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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습니다. 스튜디오 모임 별에 관해 소개 부탁합니다. 

네. 반갑습니다. 저희는 지난 2000년 우연히 어울리게 된 친구들의 술 모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술 모임이 자연스레 함께 음악을 만들고 연주/녹음하는 밴드가 되었고, 한 걸음 나아가 저희가 만든 음악이 담긴 콤팩트디스크가 포함된 ‘월간뱀파이어’라는 비정기간행물을 발간하는 팀(http://byul.org/)이 되었습니다. 잡지를 만들어 유통하고, 포스터를 만들며 공연을 하는 과정 중 외부의 디자인 의뢰 등이 조금씩 들어오게 되어 하나둘씩 처리하다 보니 지금은 브랜딩에서 커스텀 소프트웨어 개발 등 여러 종류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구성원들이 개별적인 직업을 가진 상태에서 프로젝트별로 필요에 따라 모여 작업을 수행하고 돌아가는 식으로 팀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허유는 종로구 계동에서 10여 년째 패션 편집매장이자 공방인 LAMB를 운영 중이며, 이윤이는 미술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이선주는 개인적으로 Nice Age라는 북디자인 전문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고, 조월은 소프트웨어 디벨로퍼로서 국내외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며 대학에서 프로그래밍과 관련한 강의들을 맡고 있습니다. 장우철은 GQ Korea의 에디터로 일하고 있고, 조태상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기본 방향을 설정한 후 팀 내외 구성원/업체들을 조합/조정하고, 작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디렉터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지난 궤적들 중 일부가 홈페이지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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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인적으로 특별하게 관심을 두는 주제가 있으신가요? 있다면 그 주제와 이유가 궁금합니다. 
딱히 주제라고 할만한 것은 없고, 당장은 물론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도 괜찮게 받아들여질 만한 무언가들을 만들고 싶습니다. 정도에 차이는 있겠으나 어느 분야에나 있게 마련인 온갖 트렌드들로부터 벗어나 있는, 독자적이면서도 정말 멋진 것들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당장 성과를 원할 수밖에 없는 클라이언트가 있는 프로젝트들 속에 그런 바람들을 녹여내는 과정이 여러모로 쉽지 않습니다만. 그리고 평소 자주 보는 잡지나 작업물은 조선일보, 경향신문, 로이터통신 트위터, 아사히신문 한국어 트위터, The New Yorker, WIRED, theverge.com, Eric Asmov 트위터, MIT Media Lab 트위터, 등 보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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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인하면서 가장 재미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다양한 분야의 클라이언트들과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다 보니 미처 경험이 없는 매체를 다뤄야 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초창기 저희 중 아무도 전공 또는 경험이 없던 시각디자인, 인쇄, 웹에 대해 본격적으로 배우게 된 것도 의뢰받은 일들을 처리하면서였고, 이후 클라이언트로부터 ‘혹시 이런 것도 동시에 해줄 수 있는가?’라는 문의를 받는 과정을 통해 일러스트레이션, 편집, 광고/이벤트 기획-연출, 화보/영상 촬영, 각종 설계 및 제작/시공, 네이밍/브랜딩, 인터랙티브 조형물 기획/설치,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 등을 익히고 연마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시행착오와 실패도 없지 않았으나 꾸준히 새로운 분야에 대해 연구하고, 방법과 도구를 만들어 가며 답을 찾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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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광고기획사, 이벤트-홍보업체 혹은 중대형 디자인업체들 위주로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가 독점된 국내의 갑을 피라미드식 하청 구조에 속하지 않기 위해 애쓰며 이런저런 노력을 해왔습니다. 초창기엔 런던 등의 3~4명 규모 스튜디오들이 어떻게 유명 브랜드/기업의 아트디렉션 프로젝트들을 수주하여 실제 진행하는지 무척 궁금했던지라, 한동안 동경에서 지내며 일을 지켜보는 과정을 통해 어렴풋하게나마 깨달은 바가 있다면 일단 사람들의 기본 인식 자체가 매우 다르기도 하지만, 결국 어디서 활동하건 우리 자신이 하나의 씬(scene)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미약하게나마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동시에 프로젝트 결과물의 완성도를 피라미드 소속 업체들의 그것보다 높이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결국,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클라이언트의 만족을 넘어 브랜딩/디자인/컨설팅 작업의 최종 종착지인 타겟 소비자에게까지 매력/이익이 될 수 있는 해답을 찾고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역설적이게도 클라이언트 자체가 프로젝트의 성공에 가장 큰 걸림돌인 경우가 있습니다. 온갖 일들을 겪다 보니 그런 문제와 위기의 순간들을 어떻게든 풀어내는 것 또한 저희에게 의뢰되는 작업 일부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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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하다 보면 마음에 드는 작품도 나오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때는 어떻게 하나요? 
재작업을 할 수 있을 만큼 시간이 충분한 경우는 거의 없기에, 완전히 망하거나 오히려 신선하거나 좋다는 반응을 얻거나, 둘 중 하나인듯싶습니다. 다만 좋지 않은 상황을 만족스러운 결과로 마무리 짓기 위해선 정말 많은 노력 그리고 큰 행운이 있어야 하는데 안되는건 절대 안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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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영감을 주는 특별한 장소나 물건이 있나요? 
영감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예술 또는 디자인 분야와 관계없는 직종에서 일하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건강한 기운을 얻는 동시에 감각과 판단의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소위 창의적이라고 알려진 분야의 시스템 그리고 그곳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표면적인 정치적 입장을 떠나 전반적으로는 오히려 더 경직되어 있고, 고루하며 보수적인 편이라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자신이 그런 이들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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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막으로 스튜디오 모임 별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내세울 만한 얘기는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이루어야 할 목표나 고집할만한 원칙들을 만들지 않은/못한 점이 저희가 오랜 시간동안 이 관계/팀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상대적으로 디자인/디렉션 프로젝트들에 투입하는 시간/자원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나날들이 꽤 흘렀음에도, 구성원들 모두가 저희 일상을 기록하는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고 녹음하는 밴드로서의 정체성을 여전히 가장 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안 좋은 시각으로 평가받자면 너무 느슨하고, 어떻게든 좋게 얘기하자면 유연하다 할 수 있을 텐데, 앞으로 얼마동안 더 작업들을 이어갈 수 있을는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언제나처럼 당면한 과제들부터 차근차근 해결하며 지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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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_디자인소리 미디어 콘텐츠팀 지연서

문의_070-7740-4445, info@desig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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