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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습니다. 골든트리에 관해 소개 부탁합니다.

골든트리는 서울에 있는 소규모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겸 출판사입니다. 인쇄 매체를 주로 다루지만, 특별히 매체에 제한을 두고 작업하지는 않습니다. 멤버의 구성은 유동적입니다. 초기 멤버는 총 3명(김나무, 안효진, 김민수)인데 최근에 다른 두 멤버가 독립하여 본인의 스튜디오를 운영하게 되면서 골든트리는 프레스로서의 면모를 강화하려 계획 중입니다. 출판 외에 커미션 작업이나 프로젝트는 독립한 기존 멤버들, 또는 다른 스튜디오나 프리랜싱 디자이너와의 간헐적 협업을 통해 진행합니다. 골든트리의 주된 관심사는 ‘문화, 예술, 사회의 영역에서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입니다. 따라서 주로 문화, 예술 분야의 클라이언트와 협업하며 사회, 문화적 이슈에 대한 리서치 프로젝트와 전시 및 출판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백남준 아트센터, 국립현대미술관, 아트센터 나비, 페리지 갤러리, 수원시립미술관, 아르코 아트센터, UN 평화기념관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Les Arts Décoratifs의 전시에도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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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디자이너님의 디자인기부 프로젝트를 보았습니다. 작업에 주제와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부탁합니다.
지콜론에서 기획한 디자인 기부 프로젝트의 하나로 진행한 문제제기형 포스터 작업입니다. 제목은 iL/Literate(읽고 쓸 수 있는/없는)이고, 제목에서도 추측할 수 있듯 문맹자를 위한 포스터였습니다. 문맹자를 위한 포스터를 다국어로, 그것도 타이포그래피로만 디자인했다는 게 역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문맹이 아닌,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을 위한 작업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읽고 쓸 수 없는' 경험의 공유와 더불어 그들을 위한 계몽, 또는 교육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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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는 늘 같은 답을 합니다. 매우 간단명료하지만 가장 어렵고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기도 하지요. 
“꾸준한 관심과 공부, 지독하게 어리석어 보일 정도의 연습과 실천, 마지막으로 작업에 대한 자신감과 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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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실 때 작업에 도움을 주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프로젝트를 ‘퍼즐'로 간주합니다. 내부적으로 골든트리 ‘퍼즐'이라 부르고요. 퍼즐 제작에 도움이 되는 ‘도구 상자'가 있습니다. 그 안에는 개념적 용어들, 디자인 사고와 실천을 돕는 도구들, 그리고 존경하는 인물들로 구성된 단어의 목록이 담겨있습니다. 이 목록의 구성은 가변적입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추가, 삭제, 수정됩니다. 해당 목록을 공유하고자 데이터베이스 이론에서 사용되는 ‘어떤 하나의 기준’으로 정렬했습니다. 그러나 이 단어들의 목록은 누구나 새롭게 재구성할 수 있도록 열려 있기도 합니다. 즉, 저희만을 위한 도구가 아닌 이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개방형 도구 상자입니다. 새롭게 재구성된 목록은 또 다른 의미와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 80/20 법칙, 겹치기, 경험, 고성능, 곡선, 과정, 기여, 나무, 낯선 두려움, 대응, 대체 문자, 덩어리로 나누기, 데이비드 라인퍼트, 데이터 시각화, 데이터베이스, 도표, 라슬로 모호이-너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 러스트, 레트라세트, 로베르 브레송, 맥락, 면, 모듈성, 목록, 무작위, 묶음화, 바이러스, 반복, 백과사전, 번역, 보관, 본질, 분류, 분배, 불완전성, 불확정성, 뿌리줄기, 삽입자막, 상향식 접근, 생성, 서사, 선, 수전 손택, 순서, 스텐리 큐브릭, 슬기와 민, 심성 모형, 안상수, 엘 리시츠키, 연대표, 열린 결말, 왜곡, 우연한 일치, 원근법, 원형, 원형 제작, 위계 소거, 윈드햄 루이스, 의도적으로 실수하기, 의태, 이탈로 칼비노, 자막, 장-뤼크 고다르, 재맥락화, 저성능, 절차 결정, 점, 정렬, 조르주 페렉, 지도 제작술, 차원, 체계, 축소, 층위, 코드, 크기, 크리스 마르케, 타일 깔기, 탐색, 투사, 특수 인쇄, 패턴, 페르소나, 표, 표기법, 표시, 피드백, 피터 그리너웨이, 하멧 누로시, 행동 유도성, 행렬, 허먼 멜빌,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혼돈, 확대, 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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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트와 작업하면서 불가피하게 갈등이 발생할 경우에는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클라이언트와의 작업이든, 동료와의 협업이든, 연인 사이의 말다툼이든 가장 좋은 해결책은 ‘솔직한 대화'라 생각합니다. 보통 갈등의 발생은 예상된 궤도를 벗어날 때 생기는데 이때 문제를 인정하고, 궤적을 파악하여 그 해결책에 대해 머리 맞대고 대화를 나누어 궤도를 수정하면 됩니다. 대화를 위한 상호 신뢰와 책임감은 너무나 당연한 전제 조건이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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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 작업을 하셨는데, 그동안 했던 작업 중에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라기보다 골든트리 디자인의 ‘전환점'이 된 몇몇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첫 전환점은 미국에서 공부할 당시 석사 논문이었던 <F1984T2008>(2009) 입니다. <F1984T2008>은 리즈디 그래픽디자인 석사과정 논문의 제목입니다. 미국에서의 2년 간의 공부를 한 권의 책으로 정식 출판했는데요. 기획부터 편집, 교정, 교열, 윤문, 조판, 인쇄, 제본 등을 모두 아우르며 작업했던 점이 어려웠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두 번째  전환점은 네덜란드에서 진행했던 <투데이즈아트>(2008) 프로젝트입니다. <투데이즈아트>는 네덜란드라는 낯선 환경에서 작업했던 결과물이라 더욱 의미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광범위한 매체—아이덴티티, 책, 잡지, 신문, 영상, 미디어파사드, 웹사이트 등—를 다루었던 경험이 폭넓은 시야를 갖추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귀국 후에는 본격적으로 커미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프로젝트를 통해 미술관을 위한 그래픽 디자인 작업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있었고, 백남준아트센터의 프로젝트는 협업의 가치와 의미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아트센터 나비의 프로젝트는 프로젝트 관리와 소통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고, 페리지 갤러리의 전시 그래픽 디자인은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의 정체성이 꾸준한 작업을 통해 어떻게 규정될 수 있는지 보여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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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막으로 골든트리가 꿈꾸는 비전에 대해 한 말씀 부탁합니다.
원대한 꿈을 꾸기보다 앞으로도 꾸준히 작업하는 것, 그리고 그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규모와 비용의 경제에 휘둘리지 않는 자주적 디자인을 지속한다면 자연스레 주변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고, 그 토양 위에서 또 새로운 싹이 틀 수 있지 않을까요? 비록 그것이 미약하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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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_디자인소리 미디어 콘텐츠팀 지연서

문의_070-7740-4445, info@desig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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