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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3D 프린팅 연구 장비와 김범관 교수 연구실 (3)-2.jpg

  

 

 

안녕하세요? 울산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대학 교수 김범관입니다. 디자인과 건축을 교육하면서 동시에 디자이너이자 건축가로도 연구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는 산업디자인을, 영국에서는 건축을 전공했습니다. 산업디자인 전공 당시 휴먼 스케일의 제품디자인과 생활 공간, 건축, 도시와 산업 그리고 환경으로 호기심을 키우다 보니 건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는 FD/DF LAB(Future Design/Digital Fabrication_ 디자인, 건축 융합 디지털 제조혁신 연구소)을 설립하여, 첨단 제조 기술(대형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건축 설계, 목조건축 디자인, 융복합형 디자인 재료 개발(C.M.F), 지역 특화 공간디자인 브랜딩, 콘텐츠 개발 등의 건축, 디자인, 공학, 콘텐츠 기술을 결합한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융복합 공간 건축 임상 연구와 변하는 시대에 필요한 실증 교육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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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ybean Samdong Design the Farming Industry > 

 

 

 

과거부터 현재까지, 디자이너로서 어떤 도전을 하고 있나요?

울산에서 자라오면서 지역의 한계를 넘어보고자 수많은 공모전에 도전했던 것이 제 도전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많은 탈락과 실패가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다 보니 공모전의 노하우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신기하게도 어느 순간부터 입선으로 시작하여 한단계씩 올라가면서 수많은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게 되었고 당시 대학생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산업디자인 전람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도전과 수상이력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교육부가 선정하는 21세기 우수인재상에 선정되었고 청와대에 초청되어 대통령 오찬과 대통령 메달까지 받는 경험도 하였습니다. 이 경험을 계기로 더 큰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영국 유학을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문화도 언어도 다른 영국에서 또다시 도전하며 노력하면서, 세계 최고 건축 명문이라 불리는 영국 왕립 건축가협회 건축학교(AA SCHOOL)에서 최고의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10년동안의 영국 생활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와 디자이너로부터 직접 다양한 방식의 교육을 받고, 국제적인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다양한 도전과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학위도 중요하였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수많은 도전과 경험들이 저에겐 중요한 자산이었던 것 같습니다.

 

2015년 교수로 임용되면서 한국, 울산으로 돌아왔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바라본 울산은 더 이상 제가 기억하던 ‘노잼’ 공업 도시가 아니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하잖아요. 전에 보이지 않던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한국의 문화와 지역 산업을 연계한 디자인, 건축 연구를 하게 된 거죠. 그러나 건축 설계와 공간 디자인에 필수인 컨셉과 표현을 위한 기술과 재료의 한계에 직면하게 되었고, 저는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울산의 자동차, 조선, 대형 중공업, 화학 산업에 쓰이는 제조 기술과 재료를 이용하여 지역성을 표현한 건축 디자인 내, 외장재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울산의 울창한 산림과 아름다운 단풍잎을 모티브로 한 ‘영속적인 황금잎’이 2020 아시아디자인프라이즈 수상을 시작으로, 지역성을 표현하는 건축 외장재를 디자인한 ‘환경 감응형 쌀 패널’이 2020 K 디자인어워드 수상을 하고 그 건축인 ‘아리주진’ 이 2020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본상 수상, 지역의 전통 메주 공장을 6차 산업형 서비스 공간으로 디자인한 ‘소이빈 삼동’의 2021 K 디자인 어워드 수상, 하동의 지역성을 표현한 목조주택이 2022년 경남도지사 표창과 2023년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본상 수상이라는 결과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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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Reflective Rice Grains >   

 

 

 

이러한 도전과 성과들로 인해 건축 디자인의 새롭고 다양한 표현 방법에 대한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었고 ‘건축 재료를 개발하고 디자인하는 교수이자 연구자’, ‘건축 재료를 만들어서 설계하는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타이틀들도 생겼죠. 연구 성과들이 인정받으면서 국가연구재단에서 국내 유일 최대 스케일의 로봇 3d 프린팅 장비를 지원받았게 되었고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에너지 공기업 한국 동서발전에서 10억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국내 최초로 태양광 결합 비정형 건축 디자인 외장재를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제조 기술을 통해 친환경 소재, 세라믹, 콘크리트 등의 미래 디자인 소재 개발과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고. 이제는 전기공학, 물리학, 첨단소재, 생명공학, 인문학 전문가들 과의 협업형 융합 연구과제를 개척하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저는 평생 디자이너로서 건축가로서 새로운 도전을 개척하고 연구하며 교육하는 삶을 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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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Perpetual Golden Leaf >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자신만의 디자인 프로세스를 들려주세요.

일상의 관찰을 통한 습관적 상상과 질문의 반복 그리고 융합적 임상 실험과 변칙적 실증. 비유하자면 매일 옷을 입지만, 옷을 입는 순서나 방법을 항상 다르게 해보고 때로는 안에 옷을 밖으로 입어보기도 하고 서로 다른 소재나 기능의 옷을 변칙적으로 레이어드 해보며 직접 만들어보는 경험을 통해 주변의 반응을 살피기도 하는 것입니다. 디자인 프로세스는 작업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프로세스는 일상적 관찰과 상상 그리고 질문입니다. 공간, 건축 디자인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일상은 항상 반복되지만, 그 속에 다양한 사람들의 형태, 색, 소리 그리고 질감이 존재하고 있어요. 반복되는 것 같지만 무수한 변화가 있죠. 저는 그 속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상하고 질문하는 것을 즐깁니다. 일상적 관찰과 상상을 매일 숨을 쉬듯 습관적으로 반복합니다. 관심, 관찰, 상상, 질문이 저에게는 영감의 노하우인 셈이죠. 새로운 연구나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이 습관적 반복의 일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새로운 주제, 환경과 다양한 융합적 임상 실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역의 재료와 지역의 산업 기술을 변칙적으로 활용해 보며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 보고 실증하는 작업과 프로세스를 즐기고 있습니다.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는 누구인가요? 

지금은 존경보다 존중인 것 같아요. 많은 디자이너분들이 저에게는 일종의, 질투심과 자극제이며 새로운 시도와 무모한 상상을 위한 지속가능한 원동력이랄까요? 주니어 시절에는 스타 디자이너,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작업을 하거나 고액의 연봉을 받는 디자이너를 존경했던 것 같네요. 어느덧 40대인 지금은 존경하는 디자이너보다 존중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찾아가는 것 같아요. 존중을 통한 존경은 저에게 큰 영향을 주죠. 문제 풀이집 같은 가이드가 되기도 하고 큰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디자인과 건축에는 모범 답안도, 완벽한 디자인도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와 목적 그리고 새로운 과정과 방법을 찾아가는 모든 디자이너들이 존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친환경 소재와 이끼를 접목한 3d 프린팅 외장재 개발 (1).jpg

<사진 : 윤준환 작가>

 

 

 

10년 뒤, 디자인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긍합니다.

기술 발전의 변화는, 곧 디자인 시장의 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디자인은 새로운 기술에 의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제가 아이폰을 처음 사용했을 때가 2006년 영국에서였는데 지금은 스마트폰 없는 일상생활은 상상하기가 힘들어 졌어요. 스마트폰은 수많은 소형 가전의 융합도 이끌어냈죠. 2010년 딥러닝 열풍을 시작으로 2020년 ChatGPT, 생성형 인공지능이 세상에 공개됐고 불과 얼마 안 된 것 같지만 세상의 변화는 더 가속화되고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첨단화 되어가는 기술의 발전과 변화도 중요하지만, 그에 따라 인간과 시대적 환경 또한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디자인에 대한 윤리적, 사회적 책임이 함께 따라야 하죠. 디자인은 더 이상 단순히 심미적 기준이 아닌, 새로운 시대와 환경을 위한 다양한 기술을 윤리적으로 활용 가능한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존중과 공감에 능통한 협업형 융합 디자이너가 되어 새로운 디자인 시장을 개척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디자이너로서 본인만의 철학이나 신념이 있다면?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은?

'서두르지 말고 멈추지 말고.' 저의10살 아들이 선물해 준 캘리그라피의 문구입니다. 철학과 신념은 상호 작용하며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신념이 만들어지고 그 신념을 지켜가기 위해 철학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무모한 상상과 도전 그리고 노력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성과를 만들 수 있었고 그것은 저의 신념이 되었습니다. 제 신념을 지켜나가기 위한 철학이 '서두르지 말고 멈추지 말고'인 것이죠. 앞으로도 시대와 사회에 필요한 연구를 통해 다양한 기술을 윤리적으로 활용 가능하게 하는 협업형 융합 디자이너이자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연구 과정과 성과를 통해 경쟁력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어요. 변화하는 시대와 기술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디자이너로 성장하여 지역과 국가를 넘어 글로벌한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며 지속 가능한 융합형 연구를 통해 시대에 필요한 교육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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