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준우 SUNNY ISLAND 실장
"SUNNY ISLAND는 단순한 시각적 결과물을 넘어 브랜드가 자생할 수 있는 에너지를 디자인하는 스튜디오다. 심준우 실장은 브랜드를 둘러싼 환경과 상황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디자인 과정 자체를 하나의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유연한 프로세스를 지향한다. 최근 K-DESIGN AWARD 비주얼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인의 격과 무게감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며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본 인터뷰에서는 심준우 실장이 생각하는 브랜드 철학과 기술의 변화 속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SUNNY ISLAND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현재 스튜디오가 지향하는 방향성을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SUNNY ISLAND를 운영하고 있는 심준우 실장입니다. 대학 시절부터 막연하게나마 저만의 디자인 스튜디오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하나의 큰 로망이었습니다. 이후 다양한 실무 경험을 현장에서 치열하게 쌓으며 그 꿈을 마침내 현실로 옮기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디자이너로서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끄는 SUNNY ISLAND는 단순히 보기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의미 있는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단단한 구조를 고민하는 스튜디오입니다. 클라이언트의 1차적인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넘어, 앞으로도 가치 있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이어가며, 우리의 디자인이 사회와 사람에게 실제로 긍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방식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SUNNY ISLAND는 감각적인 비주얼과 브랜드 경험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스튜디오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브랜드 철학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깊이 공감하고 생각하는 브랜드 철학은 한마디로 ‘에너지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디자인은 자칫 명확한 결과를 내지 못하는 모호한 과정으로 끝맺음해 버릴 수도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디자인은 브랜드가 험난한 세상에 나와서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강력한 추진력을 만들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 내면의 에너지가 있어야 브랜드의 모든 활동이 생동감 있게 살아 움직이고, 애초에 설정한 목표에 도달할 수 있으며, 결국에는 대체 불가능한 고유한 가치로 이어진다고 봅니다. 그래서 SUNNY ISLAND는 우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만큼은, 브랜드가 치열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는 생존의 힘을 만드는데 더 깊이 집중합니다. 디자이너로서 우리의 역할이 끝나는 순간, 비로소 대중 앞에서 브랜드의 가장 빛나는 순간이 시작되길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SUNNY ISLAND의 작업을 보면 단순히 ‘보여지는 디자인’을 넘어, 브랜드의 분위기와 태도를 설계하는 방식이 인상적입니다. 브랜드를 구축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요?
브랜드를 구축할 때, 브랜드 개발에 참여하는 모든 디자이너들이 공통적으로 치열하게 고민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모든 프로젝트의 출발은 “이 브랜드는 과연 세상에 왜 존재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입니다. 그리고 디자인 작업은 바로 그 질문에서 파생되는 수많은 현실적인 답들을 하나씩 정교하게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저는 이 험난한 과정 속에서, 갓 태어난 브랜드를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둘러싼 여러 전문가들 중 하나가 바로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한자리에 모인 전문가들의 목표는 결국 브랜드를 성공시킨다는 단 하나입니다. 브랜드가 태어난 근본적인 이유도 물론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떤 척박한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살아가야 하는지도 그에 못지않게 매우 중요합니다. 당장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하루를 버텨야 하는 생존형 브랜드인지, 아니면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상황인지에 따라 우리의 디자인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래서 우리가 작업의 첫 단추로서 가장 깊이 고민하는 핵심 요소는, 기술이나 기교 이전에 바로 그 브랜드가 잘 되기를 바라는 진심 어린 ‘애정’입니다.


SUNNY ISLAND만의 디자인 접근 방식이나 작업 프로세스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특히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보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위에서 답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브랜드나 프로젝트마다 처해진 현실적인 상황이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획일화되고 정해진 단 하나의 방식보다는, 각 프로젝트의 특수성과 상황에 맞게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 프로세스를 유연하게 적용합니다. 대신 어떤 프로젝트든 공통적으로 가져가는 뚜렷한 특징이 있다면, 스타 디자이너 한 명이 ‘혼자 잘하는 디자인’보다 팀원 모두가 ‘함께 개발하는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지향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스터디를 굉장히 많이 하고, 서로 다른 다양한 성향의 디자이너들이 한 팀을 이루어 함께 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시안의 양도 월등히 많아지고, 최선의 답을 찾기 위한 토론과 협의 과정도 그만큼 길어집니다.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에 대해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요즘 들어 특히 더 최종적으로 완성된 결과물뿐만 아니라, 그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훌륭한 결과처럼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경우가 무척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단순히 최종 결과를 만들기 위해 희생되는 과정이 아니라, 디자인을 도출하는 과정 자체도 클라이언트와 대중에게 충분히 설득력 있고 매력적인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이 되도록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진행하신 K-DESIGN AWARD 비주얼 프로젝트는 매우 인상적인 결과물로 주목받았습니다.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중요하게 설정한 컨셉과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K-디자인 어워드 비주얼 프로젝트는 외부에서 단편적으로 보여지는 결과물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훨씬 더 많은 시간 동안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짧게 끝나는 단편영화가 아니라, 3편에서 4편으로 구성된 거대한 장편영화를 한 번에 기획하고 어워드의 본래 의도에 맞게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종합 예술의 방식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2024년에 이은 2025년 비주얼 작업은 직전 연도보다 브랜드의 서사를 확장하여 더 많은 이야기를 속 깊게 풀어내기 시작한 중요한 해였습니다. 저희는 ‘프레스티지’라는 핵심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어워드가 마땅히 가져야 할 권위와 수상자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어떻게 품격 있게 전달할 것인가를 가장 중요하게 고민했습니다.
이를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 그라데이션, 직관성, 그리고 대비라는 세 가지 주요 요소를 설정했고, 구차하고 복잡한 설명 없이도 대중들이 직관적으로 어워드의 ‘격’과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도록 시각물을 구성했습니다. 특히 빛과 어둠의 대비, 그리고 색채의 유려한 흐름을 통해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평면적인 비주얼이 아니라, 작품을 마주했을 때 자연스럽게 경외감 같은 감정과 인식이 따라오도록 입체적으로 설계한 점에 집중했습니다. 이어지는 2026년 비주얼은 앞선 작업들을 바탕으로 한 번 더 완전히 다른 새롭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어워드에 대한 진정한 본질을 대중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 풍성하게 예정되어 있는 시상식에서 그 결과물을 직접 뵙고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브랜딩과 비주얼 디자인을 동시에 수행하는 스튜디오로서, 전략과 디자인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하고 계신지도 듣고 싶습니다.
저는 브랜딩에 있어서 전략과 디자인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완벽한 하나의 흐름이라고 확고하게 생각합니다. 현재 제가 몸담고 치열하게 활동하는 디자인 생태계에서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전통적인 경계가 무의미하게 허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전문 기획자가 짠 치밀한 전략에 따라 디자이너가 그에 맞는 전문적인 시각적 결과물로 이어받는 단계적이고 수직적인 전략이 보통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단계와 단계 사이의 틈이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로 축소되었거나,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순서의 의미 자체가 완전히 무색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책상에 앉아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에 거창한 전략을 먼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직접 스케치하고 시도하는 디자인 과정 자체를 유기적인 전략의 일부로 적극 편입하여 봅니다. 현대의 수많은 디자인 방법론이 가진 다양성, 체계성, 그리고 그것들을 아우르는 통합성을 통해, 이제 디자인은 단순히 주어진 전략을 묵묵히 수행하는 수동적인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상위의 전략마저 능동적으로 포함하고 이끌어가는 거대한 구조가 되어 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디자인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비주얼 디자인과 브랜딩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AI를 비롯한 눈부신 기술 발전 덕분에, 과거에는 디자이너의 상상 속에만 머물렀던 비현실적인 이미지나, 절대적인 시간 부족과 물리적인 기술적 한계로 도저히 구현하기 어려웠던 환상적인 브랜드 경험들이 이제는 놀라운 속도로 우리 눈앞의 현실로 빠르게 구현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거대한 기술적 변화가 오히려 디자이너가 능동적으로 다룰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영역과 사회적 역할을 훨씬 더 무한하게 넓히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다만 그와 동시에 기계와 인간 사이의 창작 역할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면서, 디자이너 개개인이 가진 순수한 기획 역량 역시 극명하게 양극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봅니다.
단순히 AI라는 편리한 도구를 기술적으로 잘 활용하는 오퍼레이터 수준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그 강력한 도구를 지렛대 삼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전에 없던 공감의 경험을 설계하는 진정한 크리에이터로 확장될 것인지에 따라 미래 디자이너의 위치와 가치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비단 개인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총괄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의 생존 입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SUNNY ISLAND가 앞으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방향성과 장기적으로 구축하고 싶은 브랜드 혹은 작업의 가치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하나의 브랜드가 탄생하고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이 매우 중추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실무를 거듭할수록, 동시에 오직 시각적인 디자인만으로는 도저히 설명되거나 해결되지 않는 비즈니스적인 영역들이 분명히 광범위하게 존재한다고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정적인 로고를 넘어 브랜드가 소비자와 호흡하며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비즈니스 생태계에 대한 깊은 갈망은, 디자이너가 책상에서 벗어나 직접 내 브랜드를 만들고 치열하게 운영해보지 않으면 절대 온전히 체감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SUNNY ISLAND는 클라이언트 워크를 넘어, 자체적인 브랜드를 직접 기획부터 개발하고 실물 운영까지 해보는 무모하지만 값진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클라이언트들과의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얻은 소중한 인사이트들을 십분 바탕으로 삼아, 내부 프로젝트를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성과로 조심스레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저희 팀원 모두가 이 험난한 브랜딩 과정 자체를 진심으로 즐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무엇보다도 결국에는 누가 봐도 매력적이고 자생력 있는 우리 스튜디오만의 오리지널 브랜드를 세상에 멋지게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Archive. Design. Essen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