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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 디자인 오피스 유한회사 D-WEBER의 대표이자 디자이너인 미즈노 켄이치입니다. 창업한 지 어느덧 23년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주로 그래픽 디자인 작업을 맡았지만, 개인 프로젝트로 기계적인 감성을 담은 3D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면서 제품 디자인 의뢰가 점차 늘어 현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2D와 3D를 모두 아우르는 경험을 바탕으로 구축한 저만의 상업 디자인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현재는 자동차 제조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디자인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본업 외에도 일본 유일의 산업디자이너 단체인 일본인더스트리얼디자인협회(JIDA, Japan Industrial Designers' Association)에서 주부(중부) 블록장을 맡고 있습니다. 디자인과 디자이너의 가치, 그리고 그 유용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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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대표적인 성과나 경험 가운데, 독자들이 특히 흥미롭게 느낄 만한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역시 가장 특별한 경험은 ASIA DESIGN PRIZE 2021에서 그랑프리와 골드를 동시에 수상한 일입니다. 혼자서 최고상 두 부문을 동시에 받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과를 확인했을 때에도 몇 번이나 “무언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라고 의심했을 정도입니다. 당시는 코로나19의 위협이 확산되면서 사회 전반이 불안하고 어두운 분위기에 휩싸여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이번 수상은 저와 함께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 그리고 제가 속한 지역사회에 희망을 전하는 밝은 소식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들은 코로나19로 일감이 크게 줄어든 인근 소규모 제조업체 관계자들과 함께 완성한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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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livery Box TOUROU >

 

 

 

계기는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의 행정기관이 주최한 행사에 우연히 참여하면서, 인근의 소규모 제조업체 대표들을 처음 만난 것이었습니다. 그전까지 지역 사업자들과 교류가 거의 없었던 저에게는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실감하게 된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함께 제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고, 코로나19의 여파로 경기까지 침체된 상황이어서 할 수 있는 일에는 많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업종에 종사하다 보니 원활하게 소통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고, 서로를 이해하는 데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시간만 흘러가는 악순환이 이어지던 어느 순간, 제 안에서 '여기서 포기하면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동안 조심스럽게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생각을 모두 털어놓았고, 모두가 의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마침내 완성된 것이 바로 이 두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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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EEL PIPE CHAIR The Re Birth >

 

 

 

이 작품들은 공개와 동시에 온라인 뉴스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전시는 '후타코타마가와 츠타야 가전 플러스(TSUTAYA KADEN+)'를 시작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한 리테일 플랫폼 'b8ta' 유라쿠초점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세계 각지의 뛰어난 제품과 디자인을 접해온 사람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행복한 경험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역에서도 "우리 동네에 이런 디자이너가 있었나요?"라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이후 이 두 작품은 시의 홍보 기념우표에 채택되었고, 우표 전체의 디자인까지 맡게 되면서 지역사회와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른 도시에서 이주해 온 뒤 거의 20년 동안 지역과 특별한 접점 없이 지내왔던 저에게도 이는 매우 큰 변화였습니다. 더 나아가 이 이야기를 계기로 'TEDxAnjo 2022'의 연사로 초청받아, 디자이너로 살아온 저만의 철학과 경험을 세계에 공유할 기회도 얻었습니다. 예전부터 저는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성격이었습니다. 때로는 그런 성향 때문에 살아가기 힘들다고 느낀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혁신은 누군가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도할 때 비로소 탄생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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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과정에 대해 들려주세요. 자신만의 디자인 프로세스가 있다면 함께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저는 창작에서 정해진 프로세스를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의뢰를 받을 때마다 기쁨과 동시에 큰 부담감을 느낍니다. 디자이너라고 해서 아이디어가 샘솟듯 끝없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모든 창작을 저 혼자 담당하고 있어, 결국 제 역량 안에서 프로젝트를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경영적인 측면에서는 이상적인 구조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현재의 현실입니다. 평소 다양한 정보를 접하는 것도 아이디어를 억지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라기보다, 순수한 호기심 때문입니다. 특히 뉴스는 하루도 빠짐없이 확인합니다. 또한 시간을 내어 짧은 여행이나 드라이브를 떠나 풍경을 바라보며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몇 년 전 느꼈던 공기의 분위기, 최근 맛본 음식, 해외를 걸으며 우연히 발견한 풍경처럼 다양한 경험은 하나씩 제 안에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경험의 서랍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의 씨앗이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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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도 무척 좋아해서 자주 소통하는 편입니다. 특히 재미있는 화제로 함께 웃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싶은 마음, 다시 말해 상대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싶은 욕구도 강한 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늘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서비스 정신과는 조금 다릅니다. 눈앞의 사람이 기뻐하거나 놀라는 모습을 보면 저 역시 행복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하든 상대가 기뻐할 모습, 놀랄 모습을 먼저 떠올리며 작업합니다. 새로운 의뢰를 받을 때도 "또 쉽지 않은 프로젝트를 맡았구나"라고 생각하면서도, '반드시 놀라게 하고 싶다', '기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게 자리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디어가 쉽게 떠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를 끝까지 몰아붙이고 마감이 코앞에 다가왔을 때, 무심코 손이 움직이며 그린 간단한 러프 스케치 속에서 '바로 이거다!'라고 느껴지는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한 번에 속도를 높여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나갑니다. 그것이 저만의 작업 방식입니다. 아무리 많은 연구를 하고 치밀하게 전략을 세운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과정보다 결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과정 또한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이지만, 결과에 이르는 유일한 정답은 없다고 믿습니다. 굳이 저만의 프로세스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과정보다 결과로 말한다'​입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는 종종 저를 두고 "장인 기질이 강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는 누구인가요? 또 어떤 영향을 받으셨나요?

 

이 질문을 자주 받지만, 사실 저는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의 얼굴이나 이름을 잘 모릅니다. 어릴 때부터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저는 그림을 그리고 점토를 만지며 제 안의 열정을 풀어내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왔습니다. 그것은 어느새 제 일상이 되었고, 만약 그런 표현 활동을 하지 못했다면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동경해서 디자이너가 된 것도 아니고, 특정 디자이너에게서 배운 것도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다른 디자이너들의 이름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들을 만날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그분들의 이름이나 업적을 몰라 실례를 범했던 적도 있어 늘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예술 작품에도 큰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닙니다. 개인전이나 미술관도 자주 찾지 않다 보니, 지금도 많은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얼굴이나 이름을 잘 알지 못합니다.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들은 유명인이 아니라, 직접 인연을 맺고 함께했던 사람들입니다. 디자인 역시 특정 디자이너의 작품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이건 정말 좋다'고 느껴지는 것 자체를 제 기준으로 삼습니다. 굳이 어린 시절 영향을 받은 것을 꼽자면 애니메이션과 만화입니다. '기동전사 건담', '닥터 슬럼프(Dr. Slump)' 같은 작품들이 대표적입니다. 그 작품들에는 어린 시절의 꿈과 상상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특히 ​토리야마 아키라의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독창적인 개그 감각은 제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표현한 것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도 그 무렵부터 자연스럽게 싹트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10년 후 디자인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예상하시나요? 또 그 변화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지도 들려주세요.

 

지난 10년 동안 디자인 시장은 SNS의 확산으로 디자인을 알리고 공유하는 힘이 크게 커졌습니다. 반면, 디자인 자체의 존재 가치는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리랜서에게는 부업 시장의 확대가 새로운 기회가 되었지만,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디자인의 적정 품질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독립 디자이너들에게는 더욱 치열한 환경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뛰어난 아이디어와 스타트업 기업에는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실력과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 누구나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기 쉬운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을 운영하는 데 디자인은 여전히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그러나 앞서 말한 SNS의 영향으로 디자인의 적정 가치와 가격 기준이 점점 모호해지면서, 독립 디자이너와 인하우스 디자이너 모두 이제는 디자인만으로는 경쟁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디자인 외에도 기획력, 전략,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가치를 함께 제공해야 하는 요구가 커지고 있으며, 그만큼 살아남는 일도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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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10년 후의 디자인 시장에서는 생성형 AI를 뛰어넘는 더욱 강력한 기술이 등장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디자인은 지금보다 훨씬 더 개인화되고 독창적인 형태로 발전할 것입니다. 이는 디자이너에게는 결코 반가운 변화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단어나 이미지만 전달하면 원하는 결과물을 즉시 만들어낼 수 있는 사회, 말 그대로 AI가 오트쿠튀르(맞춤 제작)를 실현하는 시대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디자인의 가치는 무엇으로 평가받게 될까요? 저는 그 핵심이 '풍미와 질감, 즉 인간적인 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만들어낸 결과물만이 지닐 수 있는 가치와 인간다움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여전히 시장의 중요한 소비층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편,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고 부가 60대 이상 세대로 집중되는 사회에서는 특정 세대의 취향과 감성을 반영한 디자인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소비자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것은 언제나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왔지만, AI가 손쉽게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시대가 된다면, 새로움의 기준 자체도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저는 그 미래를 위해 특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언제나 제 자신을 믿고, 스스로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을 끊임없이 탐구하며 자기 성장을 멈추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의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겠다는 각오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 집중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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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로서 자신만의 철학이나 신념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또한 앞으로의 비전도 궁금합니다.

 

제 디자인의 출발점은 '살아가기 위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념은 '무엇이든 두루 잘하는 것보다 단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강점을 갖는 것'​입니다. 디자인을 하나의 학문으로 접근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는 그런 방식을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것 또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디자인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능력이지만, 그만큼 결과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분야라고 믿습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제가 스스로를 당당하게 '디자이너입니다'​라고 말하기까지는 3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디자인은 훨씬 더 즐거운 일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지금이 제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시기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지금의 저 자신을 만들어 온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의 목표요? 더 많이 즐기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즐길수록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재작년에는 사무실을 새롭게 리뉴얼하고 디자인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지역의 사업자들과 디자인을 함께 고민하는 공간이자, 때로는 학생들과 자유롭게 교류하는 장소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를 더욱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D WEBER inc.

  • Founder: Doyoung Kim
  • Business Registration Number: 454-86-01044
  • Copyright © DESIGNSORI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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