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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상의실천은 대학 동기 세명이 모여 만든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김경철, 김어진은 3년간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해왔고 영국 RCA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권준호가 2013년에 한국에 들어오면서 ‘일상의실천’이란 이름의 스튜디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비영리단체와 문화, 예술 분야의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으며 디자이너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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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실천이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원래 Everyday-Practice라는 영문이름을 먼저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곳도 대한민국이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다 한국사람인데 발음하기 어려운 영어로 스튜디오 이름을 만들 필요가 있겠느냐는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한글로 의역한 일상의실천이란 이름을 스튜디오 이름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의미보다는 단어 그대로 ‘일상 속의 작은 것부터 실천하자!’ 정도로 풀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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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작업을 하시는 만큼 구성원 개개인의 역할이 궁금합니다.
일상의실천은 적은 인원이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다만 작업을 풀어내는 성향은 각자 다릅니다. 김경철은 웹이나 영상 등 디지털적인 분야를, 김어진은 계획적이고 구조적인 타이포그래피를, 권준호는 물성을 활용한 이미지를 구현해내는 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서로의 성향을 존중하되, 그 안에 머무르지 않도록 표현의 방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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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협업하는 일반 디자인 회사와는 달리, 비영리 단체와 함께 일을 하고 있는데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비영리 단체의 경우, 여러 가지 제약으로 디자이너와 협업할 기회가 적습니다. 그러므로 협업 초반 디자이너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해야 합니다. 때로는 디자인 프로세스를 설명해야 하는 수고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일을 시작하기 전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의사소통은 장기적인 관계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동의할 수 있는 가치를 두고 협업할 수 있다는 면에서 일상의실천이 지향하는 방향과 일치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갈등이 없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그러나 예산 면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이 책정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런 부분은 스튜디오를 운영하거나 일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 다소 어려움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스튜디오를 시작하면서 예상했던 부분이라 큰 문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스튜디오의 현실적인 운영은 많은 양의 작업을 진행하면서 극복해 나가는 편입니다. 물론 쉬운 방법은 아니지만, 이런 점을 제외하면 일의 진행에 있어 일반적인 클라이언트와 큰 차이점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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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클라이언트와의 협업으로 나온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발언의 측면에서 내부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2014년 2월에 진행한 ‘끝나지 않은 강정’과 같은 해 11월에 진행한 ‘그런 배를 탔다는 이유로 죽어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작업이 기억에 남습니다. ‘끝나지 않은 강정’은 일주일 정도 제주도에 내려가 강정마을에 머무르며 마을 주민들과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추운 날씨에 고생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현장에서 소통하며 그들과 동화될 수 있었다는 면에서 뜻깊은 작업입니다. ‘그런 배를 탔다는 이유로 죽어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작업이었습니다. 특별히 뜻을 같이하는 몇몇 디자인 스튜디오와 지속해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을 하고 있기에, 보다 의미 있는 행동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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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를 차리고 싶어하는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스튜디오는 개인 작업실과 회사, 그 중간 어느 지점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작업하고 싶을 때 작업하고 쉬고 싶을 때 쉬는 개인 작업실과는 달리, 스튜디오는 하나의 조직으로 운영되기 위한 규칙과 질서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 규칙과 질서 안에서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자유를 최대한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 스튜디오의 장점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안을 다른 누구의 도움 없이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삶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어떤 성향의 사람인가를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미래에 대한 불안을 자신이 속한 조직이 제공해 주는 안락함으로 채워가며 살아갑니다. 안정된 월급과 복지란 스튜디오를 시작하는 순간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지만, 그것들을 포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성취의 가치가 무엇인지는 경험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불안과 성취, 혹은 자기만족의 줄다리기는 단지 생존의 문제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디자인 방향의 결정권자와 결과물에 대한 책임자가 존재하는 회사와는 달리, 스튜디오는 자신이 만들어낸 디자인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온전히 감당해야 합니다.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클라이언트의 의중을 읽어 내는 소통의 과정은 결코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습니다. 디자인의 과정을 즐기는 것만큼 디자인을 사이에 둔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것 또한 스튜디오를 운영해 나가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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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막으로 일상의 실천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일상의실천은 각기 다른 경험과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접근 방식을 지닌 구성원들이 모인 공동체입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일상의실천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디자인이라는 도구가 지니었을 가능성과 그 도구를 이용해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 변화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상의실천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란 결국 다양한 가치가 공존할 수 있는 사회이며, 이러한 방향성이 구성원 각자가 작업을 대하는 태도에 반영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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