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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립 예술학교(RCA), 한국 삼성, 핀란드 노키아를 거쳐 미국 시애틀의 마이크로소프트까지, 글로벌 인터렉션 디자이너의 길을 걷고 있는 김재엽 디자이너의 이야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디자이너 김재엽입니다.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 인공지능 어시스턴트 팀에서 인터렉션 파트를 리드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구글 어시스턴트나 아마존의 알렉사처럼 코타나라는 이름의 어시스턴트를 사용합니다. 기본적으로 윈도우10에 빌트인 되어있는데 엑스박스, 스카이 엣지 브라우저 등 전반적인 MS 제품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곳이 인큐베이션 디자인 팀이라고 선행디자인을 하는 팀입니다. UX 디자인뿐만 아니라 보이스 UI, 내추럴 UI 등을 바탕으로 신규 AI 서비스, 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팀이죠. 지금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곧 출시될 인공지능형 IOT 디바이스가 있고 기업형 AI 디바이스가 있습니다. 저는 보통 보이스UI, 내추럴 인터렉션, 사운드, LED 라이트 이런 전반적인 디바이스 경험에 관한 것들에 대한 것들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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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요?

제가 했던 작품 중에는 MOMA 에서 전시했던 ‘더 메신저’라는 작업과 ‘리빙 윗 로봇’이라는 작업으로 헬싱키 디자인 위크,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등에서 작업을 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표적인 작업은 작년에 MS 에서 머신 러닝 AI 컨퍼런스에서 발표했었던 ‘AI 페이셜 스크럽처’ 라는 작업입니다. 이 작업은 표정으로 디지털 조형물을 만들고 그 조형물을 3D 프린팅 해줍니다. MS 에서 매년 열리는 이벤트로서 보통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나 데이터 엔지니어들이 자기가 만든 알고리즘, 기계 모델을 발표하는 자리입니다. 저는 처음으로 디자이너로서 참가하게 돼서 굉장히 뜻깊은 자리가 아니었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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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인만의 작업 프로세스가 궁금합니다.

제가 즐겨 하는 작업의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Thinking through making’ 만들면서 생각하기라는 프로세스입니다. 일반적으로 UX 디자인 프로세스라기보다는 전반적인 디자인 영역에서 사용할 수가 있고 리서치를 통해서 인사이트를 얻고 문제점을 정의하고 브레인스토밍하는 일반적인 프로세스가 아니라 바로 메이킹 단계로 넘어가는 거죠.

 

그래서 그것이 스케치나 종이로 만든 낮은 수준의 프로토타입을 계속 만들면서 문제를 정의하고 인사이트를 얻고 그런 반복을 통해서 발전시키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도출된 결과물이 20개에서 많게는 100개까지 나옵니다. 이 과정을 잘 문서화하면 나중에 자신만의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계기가 생기기도 하죠. UX 디자인 프로세스보다 굉장히 디자인 주도적인 성격을 띄어서 저희가 보통 UX 디자인 프로세스를 가다가 논리에 막히거나 아니면 뭔가 기존의 방법에 갇혀있을 때 이 방법을 쓰면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프로세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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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취업 스토리를 말해주세요.

저는 뉴욕 파슨스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를 전공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처음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뉴욕의 스케이트보드 문화, 힙합 문화 등 스트릿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에코 언리미티드(ECKO UNLTD) 라는 힙합 회사에 취업해서 티셔츠 안에 들어가는 그래픽을 많이 디자인했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모션 디자인과 미디어 디자인에 관심이 생겨서 엘에이로 장소를 옮겼습니다. 트로이카(TROIKA)라는 회사에서 모션 디자인 인턴을 하면서 미디어 디자이너로서 활동을 시작했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렉션 디자인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는데 디자인과 테크놀로지가 함께 만났을 때 생기는 그 다양한 시도들과 변화들이 굉장히 매력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UX 디자인이라는 말도 사용하지 않았을 때고 관련 정보가 많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디자인과 테크놀로지를 어떻게 사용하지 어떤 관계가 있지 라고 질문을 하며 막연하게 석사 지원을 했었죠. 런던으로 넘어가 영국왕립예술학교에서 본격적으로 디자인 인터렉션을 전공하면서 인터렉션 디자이너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후에 삼성전자에 입사해서 스마트 TV 에 나오는 제스처 인터렉션이나 보이스 인터렉션 이 부분에 대해 작업을 했습니다. 그때 당시 IOT 사물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막 도입될 때였죠. 갑자기 그 기술에 관심이 쏟아지면서 '디자인이랑 어떻게 연결이 될 수 있을까' 하면서 알아보던 중이었습니다. 핀란드로 넘어가서 노키아에서 스마트 스피커든 루미아폰에 대한 IOT 디바이스, 이 부분에 인터렉션 디자이너로서 일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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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어떤 디자인을 하고 계시나요?

지금은 인공지능 분야에 관심이 커져서 현재 시애틀 마이크로소프트 인공지능 팀에서 인공지능이란 새로운 기술로 사용자들이 좀 더 편리하고 효율을 높이는 제품을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미주와 유럽을 여러 도시를 거치면서 소중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나라를 먼저 생각하고 그곳에서 나에게 맞는 일을 찾기보다는 제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에 좀 더 초점을 맞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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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었을 때, 그 기술이 우리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해 생기는 사회적 문화적인 변화에 대해서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기술들을 리서치하고 그 흐름을 테이크 트렌드를 따라가다 보니, 다른 도시들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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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취업을 할 때 중요한 것은?

화이트보딩은 언사이트 인터뷰를 할 때 한 시간 정도를 딱 주고 이런 문제를 해결해봐라 이런 식으로 임기응변 능력을 보는 테스트입니다. 그래서 화이트보드를 이용해서 사고 과정을 그린다든가 아니면 다이어그램을 사용한다든가 하면서 본인 아이디어를 설명합니다. 제 생각에는 한국 디자이너들은 언어와 더불어 이런 부분이 조금 약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만약 해외 취업을 준비 중이신 분들이 있다면 포트폴리오뿐만 아니라 이런 디자인 엑서사이즈 화이트보딩 테스트 같은 것도 같이 준비하시면 효과적으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디자인의 역할이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인공지능 팀에 있다 보니까 회사 분위기가 조금 팩트 위주로 흘러갑니다. 자연스럽게 인공지능이라는 대전제에 디자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AI 는 인간 형상을 한 지능이 높은 로보트를 많이 보여줍니다. 하지만 AI 라는 기술은 딥러닝을 포함해서 머신러닝 내추럴 랭귀지 프로세싱, 비젼 AI, 스피치, 빅데이터 등 여러 기술의 조합입니다. 그래서 AI 서비스와 제품을 만든다고 했을 때 이 기술들을 조합하고 활용하면서 만든 제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런 기술들을 조합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이전에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실수 같은 것들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면 구글 포토 앱에서 사용자의 흑인 친구가사진이 찍혔는데 거기에 고릴라라고 태그를 달던가 또는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봇에서 히틀러는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다 라는 막 말을 하는 것들이죠. 거기서 AI 가 그거에 대한 반응으로 하는데 필터링을 저희가 달지 않았던 겁니다. 이런 오류들이 나오면서 개발자들이 나와가지고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공지능형 제품을 만들 때 이런 기술을 강조하는 것보다는 사회적인 편견을 제외시키고 다양한 각도로 접근하는 게 되게 중요해졌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게끔 도와주는 것이 디자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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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인간 중심의 소통,인간 중심 디자인의 프로세스를 갖고 디자인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저희 디자인 팀도 AI 원칙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그런 몇 가지 원칙들을 만들어서 사용자들의 다양한 문화와 경험을 존중해서 디자인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Design for AI 라는 디자이너 리서치 업 그룹이 있었습니다. 사내에서 만들어진 그룹인데 그때 AI 제품을 디자인할 때 윤리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라던가 휴먼 AI 인터렉션의 가이드라인 등을 만들어서 배포를 했습니다. 이 부분은 MS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를 한 거라서 여러분들이 아마 검색을 하시면 금방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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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목적을 말씀해주시겠어요?

기업에서는 매년 새로운 소프트웨어도 나오고 하드웨어 제품도 계속 나오는데 이제 나오는 제품들을 보면 물론 우리의 삶을 개선해주는 제품들도 있지만 이 모든 제품들이 꼭 우리에게 필요한가 이런 생각도 가끔합니다. 너무 기업의 이윤을 목적으로 한 제품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오고 있다 라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회사를 다니면서 이런 불필요하고 과장이 심한 프로젝트가 저한테 들어오면 저는 좀 마음이 어렵습니다. 디자이너도 이 가치를 믿지 않는데 사용자들은 과연 좋다고 느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행동 속에 녹아들 수 있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디자인을 하고 싶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제가 디자인한 제품이 사회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치는 디자인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작 : 디자인소리 미디어 콘텐츠팀 ( sori@designsor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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