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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랙더넛츠 송창렬 대표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대한민국광고대상> 심사위원

 

 

 


 

 

 

“하나를 보면 둘을 안다”는 말이 있다. 요즘 나는 이 문장을 이렇게 바꿔 말하게 된다. 브랜딩 회사의 웹사이트를 보면, 그 회사가 브랜드를 어떻게 다루는지가 보인다고. 브랜드를 설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회사라면 자기 자신을 어떻게 설명하는지는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그 조직의 깊이가 그대로 노출되는 공간이다. 보통 브랜딩 회사나 광고회사는 고객 사례로 자신들의 역량을 증명하는데 집중한다. 어떤 브랜드를 맡았는지, 어떤 캠페인을 했는지, 어떤 상을 받았는지. 물론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로 고객이 가장 먼저 만나는 접점은 포트폴리오 이전에 그 회사의 웹사이트다. 검색을 하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고, About 페이지를 읽고, 프로젝트 설명을 훑는 그 몇 분 사이에 사람들은 이미 이 회사가 어떤 문제를 풀 수 있을지, 어디까지 함께 갈 수 있을지, 그리고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인지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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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크랙더넛츠 >

 

 

 

브랜딩이란 결국 선택의 연속이고, 무엇을 중요하게 보고 어디까지 책임지며 무엇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는지가 쌓여 하나의 브랜드가 된다. 그런데 정작 브랜딩 회사의 웹사이트에서는 이런 선택의 흔적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과물 이미지는 많지만 왜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는지, 어떤 비즈니스 문제가 있었는지, 그 문제를 어떻게 해석했고 어디에서 전환점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빠져 있는 경우가 많고, 방문자는 자연스럽게 “이 회사가 우리 문제를 풀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여기서 한 단계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기업이 웹사이트 개발을 여전히 디자인 프로젝트나 기술 구축의 문제로만 바라보지만, 브랜딩 관점에서 웹사이트는 그 이상이다. 웹사이트는 브랜드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구조로 구현된 공간이고, 철학과 전략이 정보 구조와 사용자 흐름, 문장과 화면 전환 속에 녹아드는 하나의 사고 체계다. 어떤 메뉴가 먼저 나오고, 어떤 카피가 첫 화면에 배치되며, 사례는 어떤 순서로 설명되고, 문의 버튼은 어디에 놓이는지까지—이 모든 선택은 단순한 UX/UI의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의 우선순위와 태도를 드러내는 신호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웹사이트 개발은 시각적으로 멋진 결과물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브랜드가 얼마나 성숙한 사고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고도화된 작업에 가깝다. 웹사이트는 브랜드의 전략적 사고가 입체적으로 펼쳐지는 공간이며, 그 회사가 문제를 정의하는 방식이 건축적으로 드러나는 구조물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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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K-디자인 어워드 >

 

 

 

이런 관점에서 보면 브랜딩 회사의 웹사이트는 더욱 중요해진다. 남의 브랜드를 고도화시키는 조직이라면, 자기 자신의 브랜드 사고 역시 가장 높은 수준에서 구현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브랜딩 회사일수록 웹사이트에서 스토리텔링을 가장 집요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말하는 스토리텔링은 감성적인 문장을 늘어놓는 일이 아니라 왜 이 회사가 존재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 조직인지, 무엇을 잘한다고 주장하기보다 무엇을 다르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일이다. 좋은 웹사이트는 단순히 자신들의 일을 늘어 놓지 않는다. 대신 과정을 설명한다. 어떤 맥락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됐는지, 클라이언트의 어떤 지점이 막혀 있었는지, 그 병목을 어떻게 구조적으로 해석했고 그 해석이 어떤 전략과 실행으로 이어졌는지를 차분히 풀어낸다. 그렇게 설명된 웹사이트를 읽고 나면 방문자는 자연스럽게 이 회사의 방식이 상상된다. 회의실에서 어떤 질문을 던질지, 어디에서 집요하게 파고들지, 성과를 어떤 언어로 정의할지까지 말이다. 반대로 그런 서사가 없는 웹사이트는 아무리 멋진 결과물이 있어도 작업물 모음 이상의 인상을 남기기 어렵다.

 

웹사이트는 결국 그 회사가 세상과 나누는 첫 대화이고, 그 대화에서 방향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 회사가 고객 브랜드를 맡았을 때 어떤 방향으로 갈지도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브랜드를 만드는 회사일수록 자기 자신을 가장 전략적으로 브랜딩해야 하고, 그 출발점은 언제나 웹사이트여야 한다. 웹사이트는 회사 소개서이자 하나의 선언문이다. 우리는 어떤 질문을 던지는 조직인지, 어디까지 책임지는지, 브랜드를 어떤 깊이에서 다루는지, 그 모든 것이 문장과 구조, 사례 설명, 디자인 선택 하나하나에 조용히 스며 있어야 한다. 그리고 웹사이트에 놓이는 헤드라인 카피 역시 단순히 새로워 보이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이 한 줄이 이 회사가 브랜드를 바라보는 깊이와 문제를 정의하는 방식까지 담아내고 있는지를 끝없이 고민해야 한다. 하나를 보면 둘을 안다. 브랜딩 회사의 웹사이트를 보면, 그 회사의 사고 수준과 태도는 거의 다 드러난다. 그래서 더더욱 브랜드를 업으로 삼는 회사라면, 자신의 웹사이트부터 가장 치열하게 설계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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