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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카메라 아시나요? 지금의 10대들에게 인스타그램과 보정 앱 등이 필수라면, 30대 중반에 막 접어든 저에게 스티커 사진과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90년대 후반 & 2000년대 초반 여고생, 여대생들의 필수 아이템이었습니다. 이메일과 SNS가 발달하기 직전의 시기에 뽀얗고 몽환적인 화질, 콤팩트 한 사이즈의 즉석 사진에 유성펜으로 메시지를 적어 친구들과 나누어 가지던 것이 큰 유행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까페나 웨딩 테이블을 꾸미는 인테리어 용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죠? 이번 시간에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디자인 & 마케팅 전략을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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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카메라의 시작

 

1948년 폴라로이드 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에서 개발한 만든 즉석카메라로 이 제품이 워낙 유명해서 다른 즉석카메라 들도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명칭하게 되었습니다. (짜장라면 - ‘짜파게티’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논리죠.) 사단에 흰 여백이 있고 인화액을 품고 있는 주머니가 들어가 있습니다. 작동 시 그 안에 인화액을 품고 있는 주머니가 터지면서 사진 인화가 시작됩니다. 따로 필름이 없는 구조다 보니 사진은 단 한 장밖에 인화하지 못합니다. 촬영하면 즉석에서 바로 사진이 나오는 특성 때문에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필름을 인화하려면 사진관을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고 긴급한 상황에서는 필름이 인화되기를 기다릴 시간도 없을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한동안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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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카메라의 전성기

 

일본의 대표적인 카메라 & 필름 메이커인 후지필름은 1998년 10월 여고생과 젊은 여성들 타깃으로 <인스턴스 미니 10 Instax mini 10> 닉네임 <체키 チェキー>라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발매합니다. 디자인은 기존의 ‘검은색의 둔탁한 바디’가 아니라 ‘다양한 컬러의 귀여운 바디’로 가격은 10,000엔 (약 한화로 10만 원), 필름은 10장에 700엔 (한화 7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출시, 최고 인기 남자 아이돌 모델을 기용, 핫 플레이스인 시부야의 109빌딩에서 프로모션을 하는 등 철저하게 여고생과 젊은 여성들을 타깃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결과, 2002년에만 1,000만대를 판매할 정도로 대히트를 기록하게 됩니다.

 

90년대 후반 <푸리 쿠라プリクラ>라는 스티커 사진기가 도쿄 시부야의 여고생들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끈 뒤, 그 대세를 <체키>가 이어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체키>의 반짝인기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디지털카메라와 모바일 폰의 출현으로  2004년에는 100만대, 2006년대는 120,000대만 판매될 정도로 드라마틱한 하강 곡선을 그리게 됩니다. 단 한 장의 사진밖에 인화하지 못하는 즉석카메라는 사진을 업로드하고 SNS에 공유하는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채 하늘을 찌를 듯 한 인기는 단시간에 거품처럼 사라지고 말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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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부활, 아날로그 감성!

 

<체키>의 전성기가 끝나감에 따라 후지 필름은 모든 신규 개발과 광고를 중지하게 됩니다. 결국 2008년 폴라로이드사에서 자사의 즉석카메라와 필름 생산을 중지 하겠다는 발표를 하게 되면서 이제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기적이 일어나는 법이죠. 한국 드라마에 추억을 담는 상품으로 출연하게 된 것을 계기로, 중국의 유명 모델이 블로그에 소개하는 등 20대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합니다. 동남 아시아 시장의 매출 상승을 계기로 후지필름은 시장조사를 통해 2012년 11월 체키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인스탁스 미니 instax mini 8>을 출시하게 됩니다.

 

헬로키티, 디즈니 등 다양한 캐릭터들의 공식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개발 및 출시하고 다양한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이게 됩니다. 이후에도 최근 20~30대 여성들이 셀피(셀프카메라)를 즐긴다는 점을 착안, ‘셀피 모드’를 새로 탑재, ‘또 음식 사진이나 야경 등을 찍을 때도 자동으로 노출을 조절해주는 ‘자동 노출 제어’ 기능을 추가, 디자인 부분에서도 레트로 느낌이 물씬 풍기는 클래식 디자인을 선보이는 등 아날로그 감성에 충실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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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유행상품이 아닌, 변함없이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후지필름의 성공 전략은 시대 변화에 따른 마케팅의 포인트 이동에 있습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 가장 큰 특징인 ‘즉석 인화’ 라는 기능 중심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 보다는 소비자의 감성’을 불러 일으키는 ‘순간의 추억’, ‘아날로그 감성’ 등을 핵심 슬로건으로 내세웠습니다. 소비자 타깃을 젊은 여성과 여고생으로 포커스 시켜, 다양한 컬러, 귀여운 바디, 인기 캐릭터와 콜라보레이션 등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였고 정기적으로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하여 마니아를 육성시키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트랜드와 니즈에 따라 기능을 조금씩 업그레이드 해가면서도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가진 특유의 <몽환적 아날로그 감성>을 마케팅 포인트로 꾸준히 밀고나가, 최근 들어서는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전성기 시절을 함께했던 30대 중후반, 40대 초반의 여성들에게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상품’으로 다시금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반짝인기를 끌었던 한 시절의 유행 상품이 아닌 꾸준히 오랫동안 사랑받는 저력 있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상품의 기능 이상을 뛰어넘는 감성 마케팅, 여러분들의 상품은 소비자들에게 어떤 감성을 자극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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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라쿠텐 모바일 마케터 정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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