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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 디자인소리 대표

<K-디자인 어워드>,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파운더

 

 

 


 

 

 

좋은 디자인은 새로운 기능을 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좋은 제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기술이 사용자의 행동과 경험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구체적인 형태로 보여줘야 한다. 특히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카메라 분야에서는 높은 사양보다 새로운 촬영 환경과 사용자의 문제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했는지가 중요한 디자인 기준이 된다. 이번 리뷰에서는 <K-디자인 어워드 2026> 수상작 가운데 카메라의 역할을 새롭게 해석한 세 작품을 선정했다. AI instant virtual imaging camera, EC600Pro Body Worn Camera, Visio는 각각 창작자, 공공 안전 종사자, 1인 크리에이터를 위해 설계됐다. 서로 다른 환경을 다루지만, 세 작품 모두 기술을 사용자의 실제 경험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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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디자인 어워드 2026 위너 수상작 - EC600Pro Body Worn Camera >

 

 

 

극한의 현장에서 신뢰를 설계하다

 

 

중국 TD Tech사의 'EC600Pro'는 공공 안전 현장에서 사용되는 AI 기록 장비다. 160도 초광각 촬영과 장거리 촬영이 가능한 듀얼 카메라를 적용하고, AI가 이상 행동과 주요 대상을 감지해 중요한 장면의 기록과 분류를 돕는다. PTT 통신과 영상 촬영을 하나의 장비에 통합해 사용자가 휴대해야 하는 장비와 현장에서의 행동 단계도 줄였다. 이 작품에서 디자인은 장식보다 신뢰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충격에 대응하는 견고한 외곽 구조와 미끄러짐을 줄이는 표면 질감, 빠르게 식별할 수 있는 측면 버튼은 제품이 사용되는 환경을 명확하게 반영한다.

 

주황색으로 강조된 주요 조작부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기능을 직관적으로 구분하게 한다. IP68 수준의 방수·방진 성능을 확보하면서도 본체 무게를 160g으로 줄였으며, 8.8도 조절식 클립을 통해 착용 위치에 따른 촬영 각도의 오차도 보완했다. EC600Pro는 강인한 외형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착용감과 조작성, 기록의 정확성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했다. 전문 장비의 좋은 디자인이 형태적 인상과 현장 성능을 어떻게 일치시켜야 하는지 보여주는 완성도 높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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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디자인 어워드 2026 골드 수상작 - AI instant virtual imaging camera >

 

 

 

새로운 기술을 익숙한 경험 안에 담다

 

중국 디자이너 Liqian Fan의 AI instant virtual imaging camera는 현실의 이미지를 가상 이미지로 실시간 변환하고, 촬영 화면을 분석해 구도와 미적 방향을 제안한다. AI가 촬영 이후의 보정 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사용자와 함께 창작에 참여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작품의 디자인적 가치는 첨단 기술을 낯선 방식으로 과시하지 않는 데 있다. 전면의 커다란 원형 렌즈와 셔터를 연상시키는 조작부, 손에 안정적으로 잡히는 직사각형 몸체는 우리가 오랫동안 경험해 온 카메라의 문법을 따른다.

 

사용자는 복잡한 생성 기술을 먼저 이해하지 않아도 카메라를 대상에 향하고 촬영을 시작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일수록 사용자와 기술 사이의 거리를 조절하는 디자인이 중요하다. 이 작품은 AI라는 새로운 창작 도구를 익숙한 카메라 경험 안에 자연스럽게 배치함으로써 그 거리를 효과적으로 좁혔다. 기술의 새로움과 사용 경험의 친숙함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점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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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디자인 어워드 2026 위너 수상작 - Visio >

 

 

 

한 사람의 촬영 경험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들다

 

한국 국민대학교 임준우 학생이 제안한 'Visio'는 스태프 없이 작업하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360도 콘텐츠 디렉터다. 360도 카메라는 모든 방향을 기록할 수 있지만, 카메라 앞에 있는 촬영자가 자신의 모습과 주변의 촬영 상태를 동시에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Visio는 넓은 화각이라는 기술적 장점 뒤에 존재하던 사용자의 불편을 정확하게 발견했다. 핵심은 본체에서 분리되는 뷰어 유닛이다. 사용자는 카메라와 떨어진 위치에서도 촬영 중인 화면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촬영이 끝난 뒤에는 PC와 연결해 별도의 VR 기기 없이 편집 과정에서도 콘텐츠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상·하단 커넥터는 카메라 분리와 삼각대 등 추가 모듈의 연결을 지원해 촬영 환경에 따른 확장성도 확보했다. 

 

Visio의 강점은 하나의 새로운 기능보다 촬영 전반의 흐름을 다시 설계했다는 데 있다. 카메라와 모니터를 분리함으로써 사용자가 장비의 위치에 맞추는 대신, 필요한 위치로 화면을 가져올 수 있게 했다. 여러 사람이 나누어 수행하던 촬영과 출연, 모니터링을 한 사람이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한 것이다. 사용자의 구체적인 문제에서 출발한 구조적 해결이 돋보이는 디자인이다.

 

 

 


 

 

 

좋은 디자인은 기술을 경험으로 완성한다

 

세 작품이 사용하는 기술과 목표는 서로 다르다. AI instant virtual imaging camera는 창작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EC600Pro는 공공 안전 현장의 기록과 대응을 지원하며, Visio는 1인 크리에이터의 촬영 과정을 새롭게 구성한다. 이 작품들이 좋은 디자인 레퍼런스가 되는 이유는 기술 자체의 우수성에만 있지 않다. 각기 다른 사용자가 언제, 어디에서, 어떤 어려움을 경험하는지 살펴보고 이를 형태와 인터페이스, 제품 구조로 해결했다. 기술이 가능하게 한 것을 나열하는 대신, 그것이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가 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좋은 디자인은 기술에 형태를 입히는 작업이 아니다. 기술이 사람의 경험 안에서 의미 있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세 작품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며, 오늘날 카메라 디자인이 도달할 수 있는 세 가지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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