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 Form

프로필.jpg

< 크로우스튜디오 이예반 대표 >

 

 

 

크로우스튜디오는 '불완전함'과 '지속적인 의미의 확장'이라는 개념을 이름에 담은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대표 이예반 디자이너는 미디어 아트, 퍼블릭 디자인, 사회적 가치 기획 등 다양한 경계를 넘나들며 유연하게 실험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본 인터뷰는 크로우스튜디오의 디자인 철학과 사회적 개입, 협업의 과정 등을 더 깊이 있게 탐구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Q1. ‘불완전함’이라는 이름, 실제 작업에선 어떻게 작동하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크로우스튜디오 대표 이예반입니다. 디자인을 ‘정답’을 제시하는 작업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질문’을 던지는 과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정된 틀보다는 맥락과 관계 안에서 의미가 형성된다고 생각하고, 결과물보다는 그 이전의 해석과 대화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함께 질문을 던지고, 의미를 찾아가는 협업의 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완전함’보다는 ‘불완전함’ 속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온소페스티벌 (2)_c_휴그라피.jpg

 

 

 

Q2. 미디어 아트 협업에서 배운 가장 큰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기획 단계에서 저희가 클라이언트 측에 미디어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제안했고, 이에 따라 제너러티브 기반의 파티클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무빙 포스터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페스티벌 주제인 ‘다원미래’를 시각적으로 어떻게 풀어낼지 논의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접근한 결과를 자연스럽게 병치하는 형태로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연결’과 ‘확산’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조와 타이포그래피를 설정했고, 메인 그래픽에서는 입자의 움직임과 공간적 흐름이 중심이 되는 파티클 인터랙티브 이미지가 사용되었습니다. 두 시각 언어는 충돌 없이 하나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두 축처럼 병렬적으로 작동했고, 기술적인 실험 자체보다도, 다른 창작자의 시각 언어와 함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디자이너로서도 기존의 정리나 해석 역할을 넘어서, 그 사이의 구조를 함께 구축해나가는 감각을 배울 수 있었던 협업이었습니다.

 

 

 

자원포럼_c_사단법인 자원 (2).jpg

 

 

 

Q3. 클라이언트가 없는 프로젝트는 크로우스튜디오에 어떤 변화를 줬나요?

 

클라이언트의 요청이 아닌,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함께할 창작자들을 섭외하며 운영한 경험이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형식과 결과에 대한 요구 없이, 느슨하게 시작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크로우스튜디오의 내부 기준과 작업 태도를 점검하고 재구성해볼 수 있었습니다. 

 

 

 

 

 

자원포럼_c_사단법인 자원 (3).jpg

 

 

 

Q4. 사회적 프로젝트에서 디자인은 어떤 방식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디자인의 결과물보다,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청된 결과물을 그대로 시각화하기보다, 그 요구가 나온 배경과 구조를 함께 들여다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사단법인 자원의 의뢰로 진행한 ‘자원포럼 2023’은 환경과 순환, 교육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 외에도 3D 아트워크, 모션 그래픽, 공간 조형물 등을 제안하고 적용했으며, 단일 포스터나 인쇄물 중심의 접근이 아니라, 디지털 기반 콘텐츠와 오프라인 행사의 연결을 고민했습니다. 시각적 결과물을 넘어서, 행사와 커뮤니케이션 방식 전체를 함께 설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자원포럼_c_사단법인 자원.jpg

 

 

 

Q5. ‘겸손한 디자인’이란 어떤 태도를 말하는 건가요? 

 

겸손한 디자인은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대상과 맥락을 더 정확하게 바라보는 태도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표현의 힘보다는 해석의 정확도가 더 중요할 때가 있고, 때로는 감추는 일이 더 많은 것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유능한 디자이너는 기술이나 속도가 빠른 사람이 아니라, 대상과 거리를 잘 조절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업을 하다 보면 언제나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 디자인 그 자체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겸손과 유능함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 같은 곳을 향하는 감각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전경.jpg

 

 

 

Q6. 앞으로 어떤 실험을 통해 디자인의 외연을 넓혀가고 싶으신가요?

 

결과물 중심의 작업 외에도, 직접 기획한 아이디어를 제품 형태로 구현해보는 프로젝트들을 준비 중입니다. 디자인이 소비되는 방식과 그 구조까지 함께 고민하며, 시각과 물성을 하나의 언어로 연결할 수 있는 방식을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단순히 보여지는 그래픽을 넘어서, 디자인이 어떻게 작동하고, 경험되고, 일관된 흐름 안에서 기능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많고, 이를 통해 디자인의 역할을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차원으로 확장해보려 합니다.

 

 

 


디자인소리 에디터 김도영 (sori@designsori.com)


 

 

 

< 출처 - 디자인소리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상업적 용도는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비상업적 용도의 경우, 출처(링크포함)를 밝힌 후, 내용의 변경없이 게재할 수 있습니다.

 

 


  1. in DESIGNER

    디자인은 정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2. in DESIGNER

    공간이 아닌 사람을 위한 디자인, Bella Wong의 철학

  3. in DESIGNER

    파운드파운디드는 제품을 디자인하지 않는다, 경험을 만든다

  4. in DESIGNER

    브랜드의 얼굴을 바꾸는 사람들, 디오리진

  5. in DESIGNER

    로컬 브랜드의 존속은 디자이너 손을 떠났을 때 결정되는 것, 프론트킷

  6. in DESIGNER

    브랜드의 꿈을 틔우는 디자인 커뮤니케이터, 디자인싹

  7. in DESIGNER

    건축 디자인은 숲과 같다, 아틀리에 타카히토 세키구치의 디자인 접근법

  8. in DESIGNER

    기술과 디자인의 만남, 두바이 엑스포부터 기아360까지

  9. in DESIGNER

    기업이 디자인 특허를 보유해야 하는 이유

  10. in DESIGNER

    디자인과 비즈니스의 성공 방정식, 홍콩 빈스디자인

  11. in DESIGNER

    디자인 스토리텔링의 힘, 대만 아틀리에 옌안

  12. in DESIGNER

    공간의 감정을 디자인하는 홍콩 데코 파머 스튜디오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 12 Nex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