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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싸이드 시티 전우성 대표. 브랜딩 디렉터.

<마음을 움직이는 일>,<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핵심경험론> 저자

 

 

 


 

 

 

브랜딩 강연을 하는 자리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바로 브랜딩과 마케팅의 차이를 묻는 질문이다. 그래서 이것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글로 정리해본다. 우선 이것은 정답이라기보단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임을 먼저 밝힌다. 우선 마케팅은 제품의 판매를 높이기 위한 직접적인 모든 행위를 말한다. 우리가 소셜 미디어에서 자주 보는 제품 광고가 바로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우리 제품의 기능이 왜 좋은지, 구매 시 어떤 혜택이 있는지 혹은 타사 대비 얼마나 가격이 저렴한지를 직접적으로 불특정 다수, 혹은 타겟팅된 잠재고객에게 보여주어 판매를 유도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브랜딩은 무엇일까? 필자가 생각하는 브랜딩은 남들과 나를 구분짖는 가치를 만드는 행위이며 결국 자사 브랜드를 좋아하는 팬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이 두 가지가 어떻게 다른지를 하나의 예시를 들어서 설명해 보겠다.

 

누군가 선글라스 하나를 구매하려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래서 주변 백화점에 갔다고 생각해보자. 그곳에는 다양한 선글라스 브랜드의 매장들이 있을 것이다. 그중 어떤 선글라스를 골라야 할까? 마침 한 브랜드에서 일정 기간동안 파격가로 세일을 한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이런 문구를 어디서든 자주 보게 된다.) 그래서 이 사람은 이 문구에 우선 관심이 가게 되어 해당 매장에 방문했다고 생각해보자. (이렇게 고객을 자사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한 것이다). 이 사람은 매장에 놓여 있는 선글라스들을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점원이 다가와 이 제품은 얼마나 좋은 소재를 썼고 기능은 왜 좋은지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사의 제품을 추천한다. 아마도 그런 얘기에 이 사람은 더욱 호기심이 갈 것이다. 한정기간 세일을 하니 지금 이 제품을 사지 않는다면 당분간은 이 가격에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브랜드만을 보고 결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다른 매장도 둘러보고자 하는 마음에 매장을 나가려고 할 것이다. 이 순간 직원은 오늘 이 제품을 구매한다면 본인 재량으로 특별히 나에게만 추가 5% 할인을 해주겠다고 제시할 수 있다. 어쩌면 오늘 구매한다면 사은품을 증정해 줄 수 있다는 얘기를 할지도 모른다. 결국 이런 과정을 거쳐 이 사람은 이 매장에서 선글라스를 구매하게 된다.  

 

이게 일반적인 마케팅의 방식이다. 어찌보면 굉장히 익숙한 시나리오이고 우리도 한번즈음 경험해봤을 시나리오 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실 형태만 다를 뿐 많은 곳에서 보이는 온라인 광고도 이와 같은 프로세스를 밟고 있다. 온라인 상의 수많은 광고들에서 우리는 할인이라는 문구를 자주 접한다. 그리고 호기심에 클릭을 한다. 이것이 백화점에서 자사 매장으로 고객을 부르는 할인 메세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매장 직원이 설명하는 제품에 대한 다양한 장점은 온라인에서 보는 상세페이지의 내용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이 역시도 비슷하다. 직원의 입을 통해서 전달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상세페이즈를 통해 이 제품이 왜 좋은지를(실제로는 타사 대비 큰 차이가 없더라도) 고객에게 설득하는 문구들을 만난다. 페이지 이탈 전 제시하는 추가 할인 및 사은품 역시 온라인에서도 동일한 혜택으로 제공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사람이 다음에 선글라스를 구매할 때도 이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할까? 물론 모를 일이다. 제품을 써보니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경험을 받았다면 그럴수 있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다시 침대를 선글라스를 경우에도 구매의 순간 특가 세일을 하는 브랜드를 선택할 확률이 더 높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브랜딩은 이것과 어떻게 다를까? 또 다른 선글라스 브랜드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브랜드는 어느 날 도심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그런데 가보니 예상외로 그곳이 선글라스 매장이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보다는 독특한 인테리어와 구조물들이 가득했다. 마치 매장이 아닌 쇼룸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받았다. 개성 넘치는 이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본 순간 방문객들은 이 브랜드에 대한 호기심이 올라기가 시작한다. 이곳은 어느덧 유명새를 타고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은 이 브랜드의 취향과 개성을 느끼고 돌아갔다. 이 플래그십 스토어는 단지 제품만을 판매하는데는 크게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보다는 그 브랜드가 가지고 싶어 하는 모습을, 조금 더 정확히 얘기하면 그 브랜드가 추구하는 개성과 스타일, 그리고 그 브랜드만의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더 집중하는 느낌이었다. 이는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플래그십 스토어 얘기다. 필자는 한국 뿐 아니라 도쿄에서도 젠틀몬스터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리고 방문할때마다 플래그십 스토어의 규모와 독특한 디스플레이에 늘 감탄한다. 젠틀몬스터의 플래그십 스토어에 방문해본 분이 있다면 필자가 얘기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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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젠틀몬스터 >

 

 

 

그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이 플래그십 스토어에 놀란 한 사람이 선글라스 브랜드가 필요해서 백화점에 방문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들에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매장은 무엇일까? 물론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젠틀몬스터는 그들의 머릿속에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을 통해서 그들은 시몬스를 샀을까? 이 역시 모를 일이다. 하지만 젠틀몬스터를 방문해서 제품을 볼 확률은 아마도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세일이란 문구가 없어도 이들은 젠틀몬스터 매장을 방문할 확률이 높다. 구매는 그들의 선택이지만 그들의 마음속에 젠틀몬스터에 대한 인식은 분명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 사례와 두 번째 사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첫 번째는 선글라스를 사고자 하는 고객에게 우리 제품이 왜 좋은지를 적극적으로 어필한다. 그리고 고객이 우리 제품을 사기로 결정하기까지의 여정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두 번째는 어떤가? 제품에 대한 할인 혜택도 우리 제품에 대한 장점도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지만 이 브랜드를 고객이 기억하도록 만들고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를 올리고 그들을 자사 브랜드의 팬으로 만들기 위해 고객에게 강한 인상을 전달한다. 두 방식 모두 그것의 종착역은 결국 매출(판매) 일 것이지만 그 여정도 방식도 너무 다르다. 바로 이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마케팅과 브랜딩의 차이다.  

 

그렇기에 마케팅은 아래의 질문을 체크해야 한다.

 

- 우리 제품에 관심이 큰 사람들은 누구이고, 그들에게 도달하려면 어떤 매체에 노출해야 할까?

- 사람들이 우리 제품에 눈길을 주게 하려면 어떤 메세지가 적합할까?

- 어느 정도의 할인율을 책정해야 사람들의 방문 혹은 클릭을 유도할까?

- 자사몰로 유입된 이들이게 제품을 어떻게 설명해야 타사 제품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낄까?

- 구매로 연결시키기 위해 추가 할인 쿠폰을 증정해야 할까, 기프트를 제공해야 할까?

- 몰을 방문하고 떠난 이들에게 어떻게 다시 접근하여 재구매를 유도할 수 있을까?

 

반면에 브랜딩은 아래의 질문들에 더 집중해야 한다. 

 

- 경쟁사와 구분되는 우리만의 가치를 우리는 무엇으로 정의하면 좋을까? 

- 그것은 기능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 아니면 감성적인 접근이 포함되어야 할까? 

- 우리만의 이미지를 어떻게 정의해야 하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 수 있을까? 

- 결국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기억했으면 하나?

- 그것을 위해서 우리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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