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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 김주황 대표 (브만남)

<K-디자인 어워드> 심사위원

 

 

 


 

 

 

25년 7월 알로 요가(Alo Yoga)가 도산공원에 매장을 오픈했다. 프리미엄 애슬레저 시장의 새로운 강자인 알로 요가는 2022년에 연간 매출 10억 달러(한화 1조 4,000억원)를 돌파했으며, 40% 이상의 연간 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이러한 고속 성장은 2023년 말 40억 달러(한화 5조 7,000억원)라는 막대한 기업 가치 평가로 이어지는 기반이 됐다. 경쟁브랜드로 언급되는 룰루레몬이 2021년 3분기부터 2024년 3분기까지 매출 성장률 14%에 그쳤을 때, 알로 요가는 무려 276%의 압도적인 성장률을 기록한 것을 보면 이 브랜드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여기서 주의깊게 봐야할 점은 ‘알로 요가’가 ‘룰루레몬’의 핵심 고객층을 뺏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룰루레몬 고객이 알로 요가에서 첫 구매를 한 지 6년 후, 그들의 연간 지출은 룰루레몬($600)보다 알로 요가($660)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알로 요가가 경쟁사 고객 생애 가치(LTV)를 성공적으로 포획하며 시장의 주요 파괴자로 자리 잡았음을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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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알로 요가 >

 

 

 

“이 브랜드의 시작, 과연 어땠을까?”

 

알로 요가는 공동 창립자인 ‘대니 해리스(Danny Harris)’와 ‘마르코 드조지(Marco DeGeorge)’가 2007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설립했는데, Air(공기), Land(땅), Ocean(바다)를 뜻하는 단어의 앞자리를 따서 ‘ALO’라고 이름을 지었다. 이들은 마음챙김 운동에 영감을 불어넣고, 웰빙을 장려하며,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Alo에서 우리가 하는 일의 핵심이며, 우리의 소명이라고 말한다. 이 마음챙김 운동이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스튜디오-투-스트리트 (Studio-to-Street)" 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룰루레몬은 스튜디오에서 입지만, 알로 요가는 거리로 입고 나간다는 인식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켄달 제너 (Kendall Jenner), 헤일리 비버 (Hailey Bieber), 벨라 하디드 (Bella Hadid) 같은 셀럽들이 이 옷을 입고 거리를 횡보하는 모습이 많이 목격되었고, 그들을 추종하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글로벌한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 알로 요가가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3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1) 제품 철학: ‘스튜디오-투-스트리트’와 프리미엄화

알로 요가의 디자인 철학은 애슬레저 미학을 최우선으로 하며, 의류가 격렬한 운동 후보다 하이패션 스타일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들은 가터 디테일, 코르셋 재킷 등 패셔너블하고 엣지 있는 요소를 통합하여  요가를 단순한 건강 활동이 아닌 독특한 ‘정체성 상징’으로 승화시켰다. 색상 팔레트는 주로 블랙, 크림, 베이지 등 차분한 중성색을 사용하며, 기능적 성능이 아닌 스타일의 다양성, 커뮤니티 멤버십, 웰니스 생태계 접근성을 통해 경쟁사 대비 20~30% 더 높은 가격대를 정당화한다.   

 

 

2) 인플루언서 커머스와 신뢰성 구축

알로 요가는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 크게 영향을 받는 밀레니얼 및 Z세대(18~35세 여성)를 주요 타겟으로 설정했다. 이들은 유료 광고를 넘어 웰니스 가치에 진정으로 일치하는 인플루언서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우선시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인플루언서가 제품을 진정성 있게 홍보하는 유기적인 콘텐츠 생성을 유도하며, 청중과의 신뢰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AloYoga 해시태그는 800만 건 이상의 게시물을 기록하며, 브랜드에 대한 대규모의 진정성 있는 사회적 증거로 작용하고 있다.   

 

 

3) 체험형 리테일: 매장을 ‘성소(Sanctuary)’로 전환

알로 요가의 물리적 매장은 단순히 쇼핑 공간이 아닌, 요가 스튜디오, 명상 공간, 웰니스 카페를 통합한 "성소(sanctuaries)"로 기능한다. 이 매장들은 정기적인 커뮤니티 행사와 워크숍을 개최하여 알로 요가를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촉진자로 포지셔닝한다. 이는 자산 경량(Asset Light) 모델로 브랜드를 구축한 룰루레몬과의 주요 차별점이다. 알로 요가는 고급 '성소' 매장과 글로벌 리트리트 등 물리적 경험을 요구하는 자산 중점(Asset Heavy) 모델을 통해  제품을 넘어선 독점적인 경험을 제공하여 고객 충성도를 심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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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알로 요가 >

 

 

 

이 알로 요가는 아시아 최초 플래그십 스토어 부지로 서울을 선택했으며, 2025년 7월 도산공원 근처에 1호점을 오픈했다. 이러한 전략적 판단은 K-pop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과 국내 애슬레저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기반을 둔다. 알로 요가는 블랙핑크 지수와 방탄소년단 진을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용하며 한국 문화와의 연결을 강화했다. 도산공원 매장은 요가 스튜디오, 루프탑, 라운지를 갖춘 6층 규모의 체험 중심 웰니스 복합 공간으로 , 아시아 시장에서 '성소' 전략을 구현했다. 이렇게 끝없이 성장할 것 같은 브랜드이지만 조심해야할 부분들이 몇가지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브랜드가 내세우는 마음챙김 사명과 실제 운영 사이의 모순이다. 알로 요가는 독립적인 평가 기관으로부터 환경 영향 부문 ‘매우 미흡(Very Poor)’ 등급을 받았으며, 친환경 소재 사용이 적고, 공급망 내 노동자들에게 생활 임금(living wage)을 지급하고 있다는 증거도 부족하다. 이러한 윤리적 불일치는 공정한 대우를 핵심으로 하는 요가 원칙(비폭력)과 충돌하며,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핵심 타겟층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한국에서 발생한 직구와의 가격 불일치 문제가 있다. 미국 공식 사이트에서 200달러 이상 주문 시 제공되는 사은품(약 66,000원 상당의 토트백)을 한국 매장에서는 400,000원 이상 구매해야 받을 수 있는 등  상당한 가격 차이가 존재한다. 이로 인해 사은품이 중고 플랫폼에 유입되는 ‘직구 열풍’ 이 발생했다. 알로 요가는 이 ‘투 트랙 전략’을 통해 초기 인지도를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프리미엄 체험형 매장으로 구축하려는 브랜드의 고유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가격과 공급망 전략의 현지화에 더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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