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싸이드 시티 전우성 대표. 브랜딩 디렉터.
<마음을 움직이는 일>,<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핵심경험론> 저자
1. 그것은 당장의 숫자만으론 판단할 수는 없다
필자가 직접 느끼고 경험한 브랜딩의 효과를 얘기해보고자 한다. 그전에 먼저 하고 싶은 말은 브랜딩의 효과는 숫자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브랜딩은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임팩트도 중요하지만 경험상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인 지속성이다. 무엇이든 한 방향으로 꾸준히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고객들의 기억 속에 우리 브랜드가 조금씩 각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당장의 숫자로 이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각각의 브랜딩 활동이 그것만의 목표치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그것의 성과가 브랜딩을 잘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멋진 숫자들을 만들어낸 경험을 많이 했다. 하지만 브랜딩을 잘한다는 것은 단기간의 성과보단 지속적인 결과들을 꾸준히 만들어 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성공도 있고 실패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실패를 했다고 이것을 멈춘다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그 브랜드는 잊혀 갈 수밖에 없다. 크건 작건 꾸준히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숫자로만 판단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사람의 인지의 과정과 인식의 변화는 숫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각의 브랜딩 프로젝트에 숫자적 목표를 두는 것은 좋지만 그것만이 성공의 여부를 판단할 순 없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숫자에만 치중하는 것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그 숫자에만 매몰되면 그 숫자를 만들어내기 위해 브랜드의 톤 앤 매너를 무시한 다른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도 종종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브랜딩의 효과는 숫자로만 판단할 수 없다.
2. 충성고객, 즉 팬층을 만든다.
우리만의 가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브랜드를 좋아하는 팬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팬덤을 형성한다. 이들은 우리 제품의 성능에 만족해서 사용하는 사람 또는 우연히 우리 제품을 써본 사람들과는 결이 다르다. 단지 제품력이 좋아서 우리 브랜드를 선택하는 이들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가치를 지지하고 더 나아가 응원하는 사람들이다. 브랜딩은 브랜드의 가치뿐 아니라 그 브랜드의 제품을 소유한 사람에게도 영향을 준다.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지닌다면 그 제품을 소유한 사람에게도 그 가치의 이미지가 투영된다는 얘기다. 여기서 팬층은 조금씩 만들어진다. 앞선 컬럼에서 얘기했지만 프라이탁 브랜드의 가방을 늘 들고 다닌다. 하지만 필자가 이 브랜드를 선택한 이유는 단지 제품력만이 좋아서는 아니다. 요즘 유행하는 브랜드라서도 아니다. 그보다는 프라이탁을 들고 다니는 내 모습이 좋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들의 가치에 공감하기에 꾸준히 구매하고 지지하는 것이다. 이 브랜드를 입으면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나는 패셔너블 하면서도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중요시 하는 사람'이라고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주변에 프라이탁을 많이 추천한다. 스스로 프라이탁의 자발적 전도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통해 프라이탁을 추천 받은 사람들은 다시 프라이탁을 구매하고 그들도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팬이 되는 과정의 시작점에 놓이게 된다.

3. 좋은 인력의 확보
브랜딩의 효과는 좋은 인력의 확보로 이어짐도 경험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기업에서는 늘 사람이 필요하다. 필자가 브랜딩을 담당했던 회사의 초반, 리쿠르팅을 진행했는데 브랜드 인지도가 없다 보니 좋은(?) 사람 찾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지원한 분들 중 내 나름의 판단하에 가장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의지를 보인 분들을 채용하여 업무를 이어 나갔다. 하지만 꾸준히 브랜딩을 진행해 오는 과정에서 브랜드가 점점 사용자에게 알려지고 앞서 언급한 브랜드의 팬층이 많아질수록 이것은 채용에도 큰 영항을 주고 있음을 몸소 경험했다. 개인적으로 필자가 이끄는 브랜딩팀에서 일하고 싶은데 채용을 언제 하는지를 물어보는 질문들이 들어오기도 했고 (이는 브랜딩뿐 아니라 디자인, 개발 등 다양한 직군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있었을 것이다) 실제 채용공고가 열리면 정말 좋은 인력들이 많이 지원함을 보았다. 누구나 아는 대기업에서도 지원했고 유명한 광고대행사 분들도 많이 지원했으며 또 잘 나가는 스타트업 분들도 대거 지원서를 넣었다. 이는 초반에 내가 경험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경험이었다. 좋은 인력의 확보는 결국 좋은 퍼포먼스로 이어질 수 있고 좋은 퍼포먼스는 결국 기업과 조직을 더 강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는 명백히 브랜딩의 효과다.
4.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의 창출
다양한 영역의 브랜드와의 협업에서도 이는 큰 역할을 함을 보아왔다. 브랜드의 인지도를 넘어 충성도가 강해지니 특정 브랜드와의 컨택이 훨씬 수월해졌고 이는 더 좋은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졌다. 커머스 플랫폼의 경우 이것의 가장 좋은 예시가 많은 브랜드의 입점 제안이다. 초창기에는 브랜드 인지도가 없다 보니 직원들이 직접 브랜드에 입점 제안을 보내고 우리를 소개하고 해당 브랜드를 설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마도 많은 브랜드의 문전박대도 경험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브랜드의 인지도가 올라가고 브랜드의 이미지가 또렷하고 남들과 차별화되고 쿨하게 바뀌다 보니 이젠 역으로 다양한 입점 제안이 브랜드들을 통해서 먼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는 브랜딩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많이 많들어지는 계기로 이어졌다. 얼마전 브랜딩을 디렉팅한 한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인지도가 매우 낮은 출판사였다. 하지만 브랜딩을 진행하는 가운데 수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그것을 계기로 여러 회사에서 이 회사와 협업을 하길 원하게 되었다. 이 협업을 바탕으로 그 출판사는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기회를 더 늘릴 수 있었고 이것을 계기로 이곳은 더 높은 인지도를 확보했다. 자연스럽게 그 브랜드에서 출간한 책들 역시 함께 주목을 받으면서 매출의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와 같이 브랜딩을 잘하면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성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팬이 만들어지고 신뢰가 구축되면 시장에서 존재감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재구매와 재방문을 촉진하며, 많은 브랜드와 협업할 수 있다. 게다가 브랜딩은 인재 채용에도 큰 영향을 준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 또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에서 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기업에 지원자가 많아지면 상대적으로 좋은 인재를 많이 채용할 수 있다. 이는 또 다시 다양한 퍼포먼스와 연결되며 선순환을 이루게 된다. 이 외에도 브랜딩에는 다양한 효과가 있다. 언론과 매체에서 우리 브랜드를 주목하기에 각종 기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노출될 기회가 늘어난다. 또한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소셜미디어 포스팅 또한 함께 늘어난다. 기사와 포스팅이 또 새로운 유저들을 브랜드로 불러 모으고, 이들 역시 브랜드와 잘 연결되면 앞서 얘기한 브랜딩 효과가 증폭된다. 그 밖에도 다양한 효과들이 있고 앞서 언급한 브랜딩 효과들은 필자가 직접 경험한 사례들이다. 이런 다양한 효과들로 인해 브랜드의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즉 이는 기업의 가치와도 자연스레 연결될 것이다. 결국 브랜딩은 매출을 돕고, 인재를 끌어들이며, 새로운 기회를 연다. 그러나 그 본질은 숫자 너머에 있다. 브랜딩은 오늘을 위한 활동보다는 오히려 내일의 우리를 위한 여정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