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홍석 대표
“전시공간은 단순히 작품을 진열하는 배경이 아니다. 짧은 관람 시간 안에서 사람과 작품, 그리고 이야기를 매개하며 잊히지 않을 감각의 잔상을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작품이다. 이번 인터뷰는 전시디자인을 중심으로 공간과 콘텐츠, 경험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내는 작업을 따라가 본다. 디자인믿음은 단순히 보여주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의 기억 속에서 완성되는 공간을 추구해왔다.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하는 전시의 특수성 속에서, 어떻게 이야기의 구조를 설계하고 관람자의 동선과 시선을 조율하며, 기술과 콘텐츠 사이의 균형을 잡아가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먼저 디자인믿음과 대표님의 디자인 여정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공간디자인, 특히 전시디자인을 중심으로 어떤 방향에서 작업을 이어오셨는지도 함께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디자인믿음은 전시공간을 중심으로 공간의 경험을 설계하는 스튜디오입니다. 저희는 공간을 단순히 ‘보여주는 구조’로 보지 않습니다. 공간은 사람과 콘텐츠 사이에서 관계를 만들어내는 매개체이며, 그 안에서 새로운 감각과 기억이 형성되는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공간 자체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하나의 언어이자, 관람자와 작품 사이의 보이지 않는 다리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초기에는 상업공간, 주거공간, 건축 등 다양한 영역의 공간디자인을 진행해왔습니다. 그러나 여러 프로젝트를 거치며 점차 ‘공간이 사람에게 어떤 경험을 남길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깊이 몰입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전시디자인이라는 영역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전시는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매체이자, 공간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형식이라는 점에서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현재 디자인믿음은 미술관과 문화공간을 중심으로 전시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으며, 공간과 콘텐츠, 그리고 관람자의 경험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작품을 보여주는 배경이 아니라, 작품과 함께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공간을 설계하는 것이 저희의 작업 방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 Bernard Buffet Exhibition, ASIA DESIGN PRIZE 2026 Gold Winner >
디자인믿음은 전시공간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전시디자인의 본질은 무엇이며, 일반적인 공간디자인과 어떤 차별점이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전시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를 자주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감각을 경험하기 위해, 잊고 있던 과거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기 위해, 혹은 처음 마주하는 특별한 감정과 기분을 느끼기 위해 전시장을 찾는다고 봅니다. 결국 전시는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감각과 감정의 매개’라는 점에서 다른 공간디자인과 본질적으로 구분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전시디자이너는 그러한 감각과 감정의 순간들을 극대화하고, 공간이라는 형식 안에서 새롭게 재구성하여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평균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의 짧은 관람 시간 동안, 관람자는 공간에 완전히 흡수되어 디자이너가 설정한 환경 속에서 작품과 이야기를 체험하게 됩니다. 이 짧지만 밀도 높은 시간 안에서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관람자가 머무는 또 하나의 작품처럼 작동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반적인 공간디자인이 일상의 반복적인 사용을 전제로 한다면, 전시디자인은 한정된 시간 안에 강한 인상과 잔상을 남기는 ‘경험의 압축’을 다루는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항상 ‘관람자가 이 공간을 나설 때 무엇을 가지고 가게 될 것인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두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시공간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공간이 아니라, 관람자의 경험과 감정을 설계하는 영역이라고 생각됩니다. 공간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시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저희가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자주 던지는 질문은 ‘공간의 이야기가 충분히 전달되도록 디자인되었는가’입니다. 관람자는 여러 개의 섹션으로 절개된 전시공간을 보통 2시간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마주하게 됩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공간에 대한 기억을 남기기 위해서는, 모든 요소들이 하나의 이야기 구조 안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공간의 이야기, 그 이야기의 하이라이트, 그리고 하이라이트의 위치를 설계의 가장 중요한 단계로 다룹니다. 어느 지점에서 관람자가 멈춰서고, 어느 지점에서 시선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하는지, 어떤 장면이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공간 전체의 리듬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보기 좋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관람자의 기억 속에 어떤 장면이 남게 될지를 디자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야기의 흐름을 단선적으로 전개하기보다, 강약과 완급을 조율하여 관람자가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결국 전시공간 디자인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작업이 아니라, 관람자의 감정과 시간의 흐름을 함께 설계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공간을 설계할 때 ‘컨셉’과 ‘스토리’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디자인믿음에서는 이러한 컨셉을 어떤 방식으로 도출하고, 실제 공간에 어떻게 구현하고 계신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컨셉과 스토리는 전시디자인의 출발점이자 모든 결정을 이끄는 기준입니다. 저희는 먼저 전략적 분석을 통해 전시의 내용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회화 전시인지 사진 전시인지에 따른 전시의 성격, 주된 타깃층, 예상 관람 시간, 그리고 큐레이터가 설정한 기획 의도와 방향성 등 다양한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분석합니다. 이러한 분석이 충분히 이루어진 이후에야, 동선상 어느 지점에서 어떤 이야기가 등장해야 효과적인지, 체험의 시간과 강도는 어떻게 조절되어야 하는지를 설정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마치 음악의 장단을 짜는 일과 비슷합니다. 강약중강약처럼 어느 지점에 강조와 여백을 둘 것인지를 결정하되, 단순한 감이 아닌 분석을 통해 전략을 기획합니다. 여기까지가 ‘공간기획’이라는 큰 틀을 짜는 단계이며, 이러한 위치 설정 이후 작품과의 연결에 문제가 없는지를 다시 점검합니다. 그 검증이 마무리되어야 비로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공간디자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이러한 단계적이고 분석적인 접근을 통해, 컨셉은 단순한 시각적 아이디어가 아니라 공간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논리로 자리잡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디자인믿음의 공간은 잘 기획된 이야기 구조 위에 만들어지며, 관람자는 그 구조를 따라가는 동안 자연스럽게 전시의 의미를 받아들이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시디자인은 아직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이 분야를 선택하게 된 계기와, 전시디자이너라는 직업이 갖는 매력과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전시디자인을 ‘선택했다’기보다는 ‘스며들었다’라는 표현이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공간디자인과 달리 전시는 보통 3개월 정도의 짧은 운영 기간을 갖기 때문에 실험적인 시도를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고, 같은 공간이라도 어떤 작품을 전시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표정으로 변화하는 모습에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공간이 고정된 결과물이 아니라 매번 새로운 가능성으로 살아 움직인다는 점이 저를 이 분야로 자연스럽게 이끈 것 같습니다.
전시디자이너는 전시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많은 논의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시공이 진행되는 과정은 물론 전시가 종료되고 해체되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합니다.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해 가다 보면 어느새 전시가 오픈하게 되고, 첫 관람객들의 행태와 반응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때 느껴지는 감정은 그 어떤 보상보다도 값집니다. 디자이너의 의도가 실제로 사람들에게 어떻게 가닿는지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전시디자인은 전통적인 영역을 넘어 미디어아트, 브랜드 경험 공간, 페어, 팝업, 문화 콘텐츠 전반으로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전시디자이너의 활동 범위와 가능성 또한 함께 넓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전시디자이너의 역할과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며, 공간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 역시 다양하게 진화해 갈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공간디자인은 사용자와의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시공간에서 관람자의 동선, 시선, 체류 경험을 설계할 때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공간디자인에서 ‘관계’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공간에 완전히 몰입한 상태를 ‘체화(體化)’라고 하는데, 이러한 체화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람자와 공간 사이의 관계 형성이 기초이자 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간 또한 하나의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서로 가까워지기 위해 무슨 말을 할지,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향수를 뿌릴지 고민하는 것처럼, 공간 역시 관람자에게 어떤 첫인상을 보여주고 어떤 분위기를 전달할지 세심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공간과 친해지려면 그 공간에 자주 가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주 마주할수록 더 잘 알게 되고 더 깊이 표현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첫인상은 중요합니다. 그래서 메시지가 강한 공간언어를 도입부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람객이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즉 관람객이 전시라는 매체와 처음 마주하는 일종의 ‘소개팅’에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한 장치인 셈입니다.
베르나르 뷔페전의 인트로 디자인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베르나르 뷔페는 노년에 병에 걸려 손이 떨려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작가입니다. 그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곧 살아있다는 의미였다는 점을 인트로에서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숨’이라는 개념을 ‘빛’으로 표현하였고, 들숨과 날숨처럼 빛의 강도를 조절함으로써 “작가는 죽었지만 그림은 살아있다”라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도입부의 강한 첫인상은 이후의 관람 경험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공간과 관람자 사이에 깊은 관계의 토대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최근 공간디자인은 디지털 기술, 미디어, 인터랙션과 결합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시공간디자인은 어떻게 진화하고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디지털 기술이 가장 빠르게 도입되고 실험되는 분야가 바로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에 새로운 기술을 내놓고 사용자의 반응을 분석하기에 좋은 환경이기도 하고, 짧은 운영 주기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디어 영상, 인터랙티브 콘텐츠, 센서 기반의 반응형 공간, VR과 AR 등 다양한 기술들이 이미 전시 현장에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으며, 이제는 전시공간 디자인에서 거의 필수적으로 검토되어야 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기술이 접목된 공간인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핵심은 여전히 콘텐츠와 경험에 있다고 봅니다. 기술은 어디까지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도구이며, 도구가 목적을 압도하는 순간 전시는 본질을 잃게 됩니다. 화려한 미디어 그 자체에 매몰될 경우, 관람자는 공간을 떠난 뒤에도 인상적인 기억을 함께 가져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전시공간 디자인에서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보다 ‘어떤 이야기를 담을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에도 그것이 콘텐츠를 더 깊이 있게 전달하는 데 기여하는지, 관람자의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지를 가장 먼저 살펴봅니다. 기술은 전시의 표면을 화려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깊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잘 설계된 이야기와 그것을 받쳐주는 공간의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믿음은 다양한 국제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스튜디오의 디자인 접근 방식이나 기준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함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제 어워드는 단순히 결과를 외부에서 인정받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의 디자인을 외부의 기준으로 검증받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의 맥락을 넘어 다양한 문화권과 기준 안에서 작업이 평가받게 되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부분들이 새롭게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그 경험을 통해 저희 작업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어떤 부분에서 어떤 가치를 더 강조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야도 한층 넓어졌습니다.
특히 개념의 명확성과 완성도, 그리고 지속가능한 공간의 기준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시공간은 짧은 기간 운영된 뒤 해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히 시각적으로 인상적인 디자인을 만드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자원과 재료의 순환, 재사용 가능성, 환경에 대한 책임까지 함께 고민하는 방향으로 작업의 기준이 확장되었습니다. 이러한 어워드 경험은 결과적으로 회사 내부의 디자인 기준을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외부의 시각을 통해 우리 작업을 객관화하고, 그 결과를 다시 내부의 작업 프로세스에 반영하는 순환을 거치면서, 디자인믿음은 점차 자신만의 일관된 디자인 언어와 기준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간디자인은 물리적인 형태뿐 아니라 브랜드, 콘텐츠, 환경까지 함께 설계하는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어떤 직업이든 영역이 확장된다는 것은 곧 영역들 간의 마찰이 생긴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공간디자인이 브랜드, 콘텐츠, 환경, 기술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되어 가는 지금,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역량 또한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있다고 봅니다. 과거의 디자이너에게 요구되었던 역량이 ‘아름답고 편리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었다면, 이제는 그러한 능력에 더해 ‘마찰을 해결하는 능력’, 즉 조율하고 통합하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콘텐츠, 기술, 환경, 사용자 경험 등 서로 다른 영역이 만나는 지점에서는 필연적으로 이해관계의 충돌이나 우선순위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디자이너는 이러한 다양한 목소리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각 요소들이 하나의 명확한 방향성 안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단순히 시각적으로 멋진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관계와 흐름을 설계하는 능력이 점차 디자이너의 핵심 역량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결국 하나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고 다양한 요소들을 통합해 내는 역할이 앞으로의 디자이너가 갖추어야 할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는 더 이상 결과물을 만드는 사람만이 아니라, 그 결과물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조율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디자인믿음이 앞으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공간디자인의 방향성과, 장기적으로 추구하고 싶은 디자인적 가치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전시를 보고 나왔을 때 기억나는 작품이나 기억나는 공간이 단 하나라도 있다면, 그것은 성공한 전시이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전시공간은 결국 작품이라는 주인공을 빛나게 하기 위한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는 가치의 문제를 더욱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화려한 형식이 아니라 관람자의 기억 속에 어떤 잔상을 남기는가가 전시디자인의 본질적인 가치라고 보고 있습니다.
디자인믿음은 앞으로도 ‘기억에 남는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로 남기를 바랍니다. 시간이 지나도 흐릿해지지 않는 장면, 일상의 흐름 속에서 문득 다시 떠오르는 감각, 그리고 그 안에서 느꼈던 감정의 결까지 오래도록 간직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저희의 지향점입니다. 또한 그 기억이 단순한 인상에 머무르지 않고, 관람자에게 일상적이지 않은 작은 행복으로 남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한 가지 스타일을 구축하기보다, 디자인믿음만의 사고방식과 작업 방식이 하나의 디자인적 가치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형식은 시간이 지나면 낡지만, 사람의 기억 속에 새겨진 경험은 오래도록 살아남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희가 추구하는 디자인의 가치는, 공간을 통해 잊히지 않을 기억과 감정을 만들어내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Archive. Design. Essen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