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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럼 박영하 CCO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라는 브랜드를 처음 접했을 때,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그리고 그것이 어떤 가능성으로 이어졌다고 보시나요?

 

처음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라는 이름을 접했을 때, 단어 자체에서 느껴지는 강한 상징성과 규모감이 가장 먼저 다가왔습니다. ‘아시아’라는 지역적 범위와 ‘프라이즈’라는 명칭이 결합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이 어워드가 아시아 전역을 대표하고 연결하는 디자인 플랫폼이라는 인상을 받게 되었고, 그만큼 큰 영향력을 갖출 수 있는 브랜드라는 가능성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특히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꾸준히 지속되어온 어워드라는 점에서 내재된 잠재력과 축적된 신뢰가 느껴졌지만,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아직 그 가치와 의미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그러한 간극을 좁히고, 브랜드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보다 분명하게 정립해 나감으로써,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가 지닌 고유한 가치와 존재감이 국내외 디자인 씬에 더욱 뚜렷하게 각인되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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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리브랜딩 프로젝트에서 담당하신 디자인 영역은 무엇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철학과 전략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리브랜딩 프로젝트에서 저는 브랜드의 시각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하고 구축하는 작업을 담당했습니다. 브랜드의 새로운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심볼과 로고타입을 중심으로, 슬로건 디자인, 전용서체, 전용색상 등 핵심 베이직 시스템을 설계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전체 BI 가이드라인을 정립했습니다. 실제 어워드 운영에 밀접하게 활용되는 위너 패키지, 상장, 작품집 표지, 명함, 시상식 관련 문서 양식 등도 함께 디자인해 브랜드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브랜드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컬러 체계에 큰 변화를 주었는데, 기존의 레드는 중화권이나 일본 색채가 강하게 느껴지고, 이미 많은 글로벌 어워드에서 사용 중이라 차별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기존 어워드 컬러들과 명확히 구분되는 분홍빛의 강렬한 레거시 레드를 메인컬러로 선택해 더 젊고 도발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고자 했습니다.

 

심볼은 지난 10년간 축적된 브랜드의 유산을 존중하며 기존의 원형 안 A 이니셜 구조를 계승하되, 새롭게 설정한 브랜드 철학—‘아시아의 중심에서 글로벌 디자인 생태계로 방향성을 제시하는 플랫폼’—을 담아냈습니다. 세 갈래의 길이자 소실점 형태를 지닌 A 구조는 각각 Iconic, Extensive, Inspirational이라는 감성적 키워드를 상징하며, 이를 감싸는 원형은 아시아 디자이너들의 중심이자 글로벌 무대를 상징하는 허브로 기능합니다. 영문 전용서체는 기존의 무난하고 단정한 인상에서 벗어나 TT Chocolates라는 보다 개성 있는 서체를 도입했고, 로고타입에서는 A를 뒤집은 V 형태로 대체하여 수평 획이 없는 미니멀한 구성과 동시에 이니셜에 시선이 집중되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디자인 변화는 단순한 시각적 리뉴얼을 넘어, 브랜드의 가치와 철학을 명확히 드러내고 차별화된 정체성을 구축하는 핵심 기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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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브랜딩 작업에서 시각 언어를 브랜드 철학과 연결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고민한 원칙이나 태도는 무엇이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리브랜딩이라는 행위가 단순한 외형의 변화를 넘어, 브랜드가 지향하는 본질과 태도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작업이라고 본다면, 디자인 언어와 철학을 자연스럽게 연결 짓는 기준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브랜드가 강조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나 메시지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명료하게 번역할 수 있을지를 중심에 두고 디자인 전반의 톤 앤 매너를 설정했습니다. 특히 로고를 포함한 BI의 구조나 형태, 색상, 서체 선택 등 모든 요소가 브랜드 철학을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용자나 고객이 로고를 보는 순간, 복잡한 설명 없이도 그 안에 담긴 방향성과 태도를 자연스럽게 감지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야말로 브랜드 디자인이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믿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작업에서는 시각적 요소가 단순히 예뻐 보이거나 독특한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말하고자 하는 본질을 ‘느끼게’ 만드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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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하스튜디오가 정의하는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이며, 그 철학이 이번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리브랜딩 프로젝트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좋은 디자인은 단순히 결과물의 완성도나 심미성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디자인이 작동하는 방식에 가까운데, 결국 좋은 디자인은 올바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이끄는 과정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핵심에는 ‘신뢰’라는 요소가 자리합니다. 디자이너는 기획자와 브랜드의 철학을 이해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전문가이고, 반대로 클라이언트는 그 전문성을 존중하고 열린 태도로 협업에 임할 때 비로소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번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리브랜딩 프로젝트에서도 그러한 이상적인 협업 구조가 실제로 구현되었습니다. 가장 큰 의사결정권자인 디자인소리 김도영 대표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깊이 신뢰하고 존중해주었고,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도 항상 열린 태도로 소통해준 덕분에 각 디자인 요소가 브랜드 철학과 자연스럽게 연결된, 균형 있고 세련된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좋은 디자인’은 좋은 태도와 신뢰의 총합이라는 저희의 철학이 프로젝트 전반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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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팀들과의 협업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새롭게 얻은 인사이트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혹은 진행 과정 중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어떻게 풀어나가셨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이번 리브랜딩 프로젝트는 시싸이드시티 전우성 총괄디렉터를 중심으로 각 분야별 리더들이 자신만의 전문성과 역할을 기반으로 명확하게 분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각 팀은 자신에게 주어진 영역에 집중하면서도, 프로젝트 전체의 톤 앤 매너가 하나로 정리되어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소통 방식은 대면 회의와 온라인 협업을 병행하며, 진행 상황이나 시안 등을 유기적으로 공유하는 구조였고, 덕분에 각 파트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작동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박영하스튜디오가 초기에 정립하고 배포한 BI 가이드라인이 전체 디자인 언어의 기반이 되었기 때문에, 키비주얼이나 트로피 디자인 같은 어플리케이션 작업에서도 시각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각각의 팀이 자율성과 책임감을 갖고 조율해나가는 방식이 굉장히 건강한 협업 모델로 작동했고, 이러한 경험을 통해 신뢰 기반의 분업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강력할 수 있는지를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전체의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각자의 해석을 유연하게 녹여낼 수 있었던 점이 인상 깊었고, 이는 앞으로의 협업 방식에 있어서도 좋은 기준점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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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개인적으로 기대하거나 응원하고 싶은 방향이 있다면 함께 듣고 싶습니다.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가 걸어온 지난 10년을 정리하고, 그 축적된 유산 위에 앞으로의 10년을 설계하는 시점에서 이번 리브랜딩은 매우 의미 깊고 시의적절한 작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러한 전환점에 함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영광이었고, 단순히 브랜드의 외형을 새롭게 다듬는 차원을 넘어, 어워드의 본질과 철학을 다시 정의하고 확장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경험은 디자이너로서도 소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는 앞으로 단순한 수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넘어, 디자이너들이 서로의 작업과 철학을 공유하고 글로벌 무대와 연결될 수 있는 실질적인 교류의 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머지않아 이 어워드가 아시아 지역의 모든 디자이너들이 꼭 수상하고 싶어하는, 영향력과 상징성을 동시에 갖춘 대표적인 디자인 어워드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 확신하며, 그 여정에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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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혹은 디자이너로서 이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게 된 지점이 있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는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브랜드를 하나의 사람에 비유해본다면, 아이덴티티는 그 사람이 가진 고유의 성격과 태도, 말투, 기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리브랜딩은 그 인물에게 새로운 인격을 부여하는 작업이었고, 박영하스튜디오는 그 인격을 시각적으로 설계해 외적으로 표현하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사람을 어떻게 보이게 만들 것인가, 어떤 분위기와 인상을 줄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고, 결과적으로 힙하고 섹시한 매력을 지닌 강렬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어떻게 보여줄까’에서 멈추지 않고 ‘어떤 존재로 느껴지게 할 것인가’를 중심에 둔 행위였기에 디자이너로서도 굉장히 몰입도 높고 매력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란 결국 존재를 정의하는 언어라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그 정의를 더욱 생생하게 체감하게 만든 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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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브랜딩 프로젝트가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박영하스튜디오가 그리는 다음 스텝은?

 

이번 프로젝트는 저에게 오랫동안 내면에 품고 있던 하나의 바람이 실현된 경험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디자이너들끼리 모이면 직업병처럼 세계 각국의 디자인 어워드 브랜딩을 주제로 열띤 논쟁을 벌이곤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왜 우리는 늘 독일이나 일본, 미국의 어워드들만 이야기해야 할까', '한국에도 언젠가는 당당히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는 디자인 어워드가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종종 나누곤 했죠. 이번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리브랜딩은 그런 개인적이고도 공동의 욕망이 일정 부분 현실화된 프로젝트였기에 무척 뜻깊고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박영하스튜디오는 현재 국내 클라이언트뿐 아니라 뉴욕을 포함한 몇몇 해외 브랜드들과도 브랜딩 및 패키지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그중 하나는 이번 달 안으로 공식 런칭을 앞두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상업적인 디자인 프로젝트 외에도 실험적이고 비상업적인 영역에서의 창작 활동을 병행하며, 스튜디오 고유의 정체성과 감도를 더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쌓인 경험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 큰 무대에서 더 깊이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 Founder: Doyoung Kim
  • Business Registration Number: 454-86-01044
  • Copyright © DESIGNSORI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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