자인 어워드는 디자이너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확인 또는 증진시켜 주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K-디자인 어워드의 출품작들은 모두 뛰어납니다. 그만큼 심사가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쟁 무대에서는 미세한 차이가 등수의 차이를 만들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은 디자인을 돋보이게 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죠. 섬세하고 가독성 좋은 텍스트는 심사위원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도 작품의 호감도를 높이고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습니다.
K-디자인 어워드에서 작품 심사 기준은 무엇인가요?
K-Design Award에 출품하는 작품들은 이미 디자인과 혁신의 최전선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저는 심사 과정에서 특히 몇 가지 주요 포인트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고자 합니다. 첫째로 창의성과 혁신성입니다. 각 작품이 어떻게 기존의 경계를 넘어서는지, 새로운 아이디어와 접근 방식을 어떻게 도입하였는지를 살펴볼 것입니다. 디자인이 단순히 미적인 만족을 넘어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다음은 지속 가능성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출품작들이 환경을 고려한 소재선택과, 제품의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실천을 고려했는지 평가 기준에 반영하고자 합니다. 이는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디자인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디자인의 사회적 영향입니다. 작품이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이를 통해 어떻게 사회적 영향과 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지 고려하고자 합니다. 특히, 기술과 디자인의 결합이 보다 나은 사회적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에 대한 접근을 중요하게 평가할 것입니다. 디자이너와 기업이 그들의 작품을 통해 이러한 기준들을 충족시킬 때, 세상에 더 실질적이며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KDA 2024에 출품하는 디자이너에게 추천사 부탁드립니다.
K-디자인 어워드는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로, 그 위상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위 어워드는 참신하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발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출품되는 작품들은 다양성과 창의력이 뛰어나며,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과 기능성을 겸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21세기의 환경적 변화와 기술 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디자이너들에게는 자신의 작품을 세계 무대에 선보이고, 다양한 배경을 지닌 전문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K-디자인 어워드는 디자인 산업의 미래를 탐구하며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촉진하는 중심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이 무대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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