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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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단한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세종대학교 3학년 재학 중인 26살 배수규입니다. 반갑습니다.


2. IDEA 2012 수상 소감 및 출품 계기

이번에 수상한 Dipping cover는 1년 전 대학교 후배와 패스트푸드를 먹으면서 들었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때 ‘내 친구는 케첩을 짜 먹을 때 컵 뚜껑을 하나 더 달라고 해서 거기에 케첩을 짜먹더라’고 했었는데, 그 날 집에 가는 길에 이것에 관한 아이디어를 크로키 북에다가 메모했던 것을 이번 공모전을 통해 현실화시킨 것입니다. 사실 이것도 단지 스케치북 속의 아이디어에 머물러 있을 뻔했지만, 성신여대에 재학 중인 친하게 지내는 동생이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면 좋을 것 같다면서 공모전을 해 보자고 제안해 왔고 둘이 함께 iF 공모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IF는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았기 때문에, 같은 아이템을 IDEA에 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함께 도전하게 되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 기쁩니다.


3. 수상작 및 대표작 설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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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DEA 2012 수상작 - Dipping cover (세종대학교 배수규, 성신여대 노하은)

Dipping cover는 케첩을 짜먹을 곳이 없어도 컵 뚜껑 위에 충분히 짜서 먹을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한 컵 뚜껑입니다. PP 재질이기 때문에 음식물이 담겨있어도 무해하고, 인쇄된 종이 위에 뿌려 먹는 것보다 위생적이며, 생산단가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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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작 - 빗방울 떨어질 무렵 (배수규, 유지인, 전윤주 외 3명)

작년 학교 동기, 후배들과 고쿠요 디자인 공모전에 출품했던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일본의 세로쓰기 문화를 이용하여 볼록 렌즈식 마킹 스티커를 제안해 보았습니다. 실용적인 면보다는 감성적인 면에 더 초점을 두어 작업했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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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작 - 되 (배수규, 정혜원, 임세진)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지 않은 물건을 디자인해보자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재래시장에 가면 아직 정확하지 않은 단위인 ‘한 되 반’ ‘두 되’ 등의 단위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관습(전통)과 정의 문화가 남아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되를 디자인해보자는 생각을 했었죠. 자주 거래되는 ‘반 되’ 단위까지는 측량할 수 있게, 너무 정확하게 측량하여 ‘정’이 없어 보이지 않도록 고려하였습니다. 물론 최대한 생산 공정이나 외형에는 최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향으로요. 억지로 이것저것 바꾸고 갖다 붙이면서 ‘내가 디자인했다!’는 것을 티 내기보다는, 전통적인 것을 어떻게 하면 전통성을 유지하면서 더 실용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를 중점으로 둔 작업이었습니다. 평소에 디자인을 해오던 관점에서 탈피했던 프로젝트여서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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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작 - Package saving eco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은 디자인입니다. 디자이너와 사용자는 전자제품을 만들고 사용하는 주체로서 필연적으로 생산과정과 이용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이 패키지는 대기 오염에 대한 그들의 사회적 책임을 장려합니다. 전자제품을 구매한 사용자들에게 제품을 꺼낸 박스에 폐지를 모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모여진 폐지의 양이 얼마나 많은 자원으로 환원되는지 사용자가 알 수 있도록 하여 자신이 얼마나 자원을 절약했는지 보여줄 수 있습니다. 2011  iF 컨셉 어워드에서 finalist 300까지는 들었지만, 본선에는 진출하지 못하여 아쉬웠던 디자인입니다.


4. 세종대학교만의 특별한 디자인프로세스가 있다면?

저희 과의 가장 큰 장점은 전공 간의 벽이 없이 디자인 전반을 고루 배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세종대학교 산업디자인과는 공업디자인 전공과 시각디자인 전공으로 나뉩니다. 하지만 전공단위보다 학부단위로 생활하며 지내기 때문에 서로에게 배타적이지 않고 모두 친하게 지내며, 공업디자인 전공 학생도 관심만 있다면 시각 전공의 수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상호보완이 매우 잘 이루어집니다. 이걸 보고 누군가는 전문화가 되어있지 않는다고 비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학문과 학문 간의 분야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즉 학문의 전문성이 점차 흐려지고 있으며, 앞으로 몇 년간은 이런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한 분야의 전문화만 고집하는 것보다 오히려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필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특히 창의력을 요구하는 우리 디자인 분야는 더욱 그렇지 않을까요? 또 한 가지 학교의 장점은 소모임 개념의 Lab이 활성화되어 있어서 전공 상관없이 자신이 관심만 있다면 해당 디자인 분야의 Lab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도중에 관심사가 바뀐다면 그 분야의 Lab으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진로 대부분은 전공보다 Lab에서 더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Lab에 의해서 선배가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체계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저 또한 선배님들로부터 그렇게 배웠고, 지금은 제품 전공하는 후배들에게 매주 3D 툴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5.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과 어려웠던 점

스타일이 크게 주목받는 물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양산성과 사용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였습니다. 실제로 양산되었을 때 단점은 없는지, 혹은 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할지를 생각하면서 프로토타입과 스터디목업도 만들어보고 실제로 컵에 끼워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패널에 3D를 넣지 않고 실제로 사용했던 스터디 목업을 촬영하여 보정 후 패널에 그대로 넣었습니다.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후에는 스타일이 크게 돋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포스터 제출보다는 목업 샘플을 만들어 보내는 것이 유리할 것 같았습니다. 패널에서의 제품 모양이 CNC 조각기로는 만들기에 한계가 있었고, 때문에 목업 업체에서는 모두 못 만든다고 제작의뢰를 거부하여 제가 직접 발품을 팔아 실제 양산과정인 진공성형 기법을 그대로 따라 하여 적용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었고 많은 시간을 소모하였습니다. 영작에서부터 목업 샘플을 가지고 사용 영상을 촬영하기까지, 정말 내 주변에 이렇게 날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나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람의 지지와 도움이 있었습니다.


6. 멘토에게 한마디

제 멘토는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시는 선배님이시자 교수님이신 전재우 교수님, 저를 아껴주셨던 이관희 선배님과 박진수 선배님, 중앙대 친구를 통해 알게 된 김장운 선배님 등 정말 많습니다. 매년 삼성 멤버십에 지원했지만, 실력이 모자란 탓에 결국 3학년이 지난 지금 못 들어가게 되었는데, 지원할 때마다 제 멘토 분들이 많은 조언과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확실히 아직은 제가 그분들의 기대에는 못 미치겠지만,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하겠습니다. 특히 전재우 교수님은 친아들처럼 대해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는 분입니다.


7.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서적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이 책은 제게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본격적인 계기였습니다. 특히 초반의 안도 타다오의 인터뷰에서 나타난 그의 철학은 20살의 제게 감동의 눈물까지 찔끔 나게 할 정도였습니다. 그 외에 추리소설도 좋아하고, 가끔 에세이도 읽습니다. 추리소설을 읽으면 상상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추리소설을 보면 주인공들이 사실을 토대로 상상력을 발휘하고 그것을 검증하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이런 것들이 제 디자인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에세이를 읽으면 그 글에 공감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그것도 ‘타인과의 공감’이라는 디자이너의 소양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고전 추리소설 장미의 이름을 읽고 있습니다.


8. 디자인이란?

어릴 때는 뭔가 멋진 한마디 말로 디자인을 정의하기도 했지만,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디자인이 뭘까... 참 아이러니입니다.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이 공부할수록 디자인이 뭔지 몰라서 고민하고 있다니. 예를 들자면, 저를 비롯한 제품 디자이너들이 주로 하는 ‘새로운 기능의 제안’은 발명에 가깝지 않나요? 하지만 또 형태적으로 보자면 디자이너가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고... 일러스트는 또 어떤가요? 일러스트는 예술일까요? 디자인일까요? 아마 답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또 최근에는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분야가 디자인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디자인이라는 이유로 마치 조형을 공부했던 디자이너가 새로운 분야인 서비스 디자인에 뛰어들기 유리한 입지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분야는 UX에 관한 지식뿐만 아니라 상업적인 감각도 갖추어야 하는 분야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놓인 분야는 생각보다 방대합니다. ‘그 디자인’이 ‘이 디자인’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죠. 어떻게 보자면 이렇게 디자인은 태생적으로 한가지로 개념화가 될 수 없는 분야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디자인의 개념이 달라졌듯이, 디자인이 개념화될 수 있다면 전문화된 것을 적절히 포괄하기도 하고 가로지르는 유동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조심스레 들고요.


9. 앞으로 어떤 기업에서 어떤 디자이너가 되기를 꿈꾸시나요?

저는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유형입니다. 제품도 좋아하지만, 웹 디자인, 영상, UX, 브랜딩 등에 흥미가 있습니다. 디자인 외의 분야라면 책 읽기, 글쓰기, 기타 치기, 마술, 사진 찍기, 혼자 여행 가기 등등 이것저것 많이 하는 정말 오지랖 넓은 유형입니다. 굳이 요즘 기업에서 쓰는 말로 하자면 T자형 인재가 되고 싶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런 제가 어떤 기업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항상 일할 때 새로운 경험이 기대되어 가슴이 두근거릴 수 있는 디자인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제가 어떤 일을 하든, 제 마음속의 잣대가 흔들리지 않는 디자이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저만의 철학을 세우기 위해 여러 방면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후배들과 함께 교내에서 Lab 비슷하게 인문학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돌이켜 볼 시간도 없이 과제만 하다 끝나는 학교생활이 아닌, 그리고 사회에 나가서도 남들이 시키는 대로 다 하는 디자이너가 아닌, 적어도 자신의 잣대를 세울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자는 취지에서 말이죠.


10. 앞으로의 계획

확정해 둔 것은 아니지만, 우선 장기적으로는 국외 취업을 깊이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방학 동안 인턴을 구해볼 예정입니다. 원래는 KIDP에서 주최하는 국외 인턴사업에 지원하려 했지만, 이번 해에는 아쉽게도 그 사업을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경험 삼아 일단 어디든지 인턴을 구해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모은 돈으로 다음 학기에 휴학하고 혼자 여행도 가볼 계획입니다. 한때는 제 미래를 한 가지로 정해놓고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이었습니다. 그래서 멤버십도 매년 써보고, 공모전도 미친 듯이 해왔습니다. 그렇게 해도 제가 꿈꾸던 미래와 가까워지기는커녕 멀어지기만 하더군요. 처음에는 나 자신이 한심하고 절망스러웠는데, 막상 지나고 나니 오히려 미래의 제가 어떻게 성장할지 설레기도 합니다. 물론 막연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지요. 하지만 길이 보이는 사람도 이 길이 자신의 길이 맞는지 확신 못 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똑같은 고민, 결국 마음의 차이가 아닌가 싶네요.




  1. 2011/04/11 by 디자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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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대학 서동영, 김호선, 강예진 iF 컨셉 어워드 2011 수상

  2. 2011/04/01 by 디자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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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명대학교 박영우 iF 컨셉 어워드 2011 수상

  3. 2011/03/16 by 디자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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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명대학교 조철희 iF 컨셉 어워드 2011 수상

  4. 2011/03/09 by 디자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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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대학교 배기리 iF 컨셉 어워드 2011 수상

  5. 2011/03/01 by 디자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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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대학교 김영빈, 황성현 레드닷 컨셉 어워드 2010 수상

  6. 2011/02/23 by 디자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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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황영진, 인덕대학 오상길, 대진대 김예지 iF 컨셉 어워드 2011 수상

  7. 2011/02/20 by 디자인소리
    Views 89327  Replies 34

    청주대학교 이인호 iF 컨셉 어워드 2011 수상

  8. 2011/02/09 by 디자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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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대학교 류성용 Less Waste More Rights 2010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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