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 디자인소리 유튜브를 통해 매일 쇼츠 콘텐츠를 인공지능 프로그램 '브류( Vrew)'로 제작하고 있고, K-디자인 어워드 글로벌 프로모션 필름도 AI 아바타 생성 프로그램 헤이젠(HeyGen)을 활용해 제작 중이다. 기존 방식보다 10배 빠르게 작업할 수 있고, 비용도 그만큼 절감된다. 또 기존에 표현할 수 없었던 부분도 실현할 수 있다. 정말 신기한 세상이다. 지난 20년 동안 이렇게 급격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처음인 듯 하다.
앞으로 AI가 디자이너를 대체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AI가 디자인 작업의 많은 부분을 자동화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로 자리 잡고 있지만, 디자이너의 진정한 가치는 '오프라인'에서 발휘된다고 본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패턴을 학습하지만, 진정한 창의성은 인간의 경험과 감정에서 나온다. 디자이너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예술적 감각은 AI가 절대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클라이언트와의 소통, 팀과의 협업은 성공적인 디자인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이런 인간적인 요소들은 오프라인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직접 대면하며 얻는 인사이트와 관계 구축은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하다.
디자인은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둔다. 사용자 경험(UX)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실제 사용 환경에서 테스트되고 피드백을 통해 개선된다. 이런 과정은 오프라인에서 더욱 효과적이다. AI는 0부터 80까지의 작업은 인간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지만, 나머지 20%는 여전히 인간이 필요하다. 이 20%에는 결정권, 저작권, 윤리적 문제 등 복잡하고 민감한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문제들은 인간의 판단과 경험, 합의가 필수적이다.
최근 작업 중인 K-디자인 어워드 2024 중국어(번체), 일본어 프로모션 필름 제작을 예로 들겠다. 챗지피티로 시나리오 초안을 잡고, 번역했다. 헤이젠으로 내 아바타를 생성하기 위해 촬영을 했다. 생성된 아바타는 내 목소리는 훌륭하게 구현했지만, 발음이 살짝 어색했다. 전체적으로는 자연스러웠지만 가끔 상당히 어색한 느낌으로 말하곤 했다. 그 정도라도 빠른 제작 시간을 감안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웠기에 최종 편집 단계에 들어갔다. 대만의 디자이너와 일본의 디자이너에게 각 언어의 감수를 부탁했다. 내 귀에는 괜찮아 보였지만, 현지인에게는 다소 어색하게 들렸던 모양이다. 수차례 조정 끝에 드디어 컨펌을 받았고, 프로모션 필름 제작을 완료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영상 제작 시간보다 최종 감수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시간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갔다.
이렇듯 나머지 20%, 인간의 영역은 여전히 매우 어렵고 까다롭다. 쉽게 마무리하거나 대충 끝낼 수 없는 부분이다. 앞으로 AI는 일반적인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AI는 모두에게 당연한 일이지 특정인에게 이점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결국 AI는 우리의 작업을 도와주는 도구일 뿐이고, 디자이너로서의 진정한 가치는 오프라인에서 발휘된다. 인간의 감각, 창의성,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AI가 대체할 수 없다. AI 시대에도 진정한 디자인 인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 집중하는 것이 큰 매리트가 될 것이다.
디자인소리 대표 김도영 (sori@desig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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