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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디자인 이호영 대표

 

 

 

250디자인은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를 어떻게 인식하며, 브랜드가 가진 철학이나 역할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요?

 

저희에게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는 아시아 디자인의 미래 정체성을 정의하고 제안하는 플랫폼입니다. 단순히 우수한 디자인을 선정하고 시상하는 기관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이라는 언어를 통해 아시아 전역의 다양한 사고방식과 문화적 맥락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중요한 허브로 인식합니다. ADP의 철학은 단순한 경쟁 구조의 어워드를 넘어, 디자인이 사회와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하는지, 또 산업 전반에 걸쳐 어떻게 의미 있는 연결을 형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저희에게 이 브랜드는 개별 창작 성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이 세상과 소통하며 담아야 할 가치와 관점에 대한 담론을 촉진하는 장입니다.

 

 

 

아시아 디자인의 미래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특히 글로벌 디자인 환경 속에서 어떤 차별화된 방향을 보고 있나요?

 

우리는 아시아 디자인의 미래 정체성이 ‘경계 없는 사고(boundaryless thinking)’와 ‘해석 가능한 형태(interpretable form)’에 있다고 믿습니다. 이는 단순히 전통을 현대화하거나 지역주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맥락을 유연하게 읽고 연결할 수 있는 인지적 틀을 기르는 것, 그리고 그 철학을 형태로 번역해내는 능력입니다. 아시아 디자인은 종종 직접적인 메시지보다는 공간감, 흐름, 은은한 긴장감을 통해 미학과 태도를 드러냅니다. 저희는 이러한 독특한 접근 방식이 앞으로 글로벌 디자인 담론 속에서 더욱 두드러진 정체성으로 자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복잡성과 다층적 해석을 요구받는 시대에, 아시아적 사고방식은 획일적 내러티브에 의존하지 않고 맥락을 인식하는 섬세한 대안으로서 문화 간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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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리브랜딩 프로젝트에서 250디자인은 어떤 역할을 맡았나요?

 

저희는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의 철학을 오브제로 구현하는 트로피 디자인을 담당했습니다. ‘Legacy Vector’라는 이름의 이 트로피는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인 “LEGACY BEYOND ASIA”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주요 개념적 매개체입니다. 세련된 수직 상승 구조로 설계된 실루엣은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정제된 삼각형 형태를 따르며, 디자인이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시간을 초월하는 유산이자 기준점임을 상징합니다. 표면은 수많은 삼각 면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는 아시아 디자인의 다양한 문화, 관점, 맥락을 나타냅니다. 이 조각난 면들이 하나의 통일된 구조로 배열되어, 다양성을 새로운 질서와 방향으로 수렴시키는 ADP의 역할을 은유적으로 반영합니다.

 

트로피는 감정적 깊이와 생명력을 동시에 지닌 ‘Legacy Red’ 컬러로 마감되었으며, 금속 질감과 결합되어 전통과 디지털 현대성을 오가는 독특한 정체성을 형성합니다. 이 트로피는 단순한 상징적 오브제가 아니라 “당신의 디자인은 유산에 뿌리를 두고 세계를 향한 벡터가 되었다”라는 선언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조형물입니다. 디자인은 말이 없어도 형태로 철학을 말할 수 있다는 믿음을 담아, Legacy Vector는 브랜드의 비전과 디자이너의 태도를 동시에 기념하는 오브제로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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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P 트로피 디자인에서 가장 크게 고려한 점은 무엇이며, 어떤 핵심 가치를 표현하고자 했나요?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이 트로피가 단순히 수상자에게 기념품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의 핵심 철학을 응축하고 상징하는 시각적 선언으로 자리 잡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ADP를 단순히 디자인을 평가하고 시상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디자인의 방향과 태도, 철학적 맥락을 제안하는 플랫폼으로 인식했습니다. 따라서 출발점은 ‘무엇을 기념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철학을 표현하는가’였습니다. 저희가 집중한 핵심 디자인 가치는 ‘다양성과 조화’였습니다. 이를 시각적·구조적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삼각형을 선택했습니다.

 

디자인 과정 초기부터 가장 큰 질문은 “삼각형을 어떻게 의미 있게 연결할 것인가?”였습니다. 단순한 반복에 의존하기보다, 의도적 방향성과 응집력을 갖춘 구조적 배열을 추구했습니다. 삼각형은 서로 다른 관점, 문화적 배경, 목소리를 상징하며, 이들이 하나의 벡터를 따라 배열될 때 ADP의 미션—아시아 디자인의 다양성과 에너지를 세계로 수렴·확산시키는 역할—을 직접적으로 시각화합니다. 결국 이 트로피는 축적된 디자인 철학이 위로 응축되어 상승하는 힘을 상징하는 미래지향적 에너지의 구조로 완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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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 구조와 삼각 면 구성은 ADP의 브랜드 방향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제작 과정에서 프로토타이핑과 테스트는 어떻게 접근하셨고,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ADP 트로피는 날렵한 수직 비례와 체계적인 삼각 면의 일관성을 동시에 유지하면서도 실제로 제작 가능한 구조로 전환해야 했기에 높은 수준의 프로토타이핑이 요구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넓은 기반에서 날카로운 정점으로 이어지는 위로 좁아지는 실루엣 속에서 삼각 면을 어떻게 배분하고 확장할 것인가였습니다. 전체적인 균형과 시각적 안정감은 이러한 면의 밀도와 배열에 크게 좌우되었습니다. 가장 기술적으로 까다로웠던 점은 삼각 면의 밀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도 시각적 응집력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제작 단계에서는 CNC 밀링을 통해 각도의 정밀 제어가 이루어졌고, 연마 이후에도 각 면의 선명도를 유지하는 것이 또 다른 과제였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표면 처리 방식을 테스트하며, 모든 면이 명확하고 구조적 선명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반복적인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결국 이러한 과정을 통해 트로피는 단순한 형태를 넘어, ADP의 철학과 정체성을 조형적으로 구현한 오브제로 완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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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ADP 컬러 ‘Legacy Red’를 트로피에 적용할 때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고려와 실험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Legacy Red’는 단순한 브랜드 색상이 아니라,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의 정체성과 감성적 톤을 시각적으로 담아내는 핵심 요소였습니다. 가장 큰 과제는 이 색을 어떻게 깊이 있고 세련되게 표현할 것인가였습니다. 특히 트로피는 무대 위에서 수상자와 함께 빛나는 오브제로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한 솔리드 컬러로는 의도한 풍부함을 담아내기에 부족했습니다. 이에 저희는 금속성 질감을 선택해 색상에 입체감과 광택을 부여했습니다. 그러나 금속 안료는 각도와 조명 종류에 따라 색이 크게 달라지는 특성이 있어, 기술적으로 큰 도전이 되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강도와 색온도 조건에서 조명 및 반사 시뮬레이션을 반복했고, 촉각적 질감을 유지하면서도 색 균형을 확보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코팅 방식을 최종적으로 채택했습니다. 그 결과, ‘Legacy Red’는 브랜드의 감성적 울림과 시각적 정제미를 동시에 구현하는 색으로 완성되었으며, 창조적 유산의 상징으로서 트로피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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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를 넘어, ADP의 디자인 철학을 다른 물리적 오브제나 형태로 확장할 계획이 있나요?

 

네. 저희는 트로피를 출발점으로 삼아, ADP의 디자인 철학을 일상적 경험과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물리적 오브제와 공간적 형태로 확장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의 의미 있는 방향은 시상식 공간을 구성하는 인터랙티브 설치물—가변형 벽이나 변형 가능한 스크린 구조물—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적 요소는 단순히 공간을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과 구조로 ADP의 정체성을 구현합니다. 또한 이동 가능한 상징적 조형물—국제 행사나 전시에서 ADP 브랜드를 드러내는 휴대형 아이덴티티 확장물—을 구상하고 있으며, 트로피의 본질적 형태를 축소한 수집형 디자인 오브제나, 수상작과 디자이너의 작업을 전시할 수 있는 모듈형 쇼케이스 시스템 역시 구체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이러한 물리적 확장은 ADP의 철학과 미학적 감수성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접점이 됩니다. 인쇄물이나 디지털 미디어에 국한되지 않고, 오브제를 통해 다차원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구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ADP를 단순한 시상식이 아닌, 창의와 문화의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존재감을 발휘하는 플랫폼으로 강화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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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는 단순히 수상자를 선정하고 발표하는 기존의 어워드 브랜드를 넘어, 디자인 철학을 전하고 문화적 담론을 주도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단기적 트렌드나 시장 중심의 평가에 반응하기보다, 디자인이 생성해야 할 가치와 지켜야 할 태도를 제시하는 리더십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트로피, 공간, 콘텐츠와 같은 경험적 층위가 확장될수록 브랜드 철학과 디자이너 간의 연결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ADP의 시각적 언어와 메시지가 시상 무대를 넘어 디자이너의 창작 세계와 삶 속으로 스며들 때, 이 브랜드는 비로소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순간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실천의 연속성 속에 의미를 새기는 것—그것이 ADP의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리브랜딩 프로젝트가 250디자인에게는 어떤 의미였으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 어떤 방향을 지향하고 있나요?

 

250design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트로피 디자인을 넘어, 디자인이 브랜드 철학을 정교하게 구축할 수 있는 구조임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였습니다. 가장 압축적이고 제약된 물리적 오브제인 트로피 속에 브랜드의 광범위하고 심오한 본질을 담아내는 과정은, 디자인이 단순한 시각적 표현이 아니라 태도를 형성하고 의미를 조율하는 전략적 장치임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희는 철학 중심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더 확장된 프로젝트에 도전할 영감을 얻었습니다. 앞으로는 플랫폼 기반의 프로젝트, 제품과 공간 디자인, 브랜드 정신에 뿌리를 둔 비주얼 시스템 등, 디자인 전략과 형태 언어를 연결하는 다차원적 작업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이번 리브랜딩은 하나의 성과가 아니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 Founder: Doyoung Kim
  • Business Registration Number: 454-86-0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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