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타입타입 Marina Khodak 디렉터
인터뷰 시작에 앞서, 먼저 스튜디오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디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언제 설립되었고, 어떤 주요 타이포그래피 혹은 브랜딩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팀의 디자인 철학이나 창작의 원동력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세요.
TypeType은 Ivan Gladkikh(CTO)와 Aleksandr Kudryavtsev(CEO)의 프렌드쉽으로 출발했습니다. Ivan은 서체에 매료되어 독학으로 폰트 제작을 배웠고, 동시에 Jovanny Lemonad라는 무료 폰트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TypeType의 초기 디자이너들은 모두 Ivan에게 배웠고, 그는 그들에게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애정과 존중을 심어주었습니다. 현재 TypeType은 전 세계 90명 이상의 팀원들이 함께하는 국제적인 타이포그래피 스튜디오로 성장했습니다. 저희는 서체를 디자인하고, 커스터마이징, 마스터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Tom Tailor, Uniqlo, Cartoon Network, Doordash, Telefonica, CBSN, Vogue, Mattel, Intercom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저희 폰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타이포그래피 산업을 성장시키고 지지하는 데도 헌신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기사, 팟캐스트, 영상 제작뿐만 아니라 웨비나 진행, 교육 프로젝트와의 협업, 인턴십 제공 등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미션은 최신 기술과 미학, 다기능성과 사용 편의성을 갖춘 서체를 디자인하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얻은 전문 지식을 적극적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접근 방식을 다듬고, 트렌드를 파악하며, 잠재력 높은 프로젝트를 만들어내고 기존 서체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TT Chocolates는 Asia Design Prize의 주요 브랜드 서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폰트의 초기 디자인 콘셉트와 의도는 무엇이었나요? 시각적 혹은 감성적으로 어떤 톤을 구현하고자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TT Chocolates의 첫 번째 버전은 2015년에 출시되었습니다. 당시 스튜디오는 막 출발한 시점이었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대중적으로도 인기를 끌 수 있는 대표 서체들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TT Chocolates는 처음에는 초콜릿 및 디저트 포장용 서체로 구상되었고, 그래서 이런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Futura와 같은 기하학적 산세리프 계열의 대안을 만들고자 했으며, 완전히 중립적인 성격보다는 좀 더 부드럽고 우아한 감성을 담고 싶었습니다. 이 서체는 개방성과 부드러움을 가질 것으로 기획되었죠. 당시에는 House Industries의 Neutraface가 인기를 끌고 있었고, 저희는 그 서체가 지닌 개방성과 기하학적 균형감에 크게 영감을 받았습니다.


TT Chocolates는 종종 Helvetica와 유사한 성격을 지닌 서체로 언급되곤 합니다. 범용성, 효율성, 깔끔한 조형미뿐 아니라 가변 폰트로서의 유연함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이와 같은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두 서체는 구조나 스타일 측면에서 어떤 점이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또한 TT Chocolates는 스위스 모더니즘의 유산을 어떻게 계승하거나, 혹은 재해석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TT Chocolates를 Helvetica와 비교해주신 점이 흥미롭습니다. 사실 두 서체는 서로 비슷하지만 다른 계열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Helvetica는 네오 그로테스크 계열로, 특정한 수직 비례와 모노스페이스적 특성에서 기인한 정적인 리듬을 가지고 있으며, 반쯤 열린 형태의 획과 수평으로 잘린 말단부가 특징입니다. 다소 역동성이 부족하지만, 바로 그 절제된 중립성 덕분에 세계적으로 사랑받았습니다. 반면 TT Chocolates는 기하학적 산세리프 서체입니다. 'O', 'C', 'e'와 같은 원형 문자에서는 완벽한 기하학적 원형을 지향하고 있으며, 'A', 'V', 'W' 등의 삼각형 문자는 날카롭고 돌출된 정점이 더욱 강조되어 있습니다.
이 서체는 비례형이며 매우 역동적이고, 그 안에는 깊은 휴머니즘적 성격이 담겨 있습니다. 형식적으로 보면 두 서체를 시각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어렵지만, 기능적 측면에서는 말씀하신 대로 둘 다 매우 높은 범용성을 갖고 있습니다. 2021년 저희는 산세리프 시장에 대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베스트셀러 서체들을 특정 기준으로 분석하고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가장 높은 수요를 보인 것은 네오 그로테스크 계열이었으며, 그 다음이 TT Chocolates와 유사한 특성을 지닌 기하학적 산세리프였습니다. 이를 통해 TT Chocolates가 '범용 산세리프'의 정의에 부합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고, 저희는 그 이후로 서체의 개성보다는 다기능성을 더욱 강조하는 방향으로 다듬어 나갔습니다.

TT Chocolates를 디자인할 때, 현대 타이포그래피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떤 핵심 요소에 중점을 두셨나요? 비례나 말단부 형태, 자간과 행간과 같은 요소 중에서 특히 현대적인 시각 언어를 잘 반영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TT Chocolates는 출시 이후 약 10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처음에는 디스플레이 서체로서의 성격이 강했지만, 지금은 훨씬 더 중립적이고 다기능적인 서체로 진화했습니다. 물론 그 속에 담긴 개방감과 부드러운 인상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래픽 요소들도 함께 정제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삼각형 형태의 글자들은 장식성이 줄어들었고, 날카로웠던 정점(apex)은 더 넓고 낮아졌지만 여전히 표현력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소문자의 높이(x-height)는 더 커졌는데, 이는 특히 현대 산세리프 서체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자간은 물론 행간(라인 스페이싱)도 전반적으로 더 조여졌습니다. 이처럼 TT Chocolates는 점차 초기의 개성적인 그래픽에서 벗어나, 보다 범용적인 도구로 발전해왔습니다. 행간에 대해서는 작은 비밀을 하나 공유하자면, 저희는 대부분의 서체에서 행간 값을 표준화해서 사용합니다(서체 디자인에 따라 예외가 필요한 경우는 제외하고요).
수년간의 실무 경험과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적절한 기준값을 찾아냈고, 현재 사용 중인 수치는 대부분의 용도에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레이아웃 단계에서 직접 더 조이거나 느슨하게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저희 서체의 굵기(weight)는 예측 가능하게 설계되어 있어 사용자 입장에서 작업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새로운 서체군을 개발할 때는 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서체들을 조사하여, 각 굵기별로 적절한 줄기 두께(stem thickness) 범위를 미리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Regular 스타일의 경우 줄기 두께는 보통 80~90포인트 사이가 적정합니다. 만약 이 수치가 75포인트 정도라면, 실제 레이아웃에서 사용 시 기대보다 가볍게 보일 수 있고, 이는 사용자에게 불쾌한 결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기치 못한 인상은 특히 실용적인 워크호스 서체(workhorse typeface)에서는 기능성과 수요를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저희는 이러한 부분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TT Chocolates는 현재 ADP의 브랜드, 웹사이트, 에디토리얼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서체를 개발하실 때, 이렇게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활용을 어떻게 구상하셨나요? 인쇄물과 디지털 환경 모두에서 일관된 퍼포먼스를 제공하기 위한 설계가 의도된 부분이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저희는 10년 넘게 서체를 디자인해왔지만, 여전히 놀라운 건 세상이 서체를 어떻게 바라보고 사용하는지, 그리고 사용자들이 그 안에서 어떤 의미를 발견하는지를 보는 일입니다. 그것이 저희가 처음부터 의도한 개념일 수도 있고, 혹은 사용자 경험에 따라 새롭게 해석된 의미일 수도 있죠. TT Chocolates가 원래는 '디저트 포장지용 서체'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ADP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브랜딩 서체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은 TypeType이 추구해온 가치 체계와 발전 방향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개념적인 깊이도 중요하지만, 저희에게는 기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고품질 서체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한 기준입니다. 이를 위해 마스터링, 커닝, 힌팅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최상급 전문가 팀이 있습니다. 드로잉 단계에서는 타입 디자이너들이 조판 균형과 그래픽 일관성을 점검하며 테스트를 거치고, 디자인이 완료되면 폰트 엔지니어들이 기술적인 요소를 다듬고 다양한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철저히 테스트합니다. 이렇듯 안정적인 퍼포먼스는 저희가 만드는 모든 서체의 핵심적인 특성이라 할 수 있으며, TT Chocolates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Helvetica는 오랫동안 글로벌 브랜드 시스템, 특히 아시아에서도 중립성과 모더니즘의 유산 덕분에 기본 서체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그러나 ADP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보다 현대적인 서체로 TT Chocolates를 선택했습니다. Helvetica가 전통적으로 지배적이었던 아시아 디자인 문맥 속에서, TT Chocolates는 어떤 미적 혹은 문화적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추측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브랜딩에서 서체를 다뤄온 입장에서 보면, 경쟁사와 차별화되면서도 동시에 완전히 이질적으로 보이지 않게 만드는 균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비슷한 요청을 합니다. 경쟁사의 서체처럼 보이길 원하지만, 동시에 뭔가 다른 느낌을 원한다는 거죠. 이 지점에서 타입 디자이너의 복잡하고도 섬세한 작업이 시작됩니다. 우리는 ‘같으면서도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클라이언트는 참조 서체에서 마음에 드는 조형을 보고 그것을 원하지만, 그대로 복제해도 클라이언트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경쟁사 속에 묻히게 될 뿐이니까요. 또한 타입 디자이너에게도 복제는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는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세상에 제시하고 싶고, 타이포그래피의 진보에 기여하며 스스로 성장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저희는 클라이언트가 어떤 조형에서 매력을 느꼈는지를 파악하려 하지만, 그걸 감정적·기능적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문자 그대로가 아니라, 비유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죠. Helvetica라는 기준점 아래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산세리프 서체를 사용하게 되면, 그것 자체로 하나의 선언이 됩니다. 새로움과 개방성에 대한 큰 걸음을 내딛는 것이죠. 그런데 TT Chocolates는 여전히 기능성과 절제를 갖춘 산세리프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조형 시스템에서 이탈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시스템 안에서 더욱 눈에 띄게 차별화될 수 있습니다. 저는 TT Chocolates가 지닌 인간적인 요소를 통해, '개방성, 친근함, 역동성'이라는 새로운 정서적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TT Chocolates는 구조적으로 명확하고 체계적인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Helvetica에 비해 훨씬 부드럽고 인간적인 분위기를 전달합니다. 이러한 감정적 뉘앙스는 의도된 것이었나요? 개인적으로 보시기에 TT Chocolates의 감성적 톤이나 개념적 성격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초기 개발 단계에서 저희는 이 서체를 보다 친근하고, 부드러우며, 말 그대로 ‘달콤한’ 성격을 지닌 서체로 만들어가고자 의도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경험이 쌓이고, 폰트 라이브러리가 확장되고, 다양한 연구와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이 서체를 더 균형 있게 다듬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TT Chocolates는 한편으로는 여전히 개성이 느껴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훨씬 더 안정적이고 절제된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어떤 레이아웃에 사용되더라도 과도하게 주목을 끌지 않으면서도, 분명히 의도적으로 선택되었음을 보여주는 서체가 된 것이죠.

Asia Design Prize는 “Legacy Beyond Asia”라는 철학 아래, 아시아의 창의성을 세계적 맥락에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귀하께서는 TT Chocolates가 이 비전에 어떻게 부합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디자인 어워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국제적인 크리에이티브 브랜딩 언어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시각적 혹은 개념적 특성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Legacy Beyond Asia”라는 철학은 매우 인상적이며,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과도 크게 맞닿아 있습니다. 저희는 종종 서체를 브랜드의 ‘목소리’로 여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브랜드에 걸맞은 음색과 동시대적인 모티프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서체는 기능성과 조형적 순도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 안에는 반드시 하나의 아이디어, 이야기, 그리고 생명력을 부여하는 ‘불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서체가 말을 걸기 시작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TT Chocolates의 진짜 이야기는 바로 ‘진화’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캔디 포장지용으로 설계된 지역 서체였지만,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디자이너와 폰트 엔지니어의 손을 거치며 발전을 거듭해 이제는 ADP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더 이상 Helvetica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이 모든 과정은 끝없이 이어지는 발전과 완벽함을 향한 추구의 연속이며, 이는 매우 감동적이고 큰 영감을 줍니다.


글로벌 환경에서 활동하는 타입 디자이너로서, 타이포그래피의 로컬라이제이션(지역화)이라는 점점 커지는 흐름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TT Chocolates와 같은 모더니즘 서체가 지역적 혹은 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재해석되는 사례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 예상하시나요?
저희는 내부적으로 서체를 크게 두 가지 범주로 나누어 생각합니다. 하나는 '워크호스(workhorse)'라 불리는 보다 중립적인 서체들로, 다양한 목적에 두루 쓰일 수 있는 서체입니다. 다른 하나는 '디스플레이(display)' 중심의 서체로, 훨씬 더 개성 있고 강한 시각적 성격을 지닌 서체들이죠. 후자는 선택적으로 사용되며, 매우 눈에 띄고 기억에 남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픽 로컬라이제이션이나 문화적 재해석 관점에서는 워크호스 계열의 서체에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서체에 지나치게 지역적 특성을 부여하면, 오히려 활용 범위가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장식적 요소를 포함한 특수 스타일 세트를 별도로 추가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TT Neoris’는 독특한 성격을 지닌 네오 그로테스크 서체로, 절제된 글자 구조를 특징으로 합니다. 여기에 18세기 초의 키릴 문자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 세트를 추가했는데, 이는 고풍스럽지 않으면서도 역사성과 전통을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이처럼 그래픽 로컬라이제이션은 저희가 자주 다루는 작업 중 하나입니다. 특히 그로테스크나 모더니즘 계열 서체의 경우, 본래 중립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커스터마이징을 요청받는 일이 많습니다.
예를 하나 들자면,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의 도시 알메티예프스크(Almetyevsk)를 위한 기업 전용 서체를 제작한 적이 있습니다. 이는 TT Chocolates보다 더 중립적인 성격의 TT Fors라는 서체를 기반으로 했으며, 도시의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한 세리프 장식과 지역 패턴에서 영감을 받은 그래픽 요소들을 글자 구조에 통합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전 서체에 대한 언어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라틴 문자, 키릴 문자 기반 언어는 물론 그리스어, 베트남어까지 폭넓게 지원하고 있으며, 곧 아랍어, 조지아어, 아르메니아어도 일부 서체에 추가될 예정입니다.

TT Chocolates의 전반적인 디자인 과정을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초기 콘셉트나 스케치 단계부터 최종 출시 및 배포까지, 전체 개발 여정을 어떻게 진행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개발 과정 중에 서체의 최종 형태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특별한 전환점이나 창의적인 돌파구가 있었다면 함께 소개해 주세요.
이 질문은 앞서 말씀드린 내용과 연결됩니다. TT Chocolates의 초기 콘셉트에서 지금의 형태로 변화해 온 과정을 되짚어보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디스플레이 중심의 성격이 강한 서체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개성은 유지하되, 전체적으로 더 중립적인 성격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희는 요즘 이런 방식의 작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10년 전에 개발한 서체들을 조금씩 ‘차분하게’ 다듬어가는 식입니다. 당시에는 그래픽 요소들이 장식적이고 실험적인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 기준으로는 일부가 너무 튀거나 현대 산세리프의 감각에 맞지 않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요소들은 조금씩 덜어내고 정제하는 방향으로 수정해 나갑니다. 예를 들어, TT Neoris라는 서체에는 다양한 스타일 세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저희가 진행한 방대한 리서치와 사용자 설문을 바탕으로, 가능한 모든 요구를 미리 예측하고 최대한 다양한 형태를 담아낸 결과물입니다. 이처럼 서체 디자인 과정은 단지 형태를 만드는 것을 넘어서, 시대와 쓰임에 맞게 끊임없이 조정하고 진화해가는 긴 여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이—특히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TT Chocolates를 사용할 때 어떤 메시지나 감정적 톤을 전달하길 바라시나요? 마지막으로, 디자인적으로는 시대를 초월하고 동시에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서체를 만들고자 하는 젊은 타이포그래퍼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TT Chocolates 안에서 저희가 담고자 했던 개방성을 여러분이 발견해주셔서 정말 기쁩니다. 여러 차례의 변화를 거친 끝에, 이 서체가 스스로의 ‘순수한 목소리’를 찾게 된 것 같아 저희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현재의 그래픽은 매우 정제되어 있고 미학적으로도 뛰어나지만, 그 안에는 ADP 플랫폼을 통해 아름답게 드러난 특정한 맥락이 담겨 있습니다. 젊은 서체 디자이너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은 “더 많이 작업하고, 더 자주 세상에 보여주라”는 것입니다. 많은 신진 디자이너들이 선배들의 기대나 시선을 의식해, 하나의 서체를 몇 년씩 붙잡고 문자 세트를 확장하거나, 글자 윤곽을 정리하고, 글자 간격을 완벽하게 맞추기 위해 고심하곤 합니다. 하지만 ‘완벽’이라는 건 끝없이 다듬어도 완전히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일 뿐입니다. 서체는 실제로 사용되어야 비로소 살아납니다. 세상에 선보이고, 실제 환경에서 쓰이도록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작업이 더 흥미로워지고, 성장도 자연스럽게 뒤따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