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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 ㅣ 덴마크 Jabra 시니어 디자이너

디자인 천국에 간 디자이너 저자,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심사위원

 

 

 


 

 

 

균형 balance을 이루는 것은 분야를 막론하고 중요하다. 다양한 분야의 비지니스가 실타래  처럼 얽혀 돌아가는 디자인 업계는 특히나 그렇다. 하지만 국내 현실을 들여다보면 그리 이상적인 균형의 모습이 아닌 듯. 디자인 분야의 편중화가 심하다. 특히 모바일, IT 제품, 가전 그리고 자동차 디자인 분야에 비정상적으로 치우쳐 있음을 본다. 물론 그것이 지금까지 한국 산업의 성장을 이끌어왔기에 설득력은 있다.  

 

하지만 그 이면의 다른 디자인 분야, 즉 가구, 조명, 라이프 스타일, 도예, 텍스타일 디자인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영역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그 원인이 무엇일까. 여러 배경이 있겠지만,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선 대부분이 대기업 취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는 디자인 업계의 발전도 자연스럽게 대기업이 주력으로 하는IT 분야에 편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나마 비교적 다양한 산업 분야의 클라이언트와 협업하는 디자인 에이전시의 디자이너들 중 상당수도 최종 목적지로 대기업을 고려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대기업은 디자인 인프라와 조직 문화가 잘 갖춰져 있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디자이너이자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보장해준다. 디자이너들에겐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가 틀림없다. 필자도 삼성전자에 근무 할 당시 이를 경험했기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능력있고 배울 점 많은 선배와 동료 디자이너들 속에서 성장했고 자유롭게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는 전세계 어느 기업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다. 이렇듯 대기업이 주는 장점은 분명하지만, 디자인 분야 전반으로 본다면 손실이 많다. 다양한 분야에 재능이 있는 수 많은 디자인 재원을 좁디좁은 한정된 분야로만 몰아가는 셈이다. 

 

 

 

균형을 찾아서

 

필자는 한국에서의 디자인 커리어를 넘어 자리를 옮긴 북유럽에서 균형에 대한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지금의 북유럽 디자인이 자리를 잡게 된 배경에는 사회 깊숙히 자리잡은 ‘디자인에 대한 존중의 문화 A culture of respect for design’가 있다. 이는 단 몇 년 안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수십, 수 백 년에 걸쳐 디자인은 그들의 삶 속에 깊숙히 자리 잡고 있다. 또한 그 분야에 대한 균형도 이상적이다. 우리가 잘 알듯이 가구, 캐비넷 메이커, 인테리어, 라이프스타일 제품, 그래픽 아티스트 등 거의 전 분야가 골고루 발전하고 있다. 즉 디자이너들의 분포가 어느 특정 분야로 편중되지 않음을 말한다.  정부와 사회는 그들의 시도와 공력을 다방면에서 입체적으로 지원한다. 디자인은 그 만큼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성장 리스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북유럽 = 디자인’ 이라는 공식이 확실히 자리잡고 있다. 그곳에서 만난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펼치며 안정적으로 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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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3days of design in Copenhagen >

 

 

 

해마다 열리는 쓰리 데이즈 오브 디자인 인 코펜하겐 (3 days of design in Copenhagen, 스톡홀름 가구 전시회 Stockholm furniture fair 등만 둘러봐도 얼마나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성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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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Audo Copenhag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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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덴마크 Menu >

 

 

 

특히 디자인을 보는 소비자의 안목이 높다. 그들의 어린 시절, 집에 있는 디자이너의 가구와 함께 자라며, 접근성 좋은 뮤지엄과 갤러리, 디자인 샵 등도 스며들듯이 그들의 안목을 키운다.  값비싼 디자인 제품에도 선뜻 지갑을 열 줄 안다. 그 가치를 존중하고 투자 할 수 있는 문화인 것이다. 덕분에 디자이너는 그 안목을 맞추려 높은 퀄리티를 내놓는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지금 이 시간에도 그들의 디자인 문화를 성장시키고 있다. 

 

 

 

균형이 주는 시너지 

 

이미 우리나라의 디자인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 역량이 좁은 영역에만 집중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분야에 골고루 퍼져 성과를 낼 수 있는 인프라, 문화, 그리고 구조의 정비가 시급하다. 더군다나 AI 시대의 도래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디자인 분야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완벽한 균형이 더욱 필요해지는 대목이다. ‘좋은’ 디자인은 디자이너와 소비자 모두에게 우아한 경험을 남긴다. 결국 그 경험들이 모여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비지니스의 순환을 이끌며 소비자의 안목까지 끌어올린다. 그리고 마침내 디자인 산업 전반의 균형이 목격되는 선순환의 생태계를 마주 할 수 있다. 부디  ‘좋은 디자인’이 모든 분야에서 발견되어 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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