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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소리 김도영 대표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K-디자인 어워드> 창설자

 

 

 


 

 

 

많은 이들이 브랜드라고 하면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을 떠올린다. 하지만 브랜드는 규모와 무관하다. 창작자가 자신만의 철학과 메시지를 세상에 드러내고, 그것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순간 이미 하나의 브랜드로 존재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창작자가 그 사실을 늦게 깨닫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많은 개인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작품이나 콘텐츠가 단순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장은 그 결과물을 넘어서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브랜드로 인식한다. 중요한 것은 ‘나도 이미 하나의 브랜드로 보일 수 있다’는 자각이다. 이 인식이 시작되는 순간, 창작자는 브랜드의 주인이 된다. 내가 세상에 내놓은 첫 작품, 첫 콘텐츠, 첫 프로젝트는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어떤 브랜드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드러내는 선언문과 같다.

 

이를 소비하는 사람들은 창작자 개인이 아니라 그가 만들어낸 결과물 속 철학과 태도를 기억한다. 작은 시도라도 그것이 반복되고 기록되면 자연스럽게 브랜드가 된다. 문제는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단순히 창작만 이어가는 경우다. 철학 없는 창작은 흩어지지만, 철학이 담긴 창작은 브랜드로 축적된다. 창작자는 본능적으로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 하지만 브랜드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부딪히는 벽이 있다. 바로 경영이다. 경영은 거창한 개념이 아니다. 어떤 일을 계속할지, 무엇을 포기할지, 시간을 어떻게 분배할지, 어떻게 수익 구조를 만들지 같은 작은 결정들의 연속이다. 이 결정을 의식적으로 내리기 시작하는 순간, 창작자는 단순한 생산자가 아니라 브랜드의 경영자가 된다. 이 같은 전환을 잘 보여주는 해외 사례는 많다. 

 

미국의 에릭 바론(Eric Barone)은 혼자서 인디 게임 Stardew Valley를 개발해 전 세계적으로 2,000만 장 이상 판매하며 약 4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업데이트 과정에서 일부 협력자가 참여했지만, 창작의 중심은 여전히 본인에게 있다. 한 명의 창작자가 게임 하나로 글로벌 브랜드를 구축한 대표적 성공 모델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피터 레벨스(Pieter Levels)는 ‘1년에 12개 스타트업’을 만들며 디지털 노마드 시장을 개척했다. 지금도 NomadList와 RemoteOK를 혼자서 운영하며 매월 수억 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코드 작성부터 디자인, 마케팅,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 수행하는, 현존하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1인 기업가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저스틴 웰시(Justin Welsh)는 콘텐츠 기반 지식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연간 약 70억 원을 벌어들이는 솔로프리너가 되었다. 그는 직원이나 고정 파트너 없이 모든 운영을 자동화 도구와 자신의 역량으로 감당한다. 그의 사례는 1인 브랜드가 효율적인 시스템과 철저한 자기 철학을 통해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들의 사례는 한 가지 공통점을 말해준다. 지금도 수많은 창작자가 철저히 개인 단위로 운영하며 동시에 거대한 성과와 브랜드 영향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1인 브랜드가 단순히 생존하는 수준을 넘어,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한다. 오늘날 창작자가 경영자로 변모하는 속도는 AI로 인해 더욱 빨라졌다. 1인 창작자라도 AI 도구를 활용하면 콘텐츠 제작, 마케팅, 운영까지 혼자서 감당할 수 있다. 이제 문제는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운영할 것이냐’이다. 철학 없이 무작정 많은 콘텐츠를 찍어내는 것은 브랜드로 이어지지 않는다. AI 시대일수록 창작자는 더 선명한 철학과 메시지를 가져야 한다. 그 철학이 운영의 기준점이 되고, 결국 브랜드의 정체성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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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인에서 브랜드로의 전환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창작자가 자신의 결과물이 누군가에게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 서서히 브랜드 경영자의 길에 들어서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규모가 아니라 태도다. 나는 단순히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는 자각. 이 전환을 빨리 할수록 작은 브랜드는 더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다. 작은 브랜드가 큰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시대, 창작자가 곧 경영자가 되어야 하는 시대. 그 출발점은 “나는 이미 하나의 브랜드다”라는 깨달음이다. 그 순간부터 창작자는 더 이상 개인이 아니라, 브랜드의 주인이 된다.

 

가장 완벽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한다면 이미 늦었을 확률이 높다. 브랜드의 성패는 완벽함이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시도하고 진정성 있게 고객과 교감하는가에 달려 있다. 슈퍼 마이크로 브랜드의 핵심은 바로 ‘지금 당장 도전하는 용기’다. 시장은 완벽한 결과물을 기다리지 않는다. 오히려 불완전하더라도 발전해가는 과정을 보며 신뢰를 쌓는다. 작은 실행은 곧 피드백으로 돌아오고, 그 피드백이 브랜드를 단단하게 만든다. 결국 마이크로 브랜드의 가장 큰 무기는 자본도, 인력도 아닌 실행력과 용기다. 오늘의 작은 도전이 내일의 거대한 기회로 이어진다. 완벽을 기다리는 순간 경쟁자는 이미 앞서 나가 있다. 중요한 것은 시작하는 것이며, 그 자각이 곧 1인에서 브랜드로 가는 길이다.

  • Founder: Doyou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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