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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NT KIT의 홍민아 디렉터는 브랜드를 하나의 유기적인 주체로 바라봅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브랜드가 스스로 진화하며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도록 돕는 것이 프론트킷의 철학이자 목표입니다. 로컬 브랜딩부터 국제문화교류 분야까지, 홍민아 디렉터는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본질을 탐구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해 왔습니다. 특히 로컬 브랜딩과 공공 프로젝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열정은 프론트킷만의 독창성을 빛나게 하죠. 브랜드와 생존, 그리고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한 그녀의 통찰과 프론트킷의 여정을 함께 만나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프론트킷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홍민아입니다. 프론트킷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단순히 고정된 개념으로 보지 않습니다. 아이덴티티는 외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브랜드 또한 시대와 사회적 흐름에 맞춰 진화합니다. 브랜드는 단순히 소모되는 객체가 아닌, 지속적으로 타자와 교류하며 발전하는 주체입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것이 프론트킷의 목표이자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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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서해안 친환경 주간, 친해하는 서해안 >

 

 

 

대표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세요.

‘2022 서해안 친환경 주간’의 통합 브랜딩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메인 행사와 5개의 하위 행사에 대한 네이밍, 아이덴티티, 키비주얼을 개발하고, 행사 목적에 맞는 디자인 어플리케이션(영상물, 팝업 스토어 등)을 포함한 작업이었습니다. 친환경 행사에는 환경 문제의 공감과 실천을 요구하는 공통의 전제가 있지만, 서해안에 대한 인식 변화와 정서적 거리감을 좁히는 니즈도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친해하는 서해안’이라는 버벌 아이덴티티를 제안하고, ‘친애하다’를 행위적 표현으로 확장한 네이밍을 사용했습니다. 시각적으로는 서해안의 고유한 특징인 갯벌, 일몰, 바다의 상호작용을 상징하는 키비주얼을 개발하여 서식, 공간, 홍보 등 다양한 디자인 어플리케이션에 적용했습니다. 이 디자인 시스템은 5개 하위 행사(서해안 모멘트, 그린어스 캠핑 페스티벌, 블루어스 플로깅, 서해안 도보 생태체험, 서해안 기술 워크숍)에 확장 가능하게 적용되어, 각 행사의 특징에 맞는 디자인 베리에이션으로 일관성을 도모했습니다.

 

다음으로, 로컬 브랜드 ‘더덕몽’의 통합 브랜딩입니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식용으로 사용하는 토종 작물인 더덕을 3대째 생산해 온 더덕몽은, 혁신적인 발상으로 더덕을 식품화하고 그 맛과 가치를 세계에 알리며,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지역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자 했습니다. 프론트킷은 더덕의 꿈을 상징하는 브랜드 네이밍과, 전 세계를 누비기 위한 더덕의 미식 여행을 컨셉으로 브랜드 스토리를 개발했습니다. 또한, 브랜드의 강렬한 인상을 위해 더덕 묶음의 실루엣을 모티브로 심볼을 개발하고, 불규칙한 패턴을 사용하여 더덕포, 더덕무침, 더덕라떼, 더덕페스토 등 다양한 제품군의 그래픽 비주얼을 구축했습니다. 또한,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웹사이트 개발, 전시 부스 조성, 오프라인 체험공간 설계 및 시공 등 통합 브랜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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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ntkit_deodeokmong_1.png< 더덕몽 >

 

 

 

프로젝트 진행 시 의미 있었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로컬 기업은 자원이 제한적이고, 브랜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차이가 있어 장기적인 브랜딩을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더덕몽도 다양한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을 이어왔죠. 그 과정에서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문제의식에 대한 공감과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소통 덕분이었습니다. 사업적 위기나 중요한 판단이 필요할 때,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함께 고민하면서 쌓은 신뢰는 포장 디자인부터 카페 시공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브랜딩 흐름을 견고하게 만들었습니다. 한편, 사업의 방향타가 되어줬던 것은 브랜딩 앞단에 구축한 브랜드 전략이었습니다. 브랜드 가치를 어떤 자산을 통해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명확한 전략이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죠. 그 결과, 더덕몽은 ‘전방위적 브랜드 통일성’을 갖춘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국내외 매체의 주목을 받으며 다양한 콜라보와 플랫폼 제안을 받는 등 6차 산업의 새로운 성공 사례로 한 걸음 더 성장해 가는 중입니다.

 

 

 

프론트킷이 정의하는 좋은 디자인은 무엇인가요?

브랜드 디자인에 한정해 말하자면, 먼저 브랜드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포스트구조주의는 개인의 정체성이 다양하고, 모순적이고, 유동적이며, 시간과 사회적 공간 안에서 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데, 저는 이러한 특징이 브랜드 정체성에도 유사하게 적용된다고 봅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역시 변동성과 다양성을 지니고 시공간적 맥락 속에서 변화하죠. 그런 점에서 좋은 브랜드 디자인은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는 데서 나옵니다. 프론트킷은 ‘Transformable Stability’라는 개념을 중시합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변화하면서도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디자인할 때, 디자이너는 맡은 브랜드에 대해 진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브랜드의 다양한 주체들과 소통하고 함께 고민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도 필수적입니다. 저는 멤버들에게 리서치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강조하며, 무엇보다 진정성을 중요시합니다. 비록 구태의연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저는 이러한 덕목을 지닌 디자이너들의 ‘잘 앎’에서 나오는 창의성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이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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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프로젝트, 국제문화교류, 로컬 브랜딩 등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이 중에서도 로컬 브랜딩 프로젝트가 궁금합니다. 로컬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로컬 브랜딩을 처음 경험한 것은 ‘파머스파티’와 ‘춘천낭만시장’ 프로젝트였습니다. 이를 통해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정체성이 브랜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그들의 의지와 열망이 브랜드를 얼마나 빛나게 하는지 그리고 디자이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습니다. 그 이후 로컬 브랜딩을 맡을 때마다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네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한 가지 문제의식이 생기더군요. 우리가 열심히 만든 로컬 브랜드들이 왜 지속하기 어려울까? 가치 있고 멋진 브랜드라도, ‘생존 싸움’에서 견디지 못하면 도태되기 쉽습니다. 브랜딩이 비즈니스를 견인할 수 있을까? 저는 결국 이러한 딜레마를 느끼게 되었죠. 업계에서 오랜 시간 일을 했다는 건, 열정적으로 만든 브랜드가 변하거나 사라지는 경험이 적지 않다는 뜻이니까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BA를 통해 비즈니스 관점을 넓히고, 로컬 비즈니스의 수명 연장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또한, 전문가들과 만남을 가지며 소상공인 컨설팅 및 코칭에 참여해 현장의 니즈를 계속해서 수집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로컬 브랜딩뿐만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다양한 브랜드에 대한 시각이 넓어졌고, 그 덕분에 지금도 로컬 브랜딩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임하고 있습니다.

 

 

 

공공이나 로컬 프로젝트는 경쟁이 치열할 것 같아요. 프론트킷은 어떤 점을 어필했고, 다른 디자인 스튜디오와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프론트킷은 버벌 아이덴티티를 통해 언어적 세계관을 구축하고,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브랜드의 유무형 자원으로 확장합니다. 우리는 브랜드 서사의 개발부터 온오프라인 경험 공간의 구축까지 실질적인 브랜드 전략을 바탕으로 입체적이고 견고한 통합 브랜딩을 지향합니다. 이로 인해 기획부터 실행, 생산, 유통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자립적 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친해하는 서해안’, ‘카카오뱅크 ESG 이벤트’, ‘바다숲’, ‘오늘부터의 세계’, ‘모두의 어떤 차이’, ‘Plant Play Party’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공공성, 공익성, 국제성,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축적해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국제교류재단, 충청남도, 남양주시 등 공공 프로젝트와 아세안 문화원, 광주 비엔날레, 아시아문화전당과 같은 해외 문화 교류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소비자 경험 설계와 프로모션 캠페인에 대한 노하우를 갖게 되었으며, 실질적인 컨텍스트와 쓰임을 고려한 창의적 접근을 발휘해오고 있습니다. 프론트킷은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브랜드의 지속은 곧 비즈니스의 연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컬의 가치를 발굴하고, 실현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과 합리적인 디자인 방향을 제시하며, 브랜드가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이 프론트킷의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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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브랜딩은 디자인부터 마케팅, 비즈니스까지 접근 방식이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환경이나 상권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고요. 어떤 요소들을 고려해서 디자인하고 있나요? 

로컬 브랜딩은 말씀하신 것처럼 환경, 상권, 지역 특성, 사업 분야 등 조건에 따라 그 범주가 너무나 다양합니다. 지역 정체성 및 경제에 기반한 소규모 브랜드로 한정해 생각해본다면, 인지도, 인프라, 자금 조달, 품질 관리, 인력 등에서 어려움을 겪기 마련입니다. 많은 로컬 브랜드들이 정부 지원을 통해 운영을 이어가기도 하죠. 지역 활성화의 일환으로 지자체의 다양한 지원사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공통적인 문제는 ‘자원’ 부족입니다. 프론트킷이 참여했던 "해녀의부엌" 프로젝트는, 무형 자원인 ‘해녀’를 중심으로 식재료, 제품, 공연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잘 연결된 케이스였습니다. 지금은 제주를 대표하는 로컬 기업으로 성장했죠. 하지만 많은 지자체가 해녀의부엌과 유사한 콘텐츠를 만들고 구체적인 수익화 전략 없이 모방에 그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로컬 기업일수록 자원 발굴과 설계를 우선적으로 시행합니다. 무엇을 팔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기보다는,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찾아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의 메타 인지가 발달합니다.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를 알게 되면, 브랜드 에센스와 타겟을 명확히 할 수 있고, 브랜드 전략을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되죠. 파우치나 박스 하나까지 모든 요소가 제대로 관리되고 문제없이 유통되며 발주에 문제가 없는 것 등을 고려하여 디자인에 반영합니다. 아무리 욕심나는 좋은 디자인이라도 디자이너들의 손을 떠났을 때, 지속될 수 없다면 절대 그 길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프론트킷은 브랜딩 후 브랜드 관리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의뢰인이 스스로 발주와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운영 능력을 강화하는 거죠.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브랜드가 완성되었을 때가 아니라, 이후 소통과 코칭을 통해 브랜드가 자립적으로 잘 운영되는 모습을 보게 될 때입니다.

 

 

 

프론트킷에서 준비 중인 새로운 기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현재 준비 중인 프로젝트 중 하나는 브랜딩 교육사업입니다. 저는 고려대와 성신여대 그리고 다양한 기관에서 브랜드 디자인, 디자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디자인 업계의 인재 양성에 보람을 느끼지만, 사실 소상공인과 소외된 지역의 로컬 기업들에게 교육의 필요성을 더 강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지식정보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브랜딩의 사후 관리와 트레이닝이 브랜드의 자립적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직접 프로젝트를 맡지 않더라도 소상공인과 로컬 기업들이 정보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실현 가능한 비즈니스와 실효성 있는 브랜딩을 할 수 있도록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려고 합니다. 또한, 자체 브랜드 상품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자체 제작품을 디자인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블록 캘린더’는 12개의 달을 비선형적으로 배열해 쌓인 블록 구조로 시간을 대변하는 작품으로 국내외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청룡 머니홀더 카드’와 아트북 ‘바다숲’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올해에도 흥미로운 자체 제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디자인소리 에디터 김보아 (sori@desig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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