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을 형성하는 것 이상입니다. 일본 Ateliers Takahito Sekiguchi의 디자인 철학은 자연과 인간의 활동, 문화와 환경을 교차시키며 하나의 유기적인 구조를 만들어내는 데 중점을 둡니다. 타카히토 세키구치 대표는 건축을 '숲'처럼 바라보며, 모든 요소가 상호작용하고 자연스럽게 결합될 때 비로소 진정한 건축이 완성된다고 말합니다. 현대 시대의 건축가로서 무엇을 해야할 지,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할 지와 함께 자연스러운 건축의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일본 아틀리에 타카히토 세키구치 건축 설계 사무소의 대표 타카히토 세키구치입니다. 우리 회사의 철학은 디자인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재료, 가구, 인테리어, 건축, 도시, 사회, 자연, 환경 등 모든 것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여 자연스러운 건축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건축가뿐만 아니라 구조 엔지니어, 환경 엔지니어, 건설 엔지니어, 조경가, 가구 엔지니어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함께 작업하는 전방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미적, 기능적, 환경적, 사회적, 비용적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새로운 건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대표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세요.
Hair room TOARU : 이 프로젝트는 일본 농촌 지역 도로변에 위치한 미용실로, 차량들이 드나드는 도로와 숲으로 둘러싸인 곳에 있습니다. 과거 이 지역의 서쪽 강을 통해 목재를 도쿄로 운반했었던 곳이죠. 클라이언트는 밝고 높은 천장, 녹음,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환기, 지속 가능한 건축물을 원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미용실의 활동과 도시 풍경, 문화를 건축적으로 재조합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헤어 컷트 공간은 큰 거울을 2.3m 간격으로 배치하고, 그 사이에 큰 목재 카운터가 설치되었습니다. 이들은 각도와 나사만을 사용한 간단한 방식으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적절한 재료를 적합한 장소에 사용하여 내화성과 환경 성능을 확보하고, 목재의 결을 최대한 살리면서 건축의 무게, 열 부하 및 비용을 줄였습니다. 지붕 사이로 들어오는 간접광과 흐르는 바람은 자연스러운 환기 효과를 가져옵니다. 내외부의 식물들은 건강한 실내 환경을 만들어주죠. 과거 강을 통해 운반되었던 목재를 하늘에 떠 있는 지붕으로 표현하고, 도로를 지나가는 자동차의 반사를 건축에 반영하여, 과거와 현재의 풍경을 이어줍니다. 컷트 공간의 거울은 마을의 풍경을 담고, 그 안에서 자신을 비추는 역할을 합니다. 미용실의 작은 활동 요소들이 건축적으로 결합되어 다층적인 자연스러운 공간을 창출했습니다.
프로젝트에서 가장 도전적이었던 부분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가장 도전적이었던 부분은 건축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어떻게 연결하고, 그 재료를 자연스럽게 활용하면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토아루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거울은 가구이자 벽, 구조물, 빛을 증폭하는 장치이며, 동시에 녹음과 도시 풍경을 반영하는 스크린 역할도 합니다. 목재 카운터는 가구이자 지붕, 바닥, 환경 성능을 향상시키는 재료로, 지역 문화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이 건축은 가구를 만드는 방식과 유사하게 설계되었습니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다양한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혼합되어, 건축이 나무와 숲의 일부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건축은 외관, 내관, 디자인, 구조, 설비 등 여러 요소로 나누어져 설계됩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서는 모든 요소를 평면적으로 배열하여 건축을 창조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전문가들이 초기 단계부터 함께 참여했으며, 구조, 설비, 가구, 조경, 목재 공급자, 건설업자, 미용실 전문가 등이 협력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마치 숲의 나무들이 지하의 균류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것처럼, 이 프로젝트는 여러 요소들이 건축으로 상호작용하며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공간을 이루는 요소 중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건축과 공간을 창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는 단지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개별적인 부분들의 합이 아니라, 모든 부분이 결합되어 전체적으로 새로운 특성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인간 활동이나 재료, 가구 등의 작은 규모부터, 건축, 도시, 문화, 환경 등 큰 규모의 요소들까지 고려합니다. 또한 장소, 기능, 공간, 시간, 그리고 고객의 요구와 같은 다양한 요소들을 추출하여 이들을 어떻게 차별화하고 결합할지 고민합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각 요소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사물, 공간, 건축, 도시, 시간 사이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숲을 단순히 숲으로 볼 것인지, 나무들의 집합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그 구성 요소인 뿌리, 줄기, 가지, 잎으로 보느냐는 관찰자의 의식, 시각, 위치, 스케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완성된 건축과 공간도 어떻게 인식되고, 무엇이 물질로 보이며 무엇이 현상으로 보이는지에 대한 문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하나의 지각적 스케일에서 다른 스케일로 미끄러져 들어가며, 이원성과 비이원성 사이를 오가는 구체적인 공간 체험을 창출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자연 재료를 활용한 건축을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귀사의 디자인에서 자연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자연을 반영하는 것은 제가 생각하는 ‘자연’적인 건축을 창조하는 한 요소일 뿐입니다. 환경을 고려한 재료와 설비 계획, 그리고 녹음이 둘러싼 실내외 공간을 만드는 것처럼 자연적인 행동도 중요하지만, ‘헤어룸 토아루’ 프로젝트에서 거울과 카운터를 건축의 일부로 다루고, 벽, 지붕, 바닥, 개구부를 가구처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인위적인 접근 역시 중요한 요소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연은 단순한 녹지나 자연환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하고 자가 조직화되어 하나의 전체를 이루는 자연계의 복잡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는 건축에서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창출하는 제 기준이 됩니다. 최근 많은 건축들이 내부와 외부의 연속성, 녹지와 도시의 연속성,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고 있지만, 저는 이러한 복잡한 요소들을 건축적으로 통합하고, 사물과 일이 다층적으로 혼합된 자연적인 건축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지금 이 시대의 건축가로서 무엇이 변화해야 하고, 무엇을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건축이 환경과 분리되어 균질하게 제어되는 방식에서, 환경과 얽혀 상호작용하는 건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물의 건설과 운영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에너지 배출량의 약 40%를 차지합니다. 재생 가능 에너지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 세계 1차 에너지의 약 85%는 화석 연료에서 나오기 때문에, 건축은 에너지 절약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건축에서 변화해야 할 부분은 많지만, 제가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건축'은 시대를 반영하는 동시에, 건축이 본질을 잃지 않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틀리에 타카히토 세키구치의 작품이 어떻게 기억되기를 원하십니까?
저는 우리의 작업이 클라이언트의 생각, 인간의 활동, 건축, 도시, 환경, 자연 간의 연결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네트워크를 형태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의식, 위치, 사물, 그리고 스케일이 존재하며, 이 요소들을 연결함으로써 아름다움, 편안함, 지속 가능성을 갖춘 새로운 풍요로움을 창출하고자 합니다. 만약 제 작업이 21세기 건축과 환경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기억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디자인소리 에디터 김보아 (sori@desig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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