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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uaki Miyashita

설립자 / 수석 건축가, MR STUDIO

 

 

 

“건축은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사유와 의지를 전달하는 매체다. 표면적인 형태보다 원칙과 본질을 읽어내고, 이를 공간으로 번역하는 태도는 건축이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기업과 장소가 지닌 고유한 가치와 정체성을 공간으로 구현해 온 MR STUDIO의 작업을 따라가 본다. 역사와 기술, 철학과 미래를 향한 의지까지 하나의 건축 안에 통합하며, 수석 건축가 미야시타 노부아키는 ‘정체성을 시각화하는 건축’이라는 관점을 일관되게 제시해 왔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건축이 어떻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먼저 MR STUDIO를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건축을 통해 다루어 온 문제들과 현재의 디자인 철학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도 함께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MR STUDIO는 2017년 도쿄에서 제가 설립한 건축 사무소입니다. 대형 종합건설사 설계 부문에서 20년간 경험을 쌓은 뒤 독립하였고, 지금까지 약 30년에 걸쳐 주거, 오피스, 생산 시설, 상업 공간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습니다. MR STUDIO에서는 개념 수립, 설계 감리, 디자인 개발 등 프로젝트의 가장 초기 단계부터의 방향 설정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주어진 조건을 단순히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내재된 가치와 개성을 읽어내고 이를 건축으로 명확히 표현하고자 합니다.

 

제가 일관되게 추구해 온 것은, 건축을 단순한 그릇이 아니라 사유와 의도를 전달하는 매체로 보는 사상입니다. 기술, 역사, 가치관, 미래의 비전이라는 보이지 않는 차원들을 어떻게 공간으로 구축할 수 있는지 탐구하는 과정이 현재 제 디자인 철학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의 실천은 주제의 본질을 추출하고 그것을 공간으로 번역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건축 자체뿐 아니라 사인, 조명, 제품, 조경을 하나의 통합된 전체로 구상하는 태도 역시 같은 궤적 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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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을 시각화하는 건축’이라는 개념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프로젝트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제가 말하는 ‘정체성을 시각화하는 건축’이란 기업이나 조직, 또는 장소가 본래 지닌 고유한 가치를 공간으로 명확하게 구현하는 행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체성은 로고나 색상과 같은 표면적 요소가 아니라, 역사, 기술, 철학, 제조에 대한 태도, 그리고 미래를 향한 의지까지 포괄합니다. 다시 말해, 기업이나 조직이 지닌 브랜드의 본질 자체를 공간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요소들을 면밀히 읽어내고, 이를 형태와 구성, 재료, 빛, 경험으로 번역함으로써 주체의 성격이 건축 전체에 자연스럽게 깃들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중요한 것은 상징적인 모티프를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건축 자체가 ‘이것이 무엇인지’, ‘어떤 브랜드를 구현하고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말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에서는 제품과 기술의 원리를 공간 구성에 반영하고, 기업의 철학을 조명과 사인에 일관되게 연결합니다. 건축을 통해 주체의 개성과 존재 이유, 그리고 브랜드의 일관성을 하나의 체험으로 전달하는 것이 이 접근법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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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에서 기업의 기술, 역사, 가치관을 공간적 표현으로 특징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의 이면에 있는 리서치와 분석 과정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디자인의 출발점은 주제에 대한 깊은 이해입니다. 먼저 기업의 역사, 사업, 제품 특성, 기술적 강점, 그리고 사회 속에서 수행해 온 역할을 면밀히 조사합니다. 담당자와의 대화, 현장 방문, 제품과 부품의 세밀한 관찰을 통해 기업의 진정한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 탐구합니다. 여기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표면적인 정보가 아니라, 기업 자체를 지탱하는 구조와 원리의 발견입니다. 어떤 과정이 품질의 토대를 이루고 어떤 철학이 현재의 형태를 만들어 내는지를 해독함으로써, 공간으로 번역되어야 할 핵심이 비로소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러한 발견들은 단순한 설명으로 머물지 않고 형태, 구성, 재료, 빛으로 번역되어 건축의 뼈대 속에 새겨집니다. 저에게 리서치란 지식을 축적하는 행위가 아니라, 건축이 진정으로 실현되기 위해 필요한 본질을 찾아내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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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2026 Gold Winner, DAISHINKU CORP HEADQUARTERS AND PLANT >

 

 

 

예를 들어, 다이신쿠(大真空) 프로젝트에서는 ‘수정의 구조’가 건축으로 번역되었고, 교에이 스틸(共英製鋼) 프로젝트에서는 ‘재생의 과정’이 공간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산업의 본질을 공간으로 번역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러한 해석이 단순한 은유나 장식을 넘어, 건축 자체의 원리로 성립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산업의 특성을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논리와 구조가 공간의 구성 방식, 형태와 빛, 재료의 분절 방식 안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다이신쿠 본사 공장동(大真空本社工場棟)〉에서는 장치의 핵심인 수정 칩의 물리적 특성인 두께, 각도, 정밀도를 건축의 구성 원리로 발전시켰습니다. 또한 〈교에이 스틸 야마구치 사업소 신사무소동(共英製鋼山口事業所新事務所棟)〉에서는 고철 스크랩이 새로운 가치로 재생되는 과정 자체를 건축의 의미이자 표현 방식으로 연결하고자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본질의 공간화 기준은 명확합니다. 그것이 근본적인 구조로 작동할 것, 건축의 뼈대로 성립할 것, 그리고 사용자와 방문자에게 하나의 경험으로 전달될 것입니다. 설명을 읽지 않아도 공간 자체만으로 산업과 기업의 철학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상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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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과정에서 형태보다 구조와 원리가 먼저 정의된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초기 개념 단계에서 프로젝트의 방향을 어떻게 정립하십니까?

 

초기 단계에서 저는 형태를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고, 건축에 새겨야 할 원리를 찾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대지 조건, 법규, 프로그램, 사업 타당성을 정리한 후, 클라이언트 또는 장소 자체가 지닌 고유한 의미를 읽어내어 이 건축이 가장 강하게 표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결정합니다. 저에게 개념이란 인상적인 문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설계 전체를 관통하는 판단의 기준을 세우는 것입니다. 그 원리가 명확해지면 구성, 동선, 파사드, 빛, 재료의 방향이 자연스럽게 결정되고, 형태 자체에도 필연성이 생겨납니다. 따라서 형태란 처음부터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을 해독한 결과로 도출되는 것입니다. 이 순서를 지킴으로써, 건축은 외관에만 기대지 않는 내실을 갖추게 된다고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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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매체이기도 합니다. '시간, 기억, 미래를 향한 의지'를 공간에 새기는 관점이 디자인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나눠주시겠습니까?

 

건축은 완성된 순간에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통해 사용되고 기억되며 의미가 깊어지는 존재입니다. 저의 실천에서는 현재의 요구에 응하는 것뿐 아니라, 과거로부터 계승된 기억과 미래를 향해 지향된 의지를 함께 공간에 엮는 것을 소중히 여깁니다. 기억이란 기업의 역사, 지역의 맥락, 그리고 지금까지 쌓여온 가치의 층위를 말합니다. 미래를 향한 의지란, 그 장소나 조직이 향하고 있는 방향성입니다. 이 두 가지를 대립시키지 않고, 건축 안에서 연속된 하나의 전체로 다루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역사적 요소와 맥락을 재해석하면서, 새로운 기술과 빛의 환경을 통해 미래의 비전을 층층이 쌓아 나갑니다. 더불어 시간과 함께 매력이 깊어지는 재료와 구성을 선택함으로써, 완성 이후에도 의미가 계속 자라나는 건축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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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STUDIO 프로젝트의 또 다른 특징은, 건축뿐 아니라 사인, 조명, 조경까지 통합된 전체로 디자인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총체적 접근법은 어떻게 실현됩니까?

 

저는 건축, 인테리어, 조명, 사인, 조경을 별개의 요소로 여기지 않습니다. 이것들은 함께 하나의 공간 경험을 구성하는 연속된 요소들이며, 가장 초기 단계부터 동시에 구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프로젝트 전체를 관통하는 원리를 명확히 정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원리가 정해지면, 파사드의 표현, 빛의 처리, 사인의 형태, 조경의 구성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각 요소를 개별적으로 생각하는 순간 건축 전체의 언어가 분열되기 시작합니다. 통합이란 외관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단 하나의 철학을 공간의 전체에 걸쳐 일관되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건축 자체뿐 아니라 가구, 제품, 사인, 조명, 조경까지 구상합니다. 실제로 MR STUDIO에는 사인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스태프가 있으며, 저 자신도 샤시 및 조명 제조사의 어드바이저로서 제품 개발과 디자인에 종사해 왔습니다. 이러한 전문성의 축적이 각 영역을 가장 초기 단계부터 통일적으로 구상할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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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축에서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이 MR STUDIO의 작업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십니까?

 

저는 지속가능성을 건축에 사후적으로 덧붙이는 조건이 아니라, 디자인 자체의 전제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성능 지표나 기술적 설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랫동안 사용되고, 사회에 받아들여지며, 애착을 갖고 소중히 여겨지는 것 역시 지속가능성의 똑같이 중요한 차원입니다. 실천적으로는 자연광의 활용, 환경 부하를 줄이는 재료, 지역성에 대한 배려, 내구성, 미래 변화에 대한 유연성을 중시합니다. 또한 제조와 유통의 철학을 건축에 직접 반영하여, 지속가능성이 가시적으로 느껴지는 가치로서 제시될 수 있도록 유의합니다. 앞으로는 환경 성능을 추구하는 것 외에도, 건축이 지역 및 사회와의 관계를 어떻게 구축하는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폐쇄적인 건축이 아니라, 그 자세와 가치를 사회를 향해 외부로 전달하는 건축이 점점 더 요구받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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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디자인의 맥락에서 일본 건축의 정체성과 역할을 어떻게 보십니까? 그리고 MR STUDIO가 그 맥락 속에서 어디에 위치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일본 건축은 섬세함, 정밀함, 그리고 여백과 빛에 대한 감수성이라는 자질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들은 단순한 양식적 특성이 아니라, 기후, 재료, 문화에 대한 세심한 응답의 축적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아시아의 맥락에서 바라보면, 일본 건축의 역할은 그러한 감수성을 통해 지역적인 것과 보편적인 것을 잇는 데 있다고 느낍니다. 동시에 오늘날의 아시아는 매우 역동적이며, 다양한 가치관과 성장의 에너지로 충만해 있습니다. 이 풍경 속에서 일본 건축 역시 조용한 섬세함만이 아니라, 더 명확한 자신의 철학과 의지를 갖고 응해야 합니다. 그 토대 위에서 MR STUDIO는 기업과 장소의 본질을 보다 명확하게 가시화하는 데 특별한 강점을 지닌 사무소가 되고자 합니다. 트렌드에 기대지 않고, 주제의 깊은 층위를 읽어 강한 개념으로서 건축으로 구현함으로써, 독자적인 포지션을 확립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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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MR STUDIO가 앞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과 건축을 통해 남기고 싶은 지속적인 가치를 나눠주시겠습니까?

 

앞으로도 MR STUDIO는 새로운 형태를 만드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삼기보다, 그 건축이 놓이는 장소와 주제 안에서 진정한 의미를 지닐 수 있는 작업을 추구해 나가고자 합니다. 특히 사유와 활동, 가치관을 담는 공간에서 건축이 사회에 무엇을 전달할 수 있는지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동시에 건축은 사상을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름다운 비례와 구성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상징적인 존재로 남아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장기적으로 남기고 싶은 것은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는 본질적인 힘입니다. 표면적인 새로움을 넘어, 작품에 담긴 사유와 구조가 시간을 지나도 유효하고, 사용될수록 의미가 깊어지는 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동시에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강렬한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며, 긴장감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건축, 그 장소의 기억으로 깊이 새겨지는 건축을 지향합니다.

 

그러한 건축은 완성된 순간에 끝나지 않고, 이후의 대화와 자부심, 기억의 중심이 됩니다. 사유와 형태 모두에서 강인함을 지닌 건축을 통해, 프로젝트 하나하나에 지속적인 가치를 정성스럽게 새겨 나가고자 합니다.

 

 

 


 

 

 

에디터 이용혁

Archive. Design. Ess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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