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tchavan Suwansawat Everyday Architect Design Studio 설립자 및 대표 건축가
"도시의 진정한 모습은 거대한 기념비적 건축물보다,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 안에 담겨 있다고 말할 수 있다. Everyday Architect Design Studio의 설립자이자 건축가, 작가, 도시 관찰자인 차차반 수완사왓(Chatchavan Suwansawat)은 방콕 거리에서 발견되는 비공식적이고 즉흥적인 구조물들에 꾸준히 주목해 왔다. 그는 ‘타이 어반 메스 건축(Thai Urban Mess Architecture)’이라는 고유한 연구를 바탕으로, 길거리의 무질서함 속에서 발견되는 창의적인 공간 활용 방식을 하나의 디자인 언어이자 건축적 해결책으로 바라본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일상의 평범한 장면이 지닌 가능성, 그리고 건축가가 도시의 사회적 문제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운영 중이신 스튜디오의 설립 배경과 함께, 주로 어떤 건축적 철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작업과 리서치를 전개하고 계시는지 전반적인 소개를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방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Everyday Architect Design Studio의 설립자 차차반 수완사왓입니다. 제 자신을 건축가이자 작가, 그리고 도시 관찰자로 정의하고 싶습니다. 저의 건축적 실천은 도시가 실제로 어떻게 기능하는지,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이 공간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활용하는지에 주목하는 '도시 관찰'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Architect-Jer』와 『365 Days of Thai Urban Mess Architecture』라는 두 권의 책으로 결실을 맺었으며,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되는 창의적이고 임시적인 공간 솔루션, 즉 '도시의 토속성(urban vernacular)'을 깊이 탐구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저는 우리 스튜디오가 이러한 관찰과 연구에서 얻은 통찰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디자인으로 번역하는 일종의 '건축 실험실'이 되기를 바랍니다.

스튜디오의 이름에 포함된 'Everyday(일상)'라는 단어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거대하고 기념비적인 건축물이 아닌, 평범하고 일상적인 구조물과 도시 풍경에 특별히 주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Everyday(일상)'라는 단어는 그 단순함 속에 깊은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친숙하고 단순하기에 스튜디오 이름의 가장 앞에 두었습니다. 이는 일상 속 평범한 경이로움을 관찰하고자 하는 저의 열정을 반영합니다. 저는 거창하고 화려한 행사보다는 매일매일의 작은 디테일에 집중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저에게 '일상'은 모든 디자인 프로젝트를 이끄는 강력한 단어입니다. 저는 모든 작업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는 작고 숨겨진 디테일들을 찾아냅니다. 우리 스튜디오는 이러한 평범한 것들을 가져와 신선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하거나, 그것들이 가진 최대한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작업을 사랑합니다.


공유해 주신 주요 관심사 중 '타이 어반 메스 건축(Thai Urban Mess Architecture)'에 대한 연구가 무척 흥미롭습니다. 방콕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공식적이고 즉흥적인 일상의 구조물들에서 어떤 건축적 영감을 얻으시는지 궁금합니다.
'타이 어반 메스 건축(Thai Urban Mess Architecture)' 연구 프로젝트는 2019년 말부터 2020년 말까지 1년 동안 방콕 거리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작은 사물들과 건축적 장치들을 기록한 365개의 스케치 모음입니다. 이 스케치들은 대부분의 태국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길거리 수준의 창의성과 임기응변을 포착합니다. 1년 넘게 이러한 디자인들을 스케치하는 과정을 통해, 저는 도시의 숨겨진 조건들과 종종 간과되는 문제점들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거리에서 제가 발견한 해결책들은 놀라운 창의성과 독창성을 띠고 있었으며, 기존 디자이너들의 통상적인 사고방식과 관점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모든 기록들은 독창적인 건축 언어를 탐구하는 영감의 원천이 되었으며, 동남아시아 전역이 공유하는 문화적, 공간적 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Thai Urban Mess Exhibition in Shenzhen | Exhibition, 204 idea factory, Nantou City, Shenzhen, China, 2024 >
일반적인 시각에서는 '무질서(Mess)'로 여겨질 수 있는 이러한 거리의 요소들을 연구하고 출판물로 기록하는 과정에서, 이 무질서함이 어떻게 훌륭한 디자인 언어나 새로운 건축적 해결책으로 변모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현 단계에서 이 '도시의 무질서'에서 파생된 건축 언어가 주류 건축계에 완벽히 부합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지혜를 발견한 이상, 이는 새롭고 더 나은 디자인 언어를 실험하고 창조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라고 믿습니다. 저는 이 디자인 언어를 모든 프로젝트에 통합하려 노력하지만, 첫눈에 미학적으로 보이지 않는 '무질서'에서 출발한 개념이기에 이를 함께 실험해 줄 클라이언트를 찾는 것은 꽤 도전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몇 프로젝트에서 이 '어반 메스' 개념을 성공적으로 건축에 통합했습니다. 오래된 주택을 리노베이션한 '딘댕 하우스(Din Daeng House)'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저는 노점상들이 파이프를 재활용해 물건을 공중에 매달아 좁은 공간을 극대화하는 '공중 매달기(air-hanging)' 기법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 개념을 집안 전체의 계단 난간에 통합하여, 집주인이 필요한 곳 어디에나 물건을 정리하거나 옷을 걸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이 걸이 시스템은 공간을 최소한으로 차지하면서도 효율성이 매우 높으며, 기존의 전통적인 붙박이장을 대체할 수 있는 훌륭하고 실용적인 대안이 되었습니다.

방콕의 전통적인 상가주택(Shophouse)을 개조하고 적응형 재사용(Adaptive Reuse)을 하는 프로젝트들도 꾸준히 진행하고 계십니다. 낡고 평범한 구조물을 현대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시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현재 방콕의 상가주택 리노베이션은 매우 흥미롭고도 도전적인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많은 디자인 스튜디오들이 낡은 상가주택을 아름다운 새로운 카페나 레스토랑으로 탈바꿈시키며 기억에 남는 멋진 공간들을 창조해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단순히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을 넘어, 리노베이션된 상가주택이 어떻게 그 지역의 동네 및 커뮤니티와 지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곧 일상을 보존하고, 지역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유지하는 것에 관한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래 건물이 가진 구조와 스토리를 이해하고 설계하는 것은 공간을 현대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개발이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을 촉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방콕의 상가주택은 우리 도시 구조의 핵심이자 궁극적인 토대라고 믿기에, 이를 디자인할 때는 모든 세세한 측면을 신중하게 고려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리노베이션 과정에서, 기존 건물이 가진 역사성이나 일상성의 흔적을 보존하는 것과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춘 현대적인 기능을 부여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고 계신지 듣고 싶습니다.
각 프로젝트에서 역사성과 일상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매우 유연한 접근을 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건물이 진정으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혹은 우리의 디자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초점을 유연하게 조정해야 합니다.
저에게 있어, 만약 오래된 건물이 역사적 가치는 있지만 완전히 죽어있고 비어있는 상태라면, 우리의 역할은 현대적인 기능을 부여하여 그곳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것입니다. 반면에 건물이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활기찬 일상으로 가득 차 있다면, 우리는 그 역동성을 조심스럽게 보호하고 미래를 위해 보존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리노베이션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현대 사회에 부합하며, 누구나 편안하게 들어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환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노점상 기름 포집기(Street vendor grease traps)'와 같은 인프라 도시 솔루션도 개발하셨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이러한 지역사회의 실질적인 문제에 개입하게 된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노점상 기름 포집기'는 두 가지 주요 도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휴대용 장치입니다. 첫째, 노점상들이 하수를 공공 배수구에 직접 쏟아버리는 것을 방지하고, 둘째, 높낮이가 다른 도시의 울퉁불퉁한 포장도로에서도 음식 카트가 쉽게 주차할 수 있도록 도와 보행자 공간을 확보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디자인은 저의 '타이 어반 메스 건축' 연구에서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저는 많은 노점상들이 단지 카트의 수평을 맞추기 위해 벽돌이나 나무 블록을 일상적으로 들고 다닌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평탄하지 않은 포장도로에 주차할 때 보행로를 막지 않기 위한 그들만의 치열한 노력이었습니다. 제가 2025 방콕 디자인 위크에서 선보인 것은 이 아이디어의 초기 디자인 프로세스와 첫 번째 작동 프로토타입이었습니다. 이는 미래에 실제 상용화될 수 있는 실용적인 제품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사람들의 생생한 피드백을 수집하는 중요한 과정이었습니다. 다행히 이 프로젝트는 큰 호응을 얻었고, 결과적으로 도시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고 광범위한 논의를 촉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앞서 언급된 상가주택 개조나 노점상 인프라 개선 등은 모두 서민들의 팍팍한 삶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현대 도시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건축가와 디자이너의 역할은 어디까지 확장되어야 한다고 보시나요?
다른 국가의 건축가나 디자이너들이 자신들의 작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태국의 경우 대학 시절부터 상업적 디자인에 비중을 두고 훈련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우리의 역할을 확장하는 것이 때로는 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건축가와 디자이너가 공공의 문제와 사회적 영향력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추어 역할을 넓혀야 한다고 굳게 믿습니다. 디자인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신중한 고민 없이 현대 사회에 툭 던져진다면 그 공간은 고립되거나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건축가와 디자이너가 사회를 형성하고 움직이는 주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개별 프로젝트의 범위를 넘어 도시와 사회라는 더 큰 그림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학술연구와 출판을 통한 학구적인 접근과 실제 공간을 짓는 실무적 접근을 성공적으로 병행하고 계십니다. 학술연구에서 얻은 통찰이 실제 설계 과정으로 이어질 때, 스튜디오만의 특별한 방법론이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제 자신을 공공의 이슈와 건축적 실무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는 태국 건축 스튜디오의 훌륭한 사례 연구(case study)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저만의 독특한 설계 및 연구 방법론을 형성했습니다. 연구에서 발견한 거리의 지혜들을 관찰하고 분석하여, 이를 실제 공간에 맞게 추상화하고 재구성하는 것이 저희 스튜디오의 핵심 방법론입니다. 비록 제가 아직 거대하고 가시적인 상업적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닐지라도, 저는 제가 하는 일에서 엄청난 기쁨과 열정을 느낍니다. 이 열정이야말로 저를 계속 나아가게 하고, 이 독특한 방법론에 충실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입니다. 앞으로 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디자인적 도전과 제 비전을 진심으로 믿어주는 클라이언트들입니다. 대중에게 제 작업을 증명하고 실험할 수 있는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고 믿으며, 앞으로 제가 걸어갈 여정을 계속 지켜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프로젝트의 규모나 형태, 혹은 장기적으로 도시에 남기고 싶은 '일상을 위한 건축적 가치'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방콕의 상가주택 리노베이션은 현재 매우 흥미롭고 도전적인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저의 다음 목표는 구시가지, 특히 길거리 음식 문화가 밀집된 지역에서 4~5개의 상가주택이 나란히 이어지는 열을 통째로 리노베이션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맡는 것입니다.
저는 도시의 음식 문화와 함께 성장하면서, 보존과 도시 개발의 의미에 질문을 던지고 이를 새롭게 정의하는 공간을 디자인하고 싶습니다. 저의 목표는 하나의 중요한 프로토타입(원형)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흔한 야외 푸드코트(Hawker center)가 아니라, 본연의 정신과 정체성을 지켜내면서도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방콕만의 독특한 다목적 복합 공간(Mixed-use space)이 될 것입니다.
Archive. Design. Essen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