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1가에 위치한 ‘열정도 거리’는 1910년, 대한민국 최초의 고무신 공장이 세워졌던 자리였습니다. 한때 이 거리는 인쇄소 골목으로 매우 잘 나갔었지만 시장이 쇠락하면서 상권이 죽어버렸죠. 용산의 리첸시아파트, 이안프리미어, 그리고 리브주상복합 등이 주변이 들어왔지만 현재의 열정도가 들어선 지역은 개발이 중단되어 아파트 사이의 섬처럼 옛날 건물이 남아 있는, 일종의 ‘공동화 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 '청년장사꾼' 김윤규 대표 >
고층 빌딩숲 속에 외딴섬처럼 자리 잡고 있던 이 거리는 2014년, 청년장사꾼의 '열정도'라는 이름으로 여러 음식점과 매장들이 늘어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핫플레이스, 음식의 거리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열정도는 코로나19로 인해 점차 활력을 잃고, 힘들어 하는 상인들이 넘쳐나게 됩니다.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청년장사꾼은 "다 같이 산다"라는 캠페인을 기획하게 되는데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폰트기업 ‘폰트릭스’도 캠페인에 동참하게 되죠. 어려운 시기에 함께 살아가는 우리 지역 사회가 조금은 더 나아지기를, 소상공인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좋은 폰트를 무료로 제공하는 캠페인에 함께하게 된 것입니다.
열정도 폰트는 소상공인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작은 가게에서 잘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예요. 이 폰트의 모티브인 열정도 거리에는 옛날 느낌의 기와, 복고풍의 가게, 그리고 현대식의 높은 건물들이 상반된 이미지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요, 그런 열정도의 느낌을 담기 위해 투박한 듯 듬직한 매력과 세련된 느낌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디자이너가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은 '굵기'입니다. 묵직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형태인 사선을 사용해 시원하면서도 산뜻한 이미지를 준것이 특징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열정도체의 특징 3가지에 대해 알아볼까요?
첫번째. 열정도체는 정방향에 가까운 넓은 평채입니다. 모양이 정방형에 가까울수록 복고적인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하는데요, 두꺼운 굵기 덕에 티셔츠, 배너, 로고에 아주 적합합니다.
두번째. 열정도체의 특이한 점은 마침표가 마름모 모양이라는 점이에요. 가게에서 메뉴판을 볼 때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가시성을 위해 균형 잡힌 형태로 디자인했습니다.
세번째. 소상공인들은 간판과 메뉴판, 배너 등에 사용한 폰트들로 인해 소송에 걸려 영업피해를 보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열정도체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무료배포는 물론이고, 저작권 걱정 없이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합니다.
과거 인쇄소 거리의 열정과 현재 우리 청년 장사꾼들의 열정이 쭉 이어왔던 거리 열정도! 우리 대한민국 소상공인의 열정이 다시 되살아날 수 있도록 ‘같이의 가치’를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폰트릭스가 함께한 열정도체의 디자인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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