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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공업디자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박기태라고 합니다.
인터뷰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인터뷰하게 되어 굉장히 부끄럽습니다.


2. 일본 오푸스는 어떤 공모전인가요?

저도 깊이 있게 알지는 못 하구요. 일본의 국제적인 안경디자인공모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후지쯔 휴대폰 공모전에서 수상한 곽연이라는 학생과 함께 공동작업하였습니다.

 

3. 디자인 아이디어 도출과정 및 프로세스에 대한 상세한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확한 프로세스나 도출과정이 없습니다. 관심분야가 다양하다 보니 잡지식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 디자인이 늘 그렇지만 화장실이나 침대에서 많이 떠오르곤 하구요.. 공모전에 임하거나 풀리지 않는 디자인이 있으면 항상 머릿속에 넣어 다니면서 새로운 것들과 계속 조합하고 뒤집어 보게 되는데 그런 것들이 몸에 배어있어서 굳이 디자인하겠다고 마음먹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해결되곤 합니다.

레드닷에 출품한 작품도 홍대 고깃집 화장실에 써진 문구가 디자인의 가치를 높이는데 크게 공헌하였습니다. 고기도 먹고 디자인도 나오고..계산은 제가 했습니다. 팀 작업 시에는 엉뚱한 이야기랑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쓸데없는 소리를 많이 하고 팀원들에게 그런 말들을 유도하곤 합니다. 제가 회의는 안 하고 헛소리만 한다고 저랑 작업하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습니다.

 

▲ 오푸스 어워드 2009 수상작 - Sensual Flow

이번 오푸스의 주제는 관능이었습니다. 관능을 듣는 순간 여체와 섹스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남자이고 나이가 있다 보니..변태 아님.) 섹스라는 게 인간의 본능이고 본능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행위이기에 매력적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본능은 클래식보다 한 수 위죠. 그리고 그것이 직접적일 때보다 간접적일 때, 더욱 매력적이란 것을 이미 몸으로 익히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안경사용자들의 다양한 사용형태와 그에 따른 안경의 다양한 형태에 섹스(아름다운 단어인데 좀 민망하네요..ㅈㅅ)를 접목해 디자인하려 했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책상에 앉아서 이리저리 스케치해봐도 문제는 풀리지 않았지만, 팀원과 식사 후 산책하며 이런저런 이야기 도중 안경을 주머니에 넣는 행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그 이야기를 듣고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게 되었습니다. 

 

▲ 레드닷 컨셉 어워드 2009 수상작 - E cart

레드닷에 출품한 작품은 건대에 다니고 있는 정인용이라는 친구가 저에게 자가발전을 통해 마트를 청소할 수 있는 쇼핑카트로 컨셉을 제안하였고, 제가 조금 다른 방향으로 발전시키게 되었습니다. 최초의 컨셉은 마트만을 위한 디자인이었기에 소비자에게 노동을 착취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와 마트 모두를 위한 디자인으로 바꾸기 위해 결국에는 한곳으로 모이는 쇼핑카트의 특징에 착안하여 작은 에너지를 하나의 큰 에너지로 만드는 방안으로 컨셉을 바꾸고 기부와 환경적인 측면을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카트 한 대당 절약하는 에너지와 기부되는 것들에 대해 홍보하는 방안을 제안해주었고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쇼핑하는 동안 자신의 소비활동으로 인해 기부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다음 구매 시, 다시 마트를 찾게 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마트와 소비자와 기부를 받는 제3 세계아동과 환경...이렇게 4가지 요인들이 모두 상승하는 일 석 사조의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정확한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기존자가발전의 발전량은 물론 쇼핑 동안 이동거리, 분당 바퀴의 회전수, 시간당 이동거리, CO2 감소량, 석유 대체량, 절약되는 돈의 액수,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기부의 양 등등 정확한 공식과 답을 일일이 구하고 표현해주었습니다.

정말 정확하게 하려고 사람의 걷는 속도에서부터 바퀴의 지름, 마트의 하루 이용고객, 1인당 평균 쇼핑시간, 현존하는 소형자가 발전기의 발전량 등등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모두 자료를 찾아야만 하였습니다. 공학도가 아닌지라 공식을 만들어내고 답을 구하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제일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이 작업에만 3주 가까이 소모되었습니다. (친구놈이 인턴 한답시고 모든 작업의 90%를 저 혼자 하다 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짜증도 엄청난 작업이었습니다. 머리털 엄청나게 빠짐) 사실 자가발전이라는 컨셉은 너무나도 많아 어쩌면 식상해질 수도 있었을 디자인이었는데 이러한 마케팅제안과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언급이 큰 힘을 발휘했다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에 대한 아이디어는 앞서 언급한 홍대 고깃집 화장실 변기에 쓰여 있는 문구를 보고 떠오른 아이디어였습니다. 그 소변기는 물을 사용하지 않는 소변기였고 소변기에는 물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나무를 얼마나 절약하는지에 대해 적혀있었습니다. 저는 볼일을 보는 내내 시원함과 함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볼일 보면서 자부심 느끼긴 살면서 처음이라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머릿속에 디자인문제를 담아두는 습관이 엄청난 도움이 되고 있고 이제는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컨셉을 짜기위해 특별히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도 줄었구요. 그냥 알아서 떠오른다는 말이 가장 어울리겠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큰 상을 많이 못 받은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4. 수상권에 진입하기 위해 아이디어와 디자인 퀄리티 중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아이디어가 중요하지만, 그 아이디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퀄리티가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 공모전을 시작한 계기와 하나의 공모전을 할애하는 시간, 최초의 수상작, 떨어진 작품 수와 앞으로의 도전 등등..

공모전을 시작한 계기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취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입니다. ('나를 인정받고 세상을 밝히고 싶었다'고 개폼 잡고 싶었지만 솔직하게 씁니다.) 국내 기업에서는 국내 공모전보다 국제 공모전을 높이 생각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제 공모전이란 것도 작년에 처음 알아서 올해부터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공모전에 할애하는 시간은 무엇을 진행하느냐에 따라 시간이 천지 차이인데요. 컨셉 짜는 시간을 배제하고 작업하는 시간만 따진다면 생활용품 같은 경우엔 좀 짧게 걸리지만 컨셉제품일 땐 이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자료를 찾느라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일주일에서 3주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타당한 자료가 필요 없는 경우엔 3일에서 일주일 정도 걸리고요.

최초의 수상작은 2006년도에 푸마 광고 디자인이었습니다. 떨어진 작품 수는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공모전을 진행할수록 감이라는 게 생겼고 70퍼센트 정도는 수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2009년도에는 공모전에 집중하였는데요. (아무래도 취업 똥줄이 타들어 가서..) 올해에 크고 작은 국내외 대회에서 14개 정도 수상과 입선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도전계획이 있다면, 레드닷에 출품한 작품 말고 다른 작품으로 if와 idea를 수상하는 것이고요. 의자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서 취업하기 전에 전시회를 해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시회가 잘 돼서 취업 안 하고 작품활동에만 몰두하는 환상적인 상상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꿈같은 일이죠.. 사실 대부분 학생이 그런 꿈을 꾸며 디자인을 시작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6. 영향받은 디자이너, 교수, 선배, 라이벌

딱히 떠오르진 않지만, 저도 모르게 따라 하거나 베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아마 그러고 있을 겁니다. 아직 제 색깔이 없으니까요.. 

 

7. 졸업 후 입사하고 싶은 회사와 그에 따른 특별한 준비가 있다면?

특별히 입사하고 싶은 회사는 없지만 돈 많이 주는 회사에 입사하고 싶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 디자이너 지망생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텐데요. 작년만 해도 돈 못 벌어도 내 디자인할 수 있는 곳에 가면 장땡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디자인만 잘하면 돈은 알아서 따라올 거란 사상으로 살았는데 막상 취업 준비하면서 선배나 먼저 나가 있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런 유토피아적인 세상이 아니더라고요. 꿈을 이루기 위해선 대기업에 가야만 하는 세상이었습니다.

제 꿈은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아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4학년이 되어서 깨닫게 된 건 대학이 왜 4년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4년 동안 취업준비 하라고 4년인 것 같습니다. 디자인적으로 가고 싶은 회사가 없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기업이나 디자인회사 중에 특별히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양성도 없고요. 다들 트렌드만 쫓고 있습니다. 머 하나가 뜬다 싶으면 죄다 몰려가는 상황인데요.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자신의 색깔과 맞는 기업을 찾지 못하고 다들 돈만 쫓는 게 아닌가 합니다. 돈이 권력이고 명예인 세상이다 보니 그렇게 된 게 먼저겠지만..

배고픈 디자이너가 세계적 스타디자이너가 되는 날이 오면 조금 바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이루어내면 좋겠지만, 누구라도 이루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떠들어대는 건 불평이지만, 세계적인 스타디자이너가 말하는 건 진리가 될 테니까요.

8. 디자인 포트폴리오 준비는 어떻게 하시나요?

4학년이다 보니 이 문제도 엄청나게 고민입니다. 그동안 공모전에 내거나 개인적으로 작업했던 것들로 만들고 있습니다. 의자에 애착이 많아서 혼자 재미삼아 의자 디자인을 작업한 게 꽤 있습니다. 제품 이외에 의자 포폴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깔끔하고 예쁜 것보다는 나만의 색깔이 담겨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쉽지가 않습니다. 제가 그동안 해왔던 작업들을 보면서 다시 나의 디자인 스타일에 대해 고민하며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포폴을 빌리는 학생들이 있다는 소리를 종종 듣고 면접관들도 포폴을 믿지 않는 분들도 많다고 하는데.. 포폴을 빌리는 행위는 범죄이고 쓰레기라고 생각합니다. 포폴 빌리지도 말고 빌려주지도 맙시다. 이러한 마음가짐이 우리나라 디자인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학생은 디자이너가 되어서도 표절디자인을 하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표절디자인이 넘쳐나고 있고 아무런 죄의식이 없는 기업들도 많은데 죄다 망해봐야 정신 차리겠지만, 망할 일은 없다고 봅니다. 한국사회가 표절과 짝퉁에 너무 관대한 사회이다 보니..저도 짝퉁 많이 씁니다. 저부터 바뀌어야 겠죠.

9. 디자인을 한마디로 규정한다면?
'공감'

 

10. 앞으로의 계획
아직 제대로 기업에 지원해 본 적은 없는데요. 포폴을 확실하게 준비해서 취업에 임할 계획입니다. 인생의 계획도 세워놓긴 했는데 거기까지 얘기하는 건 오바같구요.. 가까운 계획은 일단 취업입니다.


  1. 조선대학교 김장호 레드닷 컨셉 어워드 2009 수상

  2. 계원디자인예술대학 이사라 INFOGRAPHYTHM 2009 수상

  3. 오픈테크놀로지 송승한 IDEA 2009 수상

  4.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박기태 오푸스 아이웨어 디자인 어워드 2009 수상

  5. 중앙대학교 김장운 레드닷 어워드: 디자인 컨셉 2009 수상

  6. 경희대학교 김한승 레드닷 컨셉 어워드 2009 수상

  7.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곽연 후지쯔 모바일폰 디자인 어워드 2009 심사위원상 수상

  8. 계명대학교 고진권 후지쯔 모바일폰 디자인 어워드 2009 대상 수상

  9. 홍익대학교 방윤제 iF 유로바이크 어워드 2009 수상

  10. 국민대학교 박성우, 삼성전자 김선희 IDEA 2009 골드 수상

  11. 명지대학교 신동진, 신화용, 한동훈 고이즈미 2009 대상 수상

  12. 홍익대학교 서동훈, 유근혁, 방윤제, 윤기상 iF 컨셉 어워드 2009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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