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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MINISO 디자인센터 센터장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디자인은 어디까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까. 박성호 센터장은 글로벌 브랜드 MINISO 서울 디자인센터를 이끌면서도, 개인 브랜드 ‘코너 오브제’를 통해 디자인의 또 다른 가능성을 꾸준히 실험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목적이 있는 디자인, 이야기가 담긴 오브제’라는 철학과 글로벌 브랜드와 개인 브랜드를 넘나드는 디자인의 역할,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 속에 오래 남는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미니소(MINISO)의 센터장으로서 맡고 계신 역할과, 그간 진행해 오신 디자인 스튜디오 및 팀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산업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성호입니다. 2024년부터 MINISO의 서울 디자인센터에서 R&D 디자인을 맡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광저우 본사에서 근무하며 서울로 자주 출장을 오가고 있습니다. 서울 디자인센터에는 10명의 동료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MINISO는 110여 개국에 8,500여 개의 매장을 두고 있으며, 매출 규모가 5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IP 플랫폼입니다. 디즈니, 산리오를 비롯한 100개가 넘는 글로벌 IP들과 협업하고 있는 것은 물론, 전 세계 8,500여 개의 매장을 통해 저희만의 다양한 IP를 함께 성장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MINISO에 합류하기 전에는 브랜드 관점에서 제품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설계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BOUD(바우드)를 설립해 약 9년간 운영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한화의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기업 Qcells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제품 아이덴티티 리뉴얼, 수십만 대의 판매를 기록하며 10개의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클레어(Claire) 공기청정기 K, 그리고 국내 대표 추모공원 중 하나인 휴 추모공원의 '본향전' 공간과 15,000분을 모실 수 있는 봉안함 시스템 등을 디자인했습니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는 UX 컨설팅 회사 라이트브레인의 초기 창업 멤버이자 CDO로 11년간 함께했습니다. 스마트폰 전환기의 KT 안드로이드 UI 가이드라인, SKT 앱스토어 프로젝트 등 UX 업계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리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2000년대 초에는 삼성그룹의 첫 웹 에이전시였던 오픈타이드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했고, 이후 오픈타이드가 그룹 내 컨설팅 펌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브랜드 컨설턴트로서 삼성그룹과 삼성전자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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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모서리(mosery)' 프로젝트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코너 오브제(Corner Object)'라는 이 독특한 브랜드의 탄생 배경은 무엇이며, 디자이너로서 '모서리'라는 프로젝트가 가지는 특별한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모서리(mosery)는 제가 BOUD를 운영하던 시절, 방에 십자가를 걸어 두고 싶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바람에서 시작된 제품이자 브랜드입니다. 마음에 드는 십자가 디자인을 좀처럼 찾지 못해 고민하던 중, 방의 '모서리'가 새롭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모서리에 붙일 수 있는 십자가를 3D 프린팅으로 디자인한 뒤, 투자와 개발, 생산 등 여러 단계를 거쳐 2023년 11월 '모서리'라는 브랜드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모서리의 시작이 된 모서리 십자가는 저와 아내(현 모서리 대표이사)의 신앙 간증 속에서 태어난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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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는 해외 여러 어워드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나아가 MoMA 디자인 스토어, 휴스턴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MMCA), 뮤지엄 산, 29CM 등 국내외 세계적인 미술관과 스토어에 입점할 수 있었던 모서리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언어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무엇보다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마지연 대표의 끈질긴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모서리는 '무용한 공간이던 방의 모서리를 재미있고 영감 있는 공간으로 바꾸어 낸다'는, 의미의 프레임 자체를 새롭게 정의한 브랜드입니다. 많은 고객들과 사용자들이 매력적으로 받아들여 주셨습니다. 여기에 대표이사의 집요함과 제품의 완성도, 그리고 품질에 대한 고집이 더해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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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의 마지연 대표님과의 협업 과정도 궁금합니다. '코너 오브제'라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카테고리를 설정하고, 브랜드의 철학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해 나간 구체적인 과정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저는 디자이너라서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편이지만, 어떤 지점에서는 오히려 시각이 좁아지는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반면 마지연 대표는 객관적이고 현실적이면서도 유연한 시각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브랜드와 마케팅 커리어를 오랜 시간 쌓아 온 만큼 미적 감각도 함께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브랜드의 철학을 명확한 언어로 규정하고, 그 언어를 근거로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내는 일에 특히 탁월했다고 봅니다.

 

한 예로, 제가 디자인한 모서리의 첫 컬렉션은 'Time'입니다. 모서리 시계는 하루를, 모서리 달력은 일 년을, 모서리 십자가는 영원한 사랑을 '시간'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담아낸 디자인이었고,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셨습니다. 사실 제가 처음 디자인할 때는 이 세 제품을 하나의 컬렉션으로 묶는다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개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마지연 대표가 'Time'이라는 컬렉션의 언어로 정의하고 정립해 주었습니다. 아직 초기 브랜드이지만, 이러한 과정을 하나씩 함께 거치면서 '모서리'라는 브랜드와 제품들이 조금씩 더 선명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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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 외에도 오랜 기간 다양한 제품 디자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오셨습니다. 센터장님께서 제품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본질적인 요소나 변하지 않는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돌이켜 보면 성공보다는 실패의 경험이 훨씬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과정 위에서 저는 디자인을 할 때 구체화된 '디자인 목적 설정'과, 그 목적을 '공감시킬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가'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 왔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사업자든 고객(사용자)이든 반드시 분명한 목적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그 목적이 흐려지면 결국 디자인은 방향을 잃고 말기 때문입니다. 목적 없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산출물을 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낭비에 가까운 일이라고 느낍니다. 물론 예술이나 취미의 영역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겠지만, 상업적 디자인에서는 목적이 언제나 앞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목적을 잘 이루려면 결국 대상의 공감을 얻어야 합니다. 공감은 기능의 편의성이나 가성비 등을 통해서도 이끌어 낼 수 있지만, 결국 그 디자인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야기, 즉 '왜 이 디자인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자기 자신의 답. 그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저는 비례와 균형에 다소 집착하는 편입니다. 비례와 균형이 무너진 결과물에는 좀처럼 호감이 생기지 않습니다. 제 스스로가 그 디자인에 만족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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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는 많은 서구 중심의 거대 디자인 에이전시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구권 에이전시들과 비교했을 때, 센터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아시아 기반 디자인 스튜디오나 에이전시들만의 뚜렷한 차별점이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잘 아시겠지만 오늘날 글로벌 산업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양대 체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흐름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중국에 머물며 일하는 저 역시 중국 산업과 디자인이 발전하는 속도, 그리고 시장 변화의 폭을 매우 가까이에서 체감하고 있습니다. 서구권의 대형 디자인 에이전시들은 오랜 역사와 체계적인 방법론, 방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기반의 디자인 스튜디오와 에이전시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안에서 성장해 왔기 때문에, 속도와 유연성 면에서 분명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소비자의 반응과 유행, 기술 환경, 유통 방식이 매우 빠르게 변화합니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완벽한 조건이 갖추어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제한된 시간과 자원 안에서 우선순위를 빠르게 판단하고 결과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시장의 변화를 읽고, 필요할 경우 전략이나 디자인의 방향을 즉시 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환경이 아시아 디자이너들에게 높은 실행력과 적응력을 자연스럽게 길러주었다고 봅니다. 또한 아시아 기반 에이전시는 전략, 디자인, 생산, 유통, 디지털 콘텐츠 등 서로 다른 영역을 비교적 긴밀하게 연결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할을 엄격하게 구분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여러 분야를 함께 이해하고 조율하는 방식에 익숙합니다. 이는 시장 진입 속도가 중요하거나 지속적인 수정과 개선이 필요한 프로젝트에서 실질적인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빠르게 판단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며, 필요할 때 과감하게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힘이 오늘날 아시아 디자인의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서구 에이전시의 체계와 축적된 전문성이 여전히 중요한 자산이라면, 아시아의 강점은 변화하는 시장을 빠르게 이해하고 이를 실제 결과로 연결하는 실행력에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속도와 유연성이 아시아 디자이너와 에이전시가 세계 시장에서 발휘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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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넓은 의미에서 '아시아 디자인(Asian Design)'만이 가지는 특별한 정체성이나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고유한 가치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제는 아시아 디자이너와 그 외 지역의 디자이너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이미 다양한 국적의 디자이너들이 하나의 팀 안에서 자연스럽게 협업하고 있고, 디자인 역시 국가보다 프로젝트와 시장의 특성에 따라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시아 디자인’을 하나의 고정된 스타일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최근 수십 년 동안 산업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했고, 지금도 가장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지역이 동북아시아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한국과 중국의 디자이너들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제한된 시간 안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만들어내는 유연함과 실행력을 자연스럽게 갖추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기술이나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이를 디자인으로 연결하는 속도 역시 아시아 디자인이 가진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일본은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빠른 변화보다는 오랜 시간 축적된 미감과 장인정신, 그리고 디테일을 중시하는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같은 아시아권이라 하더라도 각 국가가 지닌 산업 구조와 문화적 배경에 따라 디자인의 접근 방식은 상당히 다르게 나타납니다. 결국 오늘날 아시아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의 공통된 스타일이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과 기술 속에서도 유연하게 적응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역동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적응력과 실행력이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아시아 디자이너들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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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랜드를 이끄시면서 체감하시기에, 서구권과 아시아권의 '소비자'들이 디자인을 소비하고 수용하는 방식에 어떤 차이가 있나요? 또한, 양측의 '클라이언트'들이 디자이너에게 요구하는 기대치나 접근 방식에도 차이가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요즘 대중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크게 체감하는 것은 '가성비'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소비자들은 자신이 지불한 비용 대비 얼마나 높은 만족을 얻을 수 있는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흐름이 뚜렷해졌습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가성비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가격이 높더라도 그 이상의 경험과 가치를 제공한다면 소비자는 충분히 만족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가격이 아니라 지불한 비용에 비해 얼마나 큰 만족과 경험을 제공하느냐라고 생각합니다.

 

리테일 브랜드에서 일하다 보니 이러한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체감하고 있으며, 디자인을 기획할 때도 항상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요소입니다. 제품의 형태나 그래픽뿐 아니라 패키지, 사용 경험, 브랜드 스토리까지 모든 요소가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반면 서구권과 아시아권은 디자인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이기도 합니다. 서구권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가진 철학과 스토리, 그리고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아시아권 소비자들은 디자인의 완성도와 기능성은 물론, 트렌드와 브랜드의 신뢰도까지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비교적 강하다고 느낍니다. 물론 이러한 차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결국 두 시장 모두 합리적인 가격 안에서 더 큰 경험과 만족을 제공하는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입니다.

 

클라이언트 역시 예전보다 훨씬 전략적인 관점에서 디자인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단순히 보기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넘어, 디자인이 실제 비즈니스 성과와 브랜드 성장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디자이너 역시 아름다운 시각 표현을 넘어 브랜드의 본질과 소비자 경험까지 함께 설계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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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이고 글로벌한 리테일 브랜드에서 디자인 센터장을 맡으신 경험이, 모서리와 같이 매우 철학적이고 감각적인 오브제를 디자인할 때 어떤 긍정적인 상호작용이나 영감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감사하게도 미니소 제품들의 판매량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입니다. 제가 디렉팅한 제품들이 수천, 수백만 개씩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판매된다는 사실 그 자체가 매우 특별한 경험입니다. 그 이면에는 시장 상황에 맞춰야 하는 수많은 타협들이 존재합니다. 대중적이면서 성과를 빠르게 내야 하는 디자인의 경우, 인프라와 다양한 조건들 사이에서 조율점이 생겼을 때 신속하게 타협점을 찾는 방향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디자이너의 고집이 오히려 프로젝트를 망칠 수도 있다는 관점을 늘 경계하고 있습니다.

 

반면 모서리와 같이 취향과 완성도에 초점이 맞춰진 디자인을 할 때에는, 그 조율점을 찾는 과정에서 디자이너의 결정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리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는 오히려 의도적으로 미니소에서의 경험과 사고방식을 단절시키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두 프로젝트가 서로에게 영향을 받지 않도록 살짝 떨어뜨려 두는 것이지요.

 

사실 디자이너로서 대중적인 것과 자신의 취향이 담긴 것을 모두 적절하게 디자인해 내는 일. 아마 그것이 모든 디자이너의 바람일 것입니다. 그 두 가지가 하나의 결과물 안에서 함께 충족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밴드나 가수가 하나의 앨범 안에 대중적인 곡과 본인이 진짜로 지향하는 음악을 함께 담아내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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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앞으로 디자이너로서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제품 카테고리나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혹은 장기적으로 대중과 시장에 남기고 싶은 '디자인적 가치'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 개인적으로 캐릭터 IP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트토이 분야에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적 가치'라는 질문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저 스스로도 명확히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결국 디자인이란 제품이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그로 인해 사람들의 일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도록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1억 개 이상 판매되어 '이 제품만 봐도 미니소, 그리고 나와 우리 팀의 디자인'이라고 기억될 수 있다면, 그것이 저에게 가장 의미 있는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에디터 이용혁

Archive. Design. Ess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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