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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싸이드 시티 전우성 대표. 브랜딩 디렉터.

<마음을 움직이는 일>,<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핵심경험론> 저자

 

 

 


 

 

 

브랜딩을 준비하는 기업의 담당자분들을 만나보면 브랜딩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다. 물론 다양한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그중 우선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 브랜드만의 "핵심 경험"의 도출이다. 앞선 칼럼에서 브랜딩은 남들과 나를 구분하는 나만의 가치를 만드는 행위라고 필자는 얘기했는데 여기서의 나만의 가치가 바로 핵심 경험이라고 바꿔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핵심 경험은 무엇일까? 핵심경험이라고 하는 것을 쉽게 얘기하면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를 통해 반드시 경험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말로는 핵심 가치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가치라는 단어가 한편으론 모호하기도 하고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경험이라는 단어로 생각하는 게 더 쉬울 수 있다. 이것은 브랜드에 따라서 기능적인 경험과 감성적인 경험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기능적 핵심 경험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이것은 이 브랜드가 남들과 다른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한편으론 시장에서 이 브랜드의 존재의 이유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브랜드를 사람으로 생각해 본다면 그 사람만이 가진 남들보다 나은 점 혹은 강점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분들은 이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신 적이 있는가? 아마도 생각을 해보면 막상 바로 떠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만큼 경쟁사와 우리 브랜드 사이에 차별점을 찾기가 요즘은 그리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나중에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 그렇다면 이 기능적 핵심 경험은 어떻게 도출할 수 있을까? 필자는 지금껏 진행해온 다양한 브랜드들의 기능적 핵심경험을 찾는 과정에서 다음의 몇 가지 질문들을 통해 그것의 도출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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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브랜딩 by 전우성 >

 

 

 

첫째는 이 브랜드의 탄생 배경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다. 대부분의 브랜드는 그 브랜드만의 탄생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탄생의 이유라는 것은 경쟁시장에서 어떤 것을 강점으로 우리를 어필할 것인지에 대한 이유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브랜드의 탄생의 배경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분명 이 브랜드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시작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미 다양한 경쟁자들이 포진해 있는 시장이 있는 상황에서 분명 우리만의 강점 하나는 가지고 이 시장에 진입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야 경쟁이 이미 치열한 같은 카테고리의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브랜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접하고 사업의 우선순위가 바뀌다 보면 어느새 이 브랜드를 왜 시작했는지, 어떤 우리만의 차별점으로 이 시장에 진입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점점 희석되는 경우를 필자는 많이 보았다. 그러면서 서서히 그 브랜드만의 개성을 잃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브랜딩을 시작해야 한다면 반드시 이 브랜드의 탄생 배경을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모르겠다면 우선 대표님과 이 부분에 대해서 대화를 시작해 보길 권한다) 

 

두 번째는 이 브랜드를 사람들이 왜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생각해 보자.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를 알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 이 브랜드의 존재의 이유조차 없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브랜드가 존재해야 하는 reason to why를 함께 고민하는 것은 핵심경험을 도출하는데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다. 

 

마지막은 이 브랜드가 없다면 사람들이 가장 불편해할 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이는 두 번째 질문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데 우리 브랜드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어떤 것들을 불편해할까를 점검해 보는 것이다. 이것을 고민해 보는 것 역시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를 알아야 하는, 조금 더 정확하게 얘기해서 우리 브랜드의 어떤 점이 우리만의 강점이 될 수 있으며 우리가 세상에 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제시할 수 있다. 

 

이런 질문들을 통해서 브랜드가 반드시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것들,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통해 반드시 경험해야 할 것들을 생각해 보고 그것을 우리만의 기능적 핵심 경험으로 정의해 보는 것이다. (그 외에도 필자가 던져보는 다양한 질문들이 있지만 우선 이 세가지 질문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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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감성적 핵심경험이란 무엇일까? 이는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접할 때 반드시 느껴야 하는, 다시 말해 고객에게 반드시 전달해야 하는 정성적 감정을 말한다. 조금 더 쉽게 얘기하자면 이 브랜드만의 이미지와 스타일, 개성이라고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서 설명한 기능적 핵심 경험을 한번 생각해 본다면 예상컨대 대부분의 기업들은 아마도 쉽게 그것을 도출하진 못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이미 시장에서 우리 브랜드와 경쟁하는 다른 브랜드 역시도 우리와 크게 차이 없는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일 확률이 높다. 이는 대부분의 시장에서는 이미 기술이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혹은 과거 우리만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남들에 의해서도 쉽게 카피할 수 있는 있는 것이라면 이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능적 경험에 대해서 고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도출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우리만의 핵심 경험을 우리 브랜드가 지양하고자 하는 감성적 경험으로 설정하는 것으로 우선 시작해 볼 수 있다.  

 

감성적 경험을 설정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우리 브랜드만의 개성을 어떻게 도출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여기에는 시각적 경험과 커뮤니케이션의 방식 등이 포함된다. 이를 사람으로 생각해 본다면 앞서 언급한대로 그 사람만의 외모와 스타일 그리고 그 사람만의 또렷한 개성을 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위해서도 우리는 기능적 핵심경험의 도출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질문들을 던질 수 있다. 우리의 미래 고객은 누구이고 그들이게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시장에서 비춰지길 바라는지, 시장의 경쟁사들의 현재 이미지는 어떻고 우리의 이미지는 어떤지, 그것이 경쟁사와 큰 차이가 없는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개성을 가져야 하는지, 그 개성을 형용사로 표현한다면 어떤 형용사들이 적절할지, 우리 브랜드의 페르소나를 설정한다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등이 그것이다. 

 

이렇듯 핵심경험을 정의하는 방법은 브랜딩에 있어서 가장 중심이 되는 작업이며, 이는 사람으로 비유하면 내가 남들보다 잘하는 것(기능적 핵심경험)은 무엇인지, 나의 스타일과 개성은 남들과 어떻게 다른지(감성적 핵심경험)를 규정하는 것이며 브랜드다운 모습을 설계하는 가장 기초가 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브랜드의 핵심경험은 브랜딩을 시작함에 있어 먼저 고민해봐야 하는 부분이다. 물론 이 작업이 절대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이것을 먼저 고민해 보지 않는다면 우리 브랜드에 대한 명확한 가치와 경험적 요소를 정하지 않고 브랜딩을 시작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브랜드를 경험하는 소비자에게도 일관된 모습을 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경험이란 브랜드다운 모습을 규정하는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다. 기능적 경험은 “무엇을 잘하는가”를, 감성적 경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는가”를 결정한다. 이 두 축이 명확하지 않다면 브랜딩은 방향을 잃고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니 브랜딩을 준비하는 모든 기업에게 묻고 싶다. 지금 우리 브랜드는 어떤 핵심경험을 가지고 있는가? 만약 없다면,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반드시 전달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을 찾는 것, 그것이 브랜딩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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