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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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단한 자기소개

저는 어릴 때 상상한 것들을 실제로 만들어보고 싶어서 에버그린아이앤디라는 디자인 개발 회사를 설립한 이재용입니다. 학교는 디자인 관련 학과가 아닌 부산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해서, 동대학 메카트로닉스협동과정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저는 상상하기 좋아하고, 자전거 타는 것을 즐기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자전거는 어느새 생업이 되었고, 매일매일 상상하고 스케치하는 하는 것을 즐기다 보니 이렇게 디자인 쪽에서 큰상을 받았네요.

 

2. 이력이 특이합니다. 비전공자로서 디자인까지 직접 하게 된 계기와 그에 따른 어려움은 없었나요?

어릴 때부터 쌍둥이 형과 종이 한 장에 그림을 같이 그리면서 놀았습니다. 그냥 그린 것이 아니고, 예를 들어, 그날 그림의 주제가 ‘세계에서 제일 센 로봇’이면 그림을 그린 후 상대방에게 왜 이게 더 센지 얘기하며 서로의 그림을 겨루는 놀이를 했지요. 지금도 그 습관이 계속되어 제 아내에게 그날 생각나는 아이디어나 디자인이 있으면 스케치를 해서 보여주고, 간혹 반응이 안 좋으면 억지를 부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디자인을 전공한 아내는 저의 디자인에 대해 별 1개에서 별 5개까지 아주 냉철한 평가를 해줍니다. 이러한 과정이 이번 레드닷 프로덕트 어워드 수상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평소에 상상하고, 기록하고, 이야기하고, 만드는 것이 저에게는 놀이와 같이 즐거운 일이었기에 특별히 디자인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릴 때부터 디자인 훈련을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단지 전문 디자인 교육을 받지 않아서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방법이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기계공학을 전공한 덕분에 디자이너로 부족한 표현력을 공학적 지식으로 보완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3. 에버그린 I&D는 어떤 회사인가요?

에버그린(Evergreen)은 상록수를 뜻합니다. 미국의 장난감 개발자 브렌든 보일이란 분은 늘 푸른 에버그린과 같이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으로 초대박 상품을 에버그린이라 합니다. 이 분은 평생 에버그린 10개를 목표로 한다고 하더군요. 저 역시 이분과 같이 에버그린 상품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으로 회사이름을 evergreen + Invent + design을 조합해서 ‘evergreen I&D’라 지었습니다.
상상이 특정 분야에 한정되지 않는 것처럼, 우리 회사의 사업분야도 꼭 이것이다 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지금은 자전거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이 궤도 위에 오르면 어떤 일을 할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아마 제가 스케치한 아이디어 중 하나가 아닐까요?

 

4. 2010 레드닷 프로덕트 어워드에서 수상하셨습니다. 작품설명 부탁드립니다.







 

▲ 레드닷 컨셉 프로덕트 어워드 2010 수상작 - Light SKIN

우리는 어떤 물건을 고장, 파손, 도난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또는, 비나 눈을 피하고 그것을 가끔 사용하거나 깔끔하게 정리하고자 한다면 일반적으로 그것을 안에 보관합니다. 자전거의 후미등 또한 앞에서 언급한 보편적인 해결방법을 적용하면 기존의 자전거 외부에 부착하는 것이 아닌 자동차의 후미등과 같이 내부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라이트스킨은 이러한 컨셉을 가장 충실하게 반영한 제품입니다. 특히 기존 자전거 안장 봉의 외형과 거의 차이가 없으면서 후미등 기능을 완벽하게 구현하고 제품 양산까지 성공한 점이 큰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5. 에버그린 I&D 만의 디자인 프로세스

우리 회사는 제품을 디자인을 진행할 때 꼭 지키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 일반적인 경제력을 가진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일 것.
- 복잡하면 안 되고, 디자인의 핵심이 명확할 것.
- 양산이 가능해야 하며, 특허로서 보호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우리 회사는 디자인의 대상을 한정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 날 떠오르는 생각들을 A4용지에 스케치하고 상기 아이디어의 컨셉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같이 기록해 둡니다. 그리고 가끔 그것과 관련된 더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보관했던 종이에 그 생각들을 추가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끝이 있는 것이 아니고 간장이나 된장처럼 숙성될 때까지 계속 반복됩니다.

이렇게 보관된 스케치 중 사업성이 있는 것들은 따로 분류해서 특허나 시제품 제작과 같은 사업화 과정에 들어갑니다. 물론 만들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다시 보관상태로 들어가지요. 우리 어머니들이 장독대의 뚜껑을 열어서 맛을 한번 보고 아니다 싶으면 다시 장독대 뚜껑을 덮어 두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일반적인 디자인이 특정 주제가 정해지고 상기 주제에 대해 고도로 집중된 고민과 작업을 통해 탄생한다면, 저희 회사는 간장이나 된장처럼 시간을 느긋하게 잡고, 생각 날 때마다 계속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통해 디자인을 완성한다는 점이 다른 것 같습니다.

 

6. 영향을 받은 디자이너, 교수, 선배, 라이벌에 대해

MIT 공대 미디어랩의 존 마에다라는 교수님이 있습니다. 공학과 디자인의 경계를 기가 막히게 왔다 갔다 하시는 분이지요. 공대를 나온 제가 디자인이란 분야에 도전하고, 레드닷에 출품할 수 있었던 것도 이분의 영향이 컸습니다.

 

7.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디자인서적

앞에서 말씀드린 존 마에다 교수의 “The Laws of Simplicity: 단순함의 법칙”이란 책을 항상 읽고 있습니다. 이 분이 평소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10가지 법칙으로 정리한 것인데, 디자인 전공자가 아닌 저로서 어떤 디자인 주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에 큰 도움을 받은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시간 나면 틈틈이 반복해서 읽어, 그분의 디자인 철학을 조금 더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8. 디자인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숫자를 100에서 1까지 거꾸로 세는 것

처음에 100가지 디자인이 생각나다가 점차 다듬어질수록 1가지 디자인만 남게 되니까! 

 

9. 앞으로의 계획

우선 이번 레드닷 디자인상을 받은 ‘내장후미등 라이트스킨’을 자전거 타는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널리 보급하는 일을 할 것이고요, 이번 레드닷 디자인상 수상을 계기로 국제 공모전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디자인들은 적극적으로 출품할 계획입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 저도 살면서 성공도 해보고 실패도 해봤지만, 그 중 성공이라 생각되는 대부분이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겼던 것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항상 즐겁게 일하고 작은 결과에도 기뻐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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