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삶을 연결하는 브랜드 경험

 

 

 

안녕하세요? 링크앤라이프 릴리 브랜드 디렉터 김승화입니다. 릴리는 낮은 건물과 아담한 산의 풍경이 있는 천안 남산마을에서 향기를 만들고 있는 프래그런스 브랜드입니다. '삶과 삶의 연결'이라는 브랜드 목표를 가지고 마을 어르신들과 제품을 만들고, 이분들과 함께 지내며 느낀 포근하고 따뜻한 경험을 가지고 일상 속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향기 제품들을 만들고 있어요. 저는 이곳에서 제품 패키징부터 공간, 디자인, 소셜미디어까지 브랜드 경험 전반에 걸친 모든 일들을 수행 중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표 성과나 경험을 이야기 해주세요.

릴리는 어르신들과 협업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품 제작부터 사진 촬영, 전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그분들의 경험과 참여를 존중하고 있어요. 이 부분은 판매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여겨지는데요, 이런 접근 방식은 어르신분들뿐만 아니라 릴리를 좋아해 주시는 소비자분들에게도 의미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릴리는 수익금의 일부로 마을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문화 기회의 장을 열어 드리기도 하는데요, 이번 연도는 이 프로그램을 활용한 <꽃구경>이라는 어르신 화보 사진전을 열었습니다. 할머니들과 함께 꽃다발을 만들고 이를 활용해 어르신들의 모습을 촬영한 프로젝트인데, 그동안 참여했던 페어나 팝업과는 달리 소박하고 아담한 공간 두 곳을 빌려 어르신들이 직접 지킴이도 해주시고 전시 준비도 함께 해주셨어요. 이 과정에서 어르신들이 즐거워하는 것이 눈에 보이니 저희도 덩달아 일하는 것이 신이 나더라고요. 물론 크고 작은 어려움들도 있었지만,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릴리의 브랜드 가치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던 가장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자신만의 디자인 프로세스를 들려주세요.

흔히 쉽게 읽히는 글이 잘 쓴 글이라는 말이 있듯 누구에게나 쉽게 인식되는 디자인을 하려고 합니다. 사용자의 다양한 배경과 특성을 고려해 접근 가능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러한 접근 방식이 더 많은 소비자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기 때문입니다. 예전엔 트렌디한 디자인이나 화려한 그래픽, 기술적인 디자인 기법에 중점을 두었다면 릴리와의 경험을 통해 최근에는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읽기 쉬운 카피라이트, 시각적으로 부각되는 명확한 타이포그라피, 복잡하지 않고 직관적인 그래픽이나 레이아웃처럼 사용자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 내려고 해요. 이 부분은 함께 일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특히 릴리의 브랜드 메시지는 할머니들의 따뜻함과 편안함을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그래서 디자인에도 이러한 감성을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극적이고 화려한 컬러보단 자연에서 볼 수 있는 편안한 톤을 선호하고 패키지의 머티리얼을 통해 고객분들이 제품을 받아보는 순간 릴리의 무드를 느낄 수 있게 하나하나 세심히 챙겨가고 있어요. 이처럼 디자인 작업 전에는 항상 사용자들이 얼마나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의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여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업을 하고 있죠. 이런식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콘텐츠를 경험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링크앤라이프 릴리 사진전 꽃구경>

 

 

 

추구하는 '디자인'의 의미와 방향은 무엇인가요?

디자인을 널리 이롭게 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이에요.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가장 매력을 느낀 점이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것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이잖아요. 이 부분에 있어서 디자인이 사람들의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다 생각했고 그래서 공공성을 띠고 있는 도시 브랜딩이나 공공디자인, 링크앤라이프처럼 소셜 가치에 집중한 브랜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그 의미와 방향성을 확장하고 있어요. 하지만 디자인의 접근성이 모두에게 동등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죠. 생존의 개념이 우선시되는 국가나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분들에게는 디자인은 사실 사치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디자인 개념을 적용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디자인이 주는 힘과 경험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제 목표예요. 특히 링크앤라이프 릴리에서 브랜드를 담당하며 이 부분에 있어 많은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영감을 받거나 눈여겨 보는 브랜드, 매체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담이지만 저는 아이돌을 좋아해요. 어릴 때는 친척 오빠를 따라 HOT를 좋아했다가 학생 때는 신화, god, 동방신기를 거쳐 몬스타엑스까지 나이와 취향만 달라질 뿐 꾸준히 그분들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속사에서 출시되는 다양한 디자인과 굿즈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요, 여기서 꽤 많은 아이디어들과 영감을 얻어 가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트렌드를 선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도전적인 컨셉과 디자인이 많이 나오잖아요. 물론 제가 하고 있는 일이나 릴리의 브랜드 경험과는 정 반대의 결일지는 몰라도 음악이나 콘텐츠 외에도 다양한 상품을 통해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볼 때면 우리 브랜드에도 적용될 만한 사항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재를 모르면 기본이 담긴 디자인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특정 타깃층이 무엇을 선호하는지, 현재의 트렌드는 무엇이고 어떤 기업을 좋아하는지 가장 쉽고 재미있게 알 수 있는 좋은 창구가 아닐까 해요. 사실상 까다로운 소녀 시절을 충족시켜줄 만한 대단한 콘텐츠의 사례가 이만한 게 없다고 생각되네요.

 

 

 

디자이너로서 본인만의 철학이나 신념이 있다면?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은?

사실 저의 체감상 디자이너란 직업이 요즘에야 각광받기 시작한 느낌인데요, 예전에는 디자인을 전공한다고 하면 조금 보수적인 어르신들은 공부 못하는 친구들이 하는 직업으로 생각하신다거나 밥도 못 벌어먹고 살 직업이라 여기셨거든요. 제가 엄청 옛날 사람도 아닌데 말이죠. 하지만 디자인과 브랜딩이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아름다움의 미학이 우리 일상 속에서 중요성이 알려진 오늘날, 디자인의 진가가 드디어 마구 발휘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더더욱 디자인을 이롭게, 접근하기 쉽게,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활용하고 싶어요. 앞으로의 제 비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에게 릴리는 이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매체입니다. 앞으로도 어르신들과 함께 하며 고령화 사회 속에서 세대 간 단절된 삶이 아닌 연결되며 함께 즐겁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이제야 드디어 한 발자국 내 디딘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